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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시나갈(俱尸那竭)국의 역사(力士)가 태어난 곳인 견고쌍수(堅固雙樹) 숲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반열반(般涅槃)할 시기에 임박하여 존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견고쌍수 사이에 머리를 북쪽으로 둘 수 있도록 하여 평상을 펴라. 여래가 오늘 밤중에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 것이다."


그때 존자 아난은 세존의 분부를 받고, 세존을 위해 견고한 쌍수(雙樹) 사이에 머리를 북쪽으로 둘 수 있게 평상을 폈다. 그리고 세존께 돌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아뢰었다.


"여래를 위해 견고한 쌍수 숲 사이에 북쪽으로 머리를 둘 수 있게 하여 평상을 펴놓았습니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평상에 나아가 북쪽으로 머리를 두시고 오른쪽 옆구리를 땅에 대고 누워 발을 포개고 밝은 현상에 생각을 모았다.그때 세존께서 한밤중에 무여열반에 드셨다. 그러자 견고한 쌍수 숲은 곧 꽃을 피우고는 에워싸듯 가지를 드리우며 세존께 공양하였다. 그때 어떤 비구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장하다! 너희들 견고 나무여,

가지 드리워 부처님께 예배하네.

큰 스승님의 반열반을

아름다운 꽃으로 공양하는구나.


제석이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일체의 행은 덧없는 것이니

그것은 모두 생멸(生滅)하는 법이니라.

비록 생겨나도 이내 사라지는 것

이 적멸(寂滅)로 곧 즐거움을 삼느니라.

 

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왕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 세상에 한번 생겨난 것이면

그 자리에서 모두 버려야 하느니라.

이와 같이 거룩한 큰 스승님은

이 세상에 아무도 짝할 이 없네.


비록 여래의 힘을 얻어서

두루 이 세상의 눈이 되었건만

결국은 사라짐에 돌아가

이제 무여열반에 드셨네.


존자 아나율타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드나드는 숨길 이미 멈추었으나

그 즉시 마음 잘 거두어 잡았으니

의지했던 곳으로부터 나와서

이 세상에서 반열반에 드셨네.


모두들 서로 큰 두려움 일으켜

사람들 온 몸의 털 곤두서나니

일체의 행(行)과 힘을 갖추신

큰 스승님 지금 반열반하셨네.


그 마음 항상 게을리 하지 않았고

온갖 애욕에도 집착하지 않았네.

마음의 법 점점 해탈하는 것

섶나무 다해 불이 꺼지는 것 같네.


여래께서 열반하신 지 이레 뒤에 존자 아난이 지제(枝提)에 가서 게송을 읊었다.


스승님의 이 보배로운 몸

저 범천 위로 떠나가셨네.

이와 같이 큰 신통의 힘으로

속에서 불을 내어 몸을 태우셨네.


천 벌의 고운 흰옷으로

여래의 몸을 염(殮)하였는데

오직 두 겹만 타지 않았으니

가장 좋은 것과 속옷이었네.

 

존자 아난이 이 게송을 읊었을 때, 모든 비구들은 잠자코 있으면서 슬퍼하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