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중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이익이 되어, 그들로 하여금 세상에 머물며 거두어 받아들이고 자랄 수 있게 하는 네 가지 음식[四食]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말하자면 첫째는 거칠고 덩어리진 음식이요, 둘째는 섬세한 감촉이라는 음식이며, 셋째는 의지와 의도라는 음식이요, 넷째는 식이라는 음식이니라.

 

비구는 덩어리진 음식을 어떻게 관찰하는가? 비유하면 어떤 부부에게 사랑하고 늘 생각하며 보살펴 기른 외아들이 있었다. 그들은 넓은 광야 험난한 곳을 지나려고 하다가, 양식이 떨어져 굶주림의 고통이 극에 달했으나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들은 '이젠 너무도 사랑하고 생각하는 외아들만 남았다. 만일 그 아들의 살을 먹는다면 이 험난한 곳을 벗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곳에서 세 사람 모두 죽게 할 수는 없다'고 의논하였다. 이렇게 계획한 뒤에 곧 그 아들을 죽여 슬픔을 머금고 눈물을 흘리면서 억지로 그 살을 먹고 광야(曠野)를 벗어나게 된 경우와 같다. 어떠냐? 비구들아, 그 부부는 아들의 살을 함께 먹으면서, 과연 그 맛을 취하고 그 맛의 좋음과 즐거움을 탐하며 맛보겠느냐?"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또 물었다.

"비구들아, 그들이 억지로 그 살을 먹은 것은 광야의 험난한 길을 벗어나기 위함이 아닌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무릇 덩어리진 음식을 먹을 때에도 마땅히 그와 같이 관찰하라. 그와 같이 관찰하면 덩어리진 음식을 끊을 줄 알 것이요, 덩어리진 음식을 끊을 줄 알고 나면 5욕의 공덕에 대한 탐애(貪愛)가 곧 끊어질 것이다. 5욕의 공덕에 대한 탐애가 끊어졌다면, 나는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에게서 5욕의 공덕 중 끊지 못한 번뇌[結使]가 한 가지라도 남아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한 가지 결박만 있어도 곧 이 세상으로 되돌아와 태어나게 되느니라.


비구는 감촉이라는 음식을 어떻게 관찰하는가? 비유하면 소를 산 채로 그 가죽을 벗겨 놓으면 어디고 가는 곳마다 온갖 벌레가 파먹고, 모래와 흙의 더러운 먼지가 묻으며, 풀이나 나무의 가시에 찔리게 된다. 만일 땅을 의지하면 땅에 사는 벌레들에게 먹히게 되고, 만일 물을 의지하면 물에 사는 벌레들에게 먹히게 되며, 만일 공중을 의지하면 날벌레들에게 먹히게 되어, 눕거나 일어나거나 간에 언제나 그 몸에 고통이 있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비구들아, 저 감촉이라는 음식에 대해 마땅히 그와 같이 관찰하라.

그와 같이 관찰하면 감촉이라는 음식을 끊을 줄 알 것이요, 감촉이라는 음식을 끊을 줄 알면 3()가 곧 끊어질 것이다. 3수가 끊어졌다면, 그런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그 이상 또 할 일이 없을 것이니, 할 일을 이미 마쳤기 때문이니라.

 

비구는 의지와 의도라는 음식을 어떻게 관찰하는가? 비유하면 마을이나 도회지 변두리에서 불이 났는데 연기도 없고 불꽃도 없다. 이 때 총명하고 영리한 사람은 괴로움을 등지고 즐거움을 향하며, 죽기를 싫어하고 살기를 좋아하며, 이와 같이 생각하리라.

'저기 큰불이 있지만 연기도 없고 불꽃도 없다. 오갈 때에 마땅히 피하여 그 속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자. 의심할 것도 없이 반드시 죽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그 곳을 버리고 멀리 떠나기를 의도하고 바라는 것과 같나니, 의지와 의도라는 음식을 관찰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이와 같이 관찰하면 의지와 의도라는 음식이 곧 끊어질 것이요, 의지와 의도라는 음식이 끊어지면 3()가 곧 끊어질 것이다. 3애가 끊어졌다면, 그와 같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그 이상 또 할 일이 없을 것이니, 할 일을 이미 마쳤기 때문이니라.


비구들아, 식이라는 음식을 어떻게 관찰하는가? 비유하면, 국왕의 순라(巡邏)꾼이 도적을 잡아 묶어서는 왕에게 데리고 가서 …… (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의 수심경(須深經)에서 자세히 말씀하신 것과 같다.) …… 그 인연으로 창에 3백 번 찔리는 고통을 받으며 밤낮으로 고통을 겪는 것과 같나니, 식이라는 음식을 관찰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이와 같이 관찰하면 식이라는 음식을 끊을 줄 알 것이요, 식이라는 음식을 끊을 줄 알면 명색(名色)을 끊을 줄 알 것이다. 명색이 끊어진 줄 알았다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그 이상 또 할 일이 없을 것이니, 할 일을 이미 마쳤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 [숫타니파타] 우파시바의 물음 최태람 2014.09.19 701
17 [숫타니파타] 자비에 대하여 채운 2014.08.31 2406
» [잡아함경] 자육경(子肉經) 김완수 2014.08.13 810
15 [잡아함경] 질루진경(疾漏盡經) jerry 2014.08.02 1768
14 [잡아함경] 전경(箭經) 신자 2014.07.21 1410
13 [잡아함경]매색경(賣色經) 태람 2014.07.06 1892
12 [잡아함경] 양의경(良醫經) 채운 2014.06.16 683
11 [잡아함경] 적멸경(寂滅經) 혜선 2014.06.05 2077
10 [잡아함경]응설경(應說經) 김완수 2014.05.20 393
9 [잡아함경] 맹구경(盲龜經) 최태람 2014.05.13 12928
8 [잡아함경] 칠년경 jerry 2014.04.28 2087
7 [잡아함경] 저사경 수영 2014.04.17 1738
6 이십억이경(二十億耳經) 신자 2014.04.08 4771
5 [잡아함경] 무지경(無知經) 혜선 2014.04.03 2085
4 [잡아함경]울사가경(鬱闍迦經) 김완수 2014.03.25 4247
3 [잡아함경]생문경(生聞經) 최태람 2014.03.14 2505
2 [아함경] 경전경 채운 2014.03.03 11595
1 색은 무상하다 jerry 2014.02.20 36638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