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기

소수자-되기
되기는 여자-되기, 아이-되기, 동물-되기, 식물-되기, 광물-되기, 분자-되기이다. 되기는 여자 안에 여자-되기이며, 흑인 안에 흑인-되기이며, 소수종족 안에서 소수종족-되기이다. 되기는 영원한 소수자-되기이다. 여기서 소수자는 물리적 또는 수적인 소수가 아니라 집단의 기준이 되는 것으로부터 소수이다.
따라서 남자-되기는 없다. 남자는 기준이며 사회-제도는 백인-남성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남자-되기는 있을 수 없다.
되기는 결국 소수자-되기이며 소수자는 경계에 머물게 되고 경계에서는 무수한 변용이 일어난다. 태품의 중심은 고요하지만 주변은 빠르게 회전하며 모든 것을 변용한다. 중심보다 항상 경계에서 많은 변용이 일어난다. 소수자-되기는 바로 이러한 경계에 놓이게 되어 변용이 일어난다.

조성
되기는 조직이 아니라 조성의 문제이다. <그, 그것>을 구성하는 입자가 바뀌어야 한다. 되기는 입자의 교류이다. 되기는 어떠한 것(여자, 아이, 동물)의 실체적인 모습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여자, 아이, 동물)으로부터 방출되는 입자의 조성을 받아 들인다. 조성을 바뀌어 실재적인 그것이 된다.
조성의 차원에서는 위계가 없다. 동시에 존재한다. 조성은 신체의 문제가 아니다. 예를 들어 늙음은 상태가 없다. 매 순간 젊음이 있다. 유기체의 젊음이 아니라 그 나이에 축출할 수 있는 새로운 입자들이다.
세계를 바꾸는 문제는 조성은 바꾸는 문제이다. 나를 바꾸는 문제가 세계를 바꾸는 문제이다. 동시에 나와 너를 나누지 않고 무엇이 먼저인가가 아니라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따라서 되기는 세상을 만드는 문제이다. 신은 무한한 변용력을 가진 존재이다. 지구에서는 무수히 많은 생명과 물질이 우글우글 생성(소멸도 포함)된다. 지구는 이러한 면에서 무한한 변용력을 가지고 있다. 스피노자는 내 남보다 더 많은 변용력을 가지는 것이 신에게 접근하는 것으로 보았다. 모든 것은 이미 주어져 있다.

의지, 수련
되기 중에 자연적 생명 운동이 있다. 생명 운동은 인간이 호흡과 음식 섭취로 몸 밖에서 공기와 음식물이 들여와 몸 안에서 조성을 바꾼다. 이같이 조성을 바꾸기는 것은 자연적 생명 운동이다. 인간의 의지보다는 자연적인 운동이다. 의지를 가지고 호흡하지 않고 의지를 가지고 음식을 먹지 않는다. 두가지 운동은 하지 않으면 생명이 연속될 수 없다.
들뢰즈의 되기는 의지적 차원이 바탕에 있다. 빨리 가기 위해서는 축지법을 익히고, 몸을 무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권법을 익힌다. 축지법과 권법을 익히기 위해서는 무수한 수련을 해야 한다. 수련을 통해서 축지법과 권법을 익혀 몸을 바뀌어 낸다. 되기는 신체를 구성하는 강도와 변용 능력과 그것들로부터 되기이다. 일체의 기준 작용으로부터 탈주이다. 신체가 변용이 되면 정신도 변용이 된다.

생성
생산이 아니라 생성이다. 더 많은 마주침을 구성하는 것이 역량이다. 마주침은 자신의 것을 열어 변용력을 일으킨다. 이것이 생성이다. 마주침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은 자기가 가능한 속도를 받아 들여야 한다. 사유는 신체에서 나와 다른 속도를 받아 들이는 것이다. 다른 속도를 가진 것과 합성하여 다른 속도와 방향을 가지게 된다. 프루스트는 스완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속도를 합성한다. 프루스트는 천식 때문에 글쓰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프루스트는 글쓰기를 위해 자신의 천식 속도(리듬)에 합성되어 글을 썼다.


근방역
되기는 배움의 문제이다. 다른 존재에게서 입자를 받아 오기 위해서는 유곽이 모호한 근방을 만든다. 개와 나 사이 근방 현존의 근사치를 만든다. 같은 것을 만나도 모두 다른 변용태를 만든다. 되기는 그 자체이지 모방이 아니다.
되기는 멀리있는 것이 아니라 <이것임>이다. 강의를 듣은 <이것임>에 채운샘과 학인들의 입자를 받아 들여 들뢰즈와 나의 변용태가 되어 간다. 이 변용태는 둘만의 입자가 아니라 각각의 다양체가 마추져 일어난다.
근방은 식별 불가능하다. 우리는 항상 되기가 되고 있다. 식별 가능한 사람의 되기는 강도가 낮을 뿐이다. 내공이 높다는 것은 식별 불가능한 근방성이 있다.


지각
운동은 지각되지 않는다. 계속해서 실험하는 자를 지각할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각해야 한다. 나무를 지각하고 리좀을 만들어야 한다. 지각을 하면서 가는 것은 두 가지 차원을 동시에 가로지르는 것이다.  지각은 주체와 대상의 관계가 아니다. 주체, 대상의 동시적 되기 속에서 지각된다. 예를 들어 종이와 펜으로 글이 쓰여지고 변용이 일어나는데 우리는 일상에서 이러한 것을 지각하지 않는다. 일상의 변용태까지도 지각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임>을 지각해야 한다.
되기는 탈주를 계속하는 것이고 지각할 수 없는 영역에서 다르게 보인다. 안보이는 것이 보이고, 다르게 보인다. 존재가 바뀌는 것, 지각이 바뀌는 것, 세상이 바뀌는 것이 동시에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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