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10 11:29

6월 16일 공지

조회 수 3200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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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함경 19권에선  '신통제일' 목건련의 미소가 단연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중생들을 보는 목건련.

온몸이 곪아 터져 더럽고 냄새나는 중생, 뜨거운 쇠로 만들어진 땅을 밟고 가는 중생,

머리가 없고 가슴 양쪽에 눈이 달려 있고, 가슴 앞에 입이 입고 몸에서는 항상 피를 흘리는 등

중생들은 좀비 영화에나 나올 법한 끔찍한 형상을 하고

온갖 벌레들에게 파먹히고, 온 몸 구석구석이 불에 타고, 짐승들에게 내장이 파먹히는 등

골수에까지 사무치는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을 보며 목건련은 미소를 짓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죠.

'저 중생이 저런 몸을 받아 저렇게 고통을 받고 있으니 얼마나 괴롭겠는가?' 하고요.

처음 읽을 땐, 목건련이 왜 미소를 짓는지 잘 이해가 안 됐다고들 하셨죠. 너무 차가워 보이기도 하고. 

그래서 조별 토론에선 우린 타인의 고통 앞에서 어떻게 해야하는가, 공감이란 무엇인가 등을 이야기했습니다.  


목건련의 눈에는 몸을 팔던 여인이든, 왕비든, 사이코패스든, 비구든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모두 평등했습니다.

몸을 받아  세상에 났다는 것 자체가 무명 때문이고, 무명 때문에 고통을 겪지만

또 이 무명 때문에 깨달음의 길로 나아갈 수도 있임을 목건련은 알고 있었던 것 같았어요.


채운쌤은 우리가 타인의 고통을 바라보는 게 괴로운 것은 공포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 고통을 내가 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 니체가 동정을 경계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죠. 

그래서 공감은 타자의 고통에 압도당하는 게 아니고,  앞으로 일어날지 모르는 일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 때문에 내가 흔들리는 게 아니라고요.

고통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그에게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힘 또한 있음을 흔들림 없이 바라보는 평점심,

자기 또한 그런 존재임을 이해하는 평등심.

목건련의 미소가 의미하는 게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라는 결론이 내려졌지요. 

목건련은 우리가 고통과 맺을 수 있는 관계가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苦 안에서 苦 로부터 해탈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요.    

 


이제부터 에세이 준비 기간입니다. ^^


*다음주 과제!


1)우선, 잡아함경은 20권까지 읽으세요.

2)무상, 무아, 苦라는 큰 주제 하에서 각자의 주제를 정하시고,

3)이 주제와 관련해서 1권부터 20권까지 다시 보면서 글감 뽑고 자기 생각을 정리해 오심 돼요.

**이와 연관해서 스피노자의 <신학정치론>의 내용도 들어가야 합니다. 하여,

4)위의 두 권의 책에서도 글감 뽑고, 자기 생각 정리해오기!


=>이렇게 해서 자기 에세이의 전체 틀을 잡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그 다음주엔 초고 완성해오셔야 해요.


*간식은 수영&인석!


p.s. 쿤우쌤&미영쌤! 에세이는 쓰셔야 해요.  animate_emoticon%20(64).gif

  • 채운 2014.06.10 13:20

    <지성교정론>은 다음 학기에 <에티카>와 함께 읽을 거니까, 일단 이번 학기는 <신학정치론>만! 자신을 실험하는 글쓰기, 기대합니당~ 쿄쿄

  • 쿠누 2014.06.12 11:04

    채운쌤 말씀하신게 이거군요. 마음에 콕 박히는 이모티콘이네요ㅜㅜ 

  • 태람 2014.06.12 17:54

    ㅎㅎㅎㅎ 이모티콘은 절대 고소하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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