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0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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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타니파타》3장. 

출가, 악마와의 싸움, 비난과 원한, 음식, 화살비유 등 감동적인 구절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번 주의 베스트는 <젊은이 바세타> 얘기였다죠. 

고귀함과 천함은 행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

붓다는 인간을 구분 짓는 건 동물처럼 태생의 특징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인간은 다만 언어와 관습에 따른 분별을 적용하며 서로를 차별한다고요. 

브라만은 혈통에 의해 브라만이 되는 게 아니라 증오심과 애착, 무지 등 세간의 상식을 부숴버린 사람이라고요.  혁명적이지 않습니까? 

 

저는 특히 악마의 대군단과의 싸움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악마와의 대면은 붓다의 마음이 만들어낸 풍경이라고 했었죠.

사방에서 붓다를 유혹하는 악마는 무섭고 공포스럽게 등장하지 않습니다.

악마는 꼭 그렇게까지 해야겠느냐고, 그러다 죽으면 어떻게 하냐고, 잠 좀 자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편안하게 살면 안 되겠냐고 동정어린 말로 붓다를 유혹합니다.

악마의 군단은 다름아닌 욕망, 혐오, 기갈, 집착, 피로와 수면, 위선과 고집, 이익과 명성 등을 말하는 것입니다.

붓다는 이렇게 달콤한 유혹을 어떻게 피할 수 있었을까요.

패배하느니 차라리 죽음의 길을 택하겠노라 의연하게 말하는 붓다.

붓다는 자신을 괴롭히는 적들을 일일이 대면하며 용감하게 전투를 치러냅니다.

무려 7년 동안이나요.

붓다를 괴롭히는 건 사회나 타자가 아닙니다.

수행하는 내내 그를 집요하게 괴롭히는 것들은 그 자신의 마음이었다는 게 마음을 쿵 하고 칩니다.

특히 피로와 수면. 수행하는 사람에게 수면은 수마(睡魔)라고 하죠.

수마를 뿌리치기는 너무 어렵습니다. ㅠ.ㅠ


《에티카》를 읽기 위한 준비운동으로 스피노자의 《데카르트 철학의 원리》 서문을 읽었습니다.

모든 것을 다 회의하는 데카르트. 그는 다만 모든 걸 의심하는 ‘나’는 있다고 결론내립니다.

그리하여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가 데카르트 철학의 제1원리가 되죠. 음.

내 실재성을 보장해주는 것이 나의 사유라는 것!

여기서 데카르트의 정신의 우선성이 나옵니다.

스피노자는 이에 대해 “나는 생각하는 중에만 있다”는 얘기가 된다고 말하죠.

데카르는 신체는 감각이므로 변하지만, 정신은 신체가 없어도 온전히 스스로를 보존한다고 봅니다.

내 몸이 없는 것을 상상할 때에도 그걸 상상하고 있는 정신은 있다는 것,

그러므로 ‘나’를 ‘나’ 되게 하는 것은 정신이라고 보는 데카르트.

데카르트가 신체와 정신을 두 개의 실체로 얘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실체’는 그 자체로 ‘자기원인’이라는 뜻입니다.

정신은 신체에, 신체는 정신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우린 이미 알고 있습니다.

정신가 신체가 각각 실체라면 이런 현상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요?

데카르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과 신체를 이어주는 송과선에 대해 말합니다.

(-.-) 이게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진 잘 모르겠습니다.

 

스피노자는 데카르트의 회의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데카르트는 내가 완전한 것, 참된 관념을 사유할 수 있는 건 완전한 본성을 가진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제했고, 완전한 존재인 ‘신’에 이르기 위해 의심을 멈출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걸 회의한 결과, 회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아간 것이죠. 

 

데카르트는 의심, 변화무쌍, 슬픔 등은 유한한 존재가 겪는 것이고, 무無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고(苦)는 불완전한 것들이 겪는 것입니다.

불교와 완전히 다른 생각이죠.

데카르트는 모든 사유를 사유하는 ‘나’로부터 출발합니다.

인식하고 감각하는 ‘나’ 자신의 확실성을 전제로 하고 있는 거죠.

‘我’에 대한 이해가 불교와 전혀 다릅니다. 

붓다라면 데카르트에게 명석하게 존재하는 ‘나’의 확실성이야말로 망상이라고 말씀하시겠죠.

데카르트에겐 내 의식의 확고부동성은 ‘신’에 의해 보장받습니다.   

붓다에게는 ‘我’도 없고, 我를 지탱하는 어떤 토대도 없습니다.

다만 모든 것은 연기적 조건 속에서 생겨났다 사라진다는 것! 

서양에서는 니체가 토대 없이 사유하는 법을 가르친답니다.

(붓다와 니체도 재밌는 주제가 될 듯! ^^)

 

어쨌든 데카르트의 《방법서설》, 《성찰》을 읽으면서 더 고민해보아요.


*다음 시간에 읽을 범위

 

-《숫타니파타》4, 5장

- 데카르트의 《성찰》1-3까지, 《데카르트의 철학의 원리》pp.25-33까지!


***《방법서설》, 《성찰》사실 분들은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이현복 선생님 번역본으로 구입하시면 됩니다.


*간식 : 미영쌤! ^^ 

 

다들 추석 잘 보내세요!animate_emoticon%20(27).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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