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7 10:38

12월 22일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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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기 수업은 이제 두 번 남았습니다.  

남은 시간 동안 풀리지 않는 질문들을 계속 쏟아내보자구요.

그리고 1월 12일에 발표하는 에세이에서 꼭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을 내려야 하는 건 아니니까

너무 부담스러워하지 마시구요. msn030.gif

죽을 때까지 질문만 놓치지 않아도 다행이 아닐까요. ^^; 


이번에 읽은 <잡아함경>에 관해 토론하면서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들은

부처는 모든 것이 인연의 화합으로 임시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면 괴로움도 멈출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인연의 화합을 안다는 건 뭐고, 부처는 그걸 알면 왜 괴로움이 멈출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일까. 

오히려 그런 인연조건에 있는 게 괴로운 게 아닌가.

괴로우면 괴로운 짓을 안 하면 되는데, 왜 안 될까 등 입니다.


과제 쓸 때는 사랑하던 가족이나 애인, 친구 모두 인연이 모여서 생겨났다가 

인연이 흩어지면 사라진다는 것을 아는 것이 지혜의 눈으로 거룩한 진리를 관찰하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이고,

중요한 건 탐욕의 마음이 일어나느냐 일어나지 않느냐가 아니라 

그것 때문에 스스로가 괴롭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쉽게 말했는데

진짜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 때 내가 어떻게 했나 생각해보면

혼자 땅굴을 파고 있었다는 거죠. (-.-)

마음을 다스리는 생각은 지속되기 힘들고,

생각의 틈새마다 어리석은 생각들이 무의식적으로 끼어들어 온다는 거죠. 

 

그런데 어여쁜 여인을 보고 마음이 흔들린 존자 바기사가 깨끗한 마음을 내기 위해 게송을 읊자

아난은 바기사에게 '깨끗한 것'이라는 생각을 여의라고 말합니다.

탐욕의 마음이 일어나 흔들리는 게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 자체도 이미 분별이라는 ㅠ.ㅠ

뭘 어째야 한다는 걸까요?


어떤 마음이 일어나는 순간 그걸 보는 게 알아차림이고,

주의집중을 통해 즉흥적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이 수행의 힘이라고 하지요.


인연이 화합하면 만나고 흩어지면 사라지는 건 똑같은 이치이지만, 

그것을 아는 사람과 알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그런 이치의 작용을 실현하는 태도라고 하지요. 


사랑하는 이가 죽는다는 인연 조건 자체가 괴로운 게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실현하는 나의 태도가 괴로움을 만드는 것이라면  

나의 태도와 생각의 길을 바꾸는 공부가 계속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때문에 불교n은 쭉~~갑니다! msn030.gif(어쩌다 홍보가 되고 말았네요!)


<에티카>1부를 새로 읽고 있습니다.

스피노자가 1부에서 어떻게 기존의 철학을 전도하고 있는지 

초월적이고 궁극적 정초를 상정하는 철학을 어떻게 깨나가고 있는지 

세심한 눈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하지요.

신의 역량은 언제나 피조물의 역량보다 훨씬 더 큰 것으로 설정되었습니다. 

그래서 유한한 존재의 역량은 언제나 신보다 못하고, 인간은 신을 알 수 없는 '모자란' 존재일 뿐입니다.

신은 자기 멋대로 뭔가를 만들거나 안 만드는 존재였습니다.

이때 신은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로 설정됩니다.

기존 철학자들이 자기 원인으로서의 신을 말하는 것은 

신 스스로 최초의 원인이고, 궁극적 정초이며, 절대적 본질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스피노자에게 '자기원인'은 "모든 사물에 내재적 원인"이라는 의미입니다.

스피노자에게 본질과 실존은 나뉠 수 있는 게 아니고, 본질은 언제나 실존을 함축합니다. 

그러니까 자기원인으로서의 신은 필연적으로 실존 자체, '있음'만 있는 세계를 의미합니다. 

인간이 늙고 병드는 것도 생성하는 신(자연)을 표현하는 것일 뿐이죠. 

이때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가 아니라, 언제나 어떤 방식으로든 신을 표현하는 존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모든 존재는 불성이 있다는 말 같네요!)

인드라망의 그물에서 개체적 존재가 존재 전체의 모습을 비추고 있다는 화엄의 세계와 

아주 잘 만날 것 같은 예감!  

결국 스피노자가 구구절절 신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것들의 지평 바깥에 다른 게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인간은 신 안에 있기 때문에 신과 인간 사이의 공통적 가지성이 있다고 보고, 

인간의 지성으로도 신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는 불경한 생각을 했던 스피노자. 

그에게 신은 인간 존재의 근거이자 인식의 근거입니다.


<에티카>1부를 잘 읽는 게 무지 중요하다는 사실이 새삼 느껴집니다. 

 

다음 주에 읽을 범위 

1)<잡아함경> : 47, 48권

2)<에티카>: 1부 정리 16~29까지

3)<헤겔 또는 스피노자> pp.172~176(사물들의 질서와 연관 부분)


간식 : 인석!

  


  • 제리 2014.12.17 13:59

    에티카 정리 15번 아름다워! 다음에 또 이런 정리가 있을라나 몰라도.. 여지껏 읽은 정리들 중 최고..(15번까지 읽었지만..ㅋㅋ) 신은 무한하고 유일한 것임을 정리하고 그 무한을 증명하는 논리가 정말 최고...공은 무가 아니라는 말도 스피노자의 무한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음... 논사들이 극미설 배척하는 논증도 이런 논리 연장선에 있는 것 같았고... 베르그손의 지속과 괴델이 신 증명하려던 것까지 한줄로 꿰어지는 것 같은 느낌.. 이 느낌적 느낌을 정리해야 할텐데..ㅋㅋ 멋져멋져!!

  • 채운 2014.12.17 15:25

    꼭 정리해바라!animate_emoticon%20(39).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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