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3 17:45

12월 8일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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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잡아함경>에서 제가 인상적이었던 건 <질병경>, <석산경>, <노부부경> 등이었습니다.

붓다의 설법은 우리 인간 실존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걸 분명히 보여주는 경들이었습니다.

깨달음이 생사(生死)의 문제라고 하는 것은 

그것이 생과 사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의 문제와 관련되기 때문이라고 하죠

인간의 구체적 삶과 관련된 설법들.

<질병경>(疾病經)에서 비구들이 붓다에게 아파서 죽어가고 있는 이에게는

어떻게 교화하고 훈계하며 설법해야 하느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붓다는 세 가지로써 원기를 회복시켜 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즉 부모가 생각나고 그립다면 그 그리움을 버리도록 말해 주어야 하고,

재산과 오욕(五欲)이 그립다면 그 그리움을 버리도록 말해 주어야 한다고요.

그리워해서 살 수만 있다면 그리워해도 좋지만 그리워하는 것으로써 살아날 수 없다면

그것들을 그리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것이죠.

붓다의 설법은 위로나 연민과는 다릅니다. 그래서 서늘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스스로 감당해야 할 것은 감당하라는 식이죠.

눈앞에서 사랑하는 부모와 자식이 죽어가더라도 우린 그들 대신 아플 수도, 죽을 수도 없습니다.

각자 감당해야 할 몫은 각자 감당해야 하는거죠.  

붓다의 대답에는 허황된 게 없습니다.

죽어가는 이에게 죽으면 좋은 세상 갈 거라는 희망으로 고통을 잊으라고 강요하지도 않고

지옥에 떨어질 수 있다고 겁을 주지도 않습니다.

다만 지금 그 자신을 괴롭히는 마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그 스스로가 고통을 가중시키지 않기를 기원할 뿐이죠.


또 인상적이었던 <석산경>(石山經).

엄청나게 열성적으로 정사를 돌보는 파사닉왕에게 붓다가 질문합니다.

만약 사방에서 사람들이 찾아와 세상에 종말이 오고 있다고 말하면 당신은 뭘 할 수 있겠느냐고.

돌산이 무너지면서 모든 중생의 다 갈아 부수고 있는 공포스런 상황에서 어떤 계책을 세울 수 있겠느냐고요이에 대한 파사닉왕의 대답이 인상적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더 이상 다른 계책이 없습니다. 오직 착한 일을 닦고 부처님의 법과 율을 전일한 마음으로 닦아나가겠습니다.”


늙고 병드는 괴로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하죠.

붓다는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중생들을 갈아 괴롭게 하는데 군사나 주술이 무슨 계책이 되겠느냐고 말합니다.스스로를 돌보는 길을 가는 것 말고 살아가는 데 무슨 계책이 더 필요하겠냐고요.


<노부부경>에서도 이와 비슷한 문제가 제기됩니다.

붓다는 등이 갈고리처럼 굽은 노부부를 보며 욕심에 가득 찬 따오기 같다고 말합니다.

노부부는 배움 없이 나이 먹었을 때 인간이 얼마나 초라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감각기관은 다 허물어지고, 자기가 가진 것에 대한 집착만 남아 어떤 설득도 먹히지 않고 

아집만 남은 인간에 대한 씁쓸함과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경이었습니다.

힘들게 인간으로 태어나서 최소한 이렇게 늙어 죽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외에도 두타제일 마하 가섭과 다문제일 존자 아난의 에피소드, 보시와 관련된 일화들도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헤겔 또는 스피노자>에서 마슈레는 속성 개념을 통해 

스피노자 철학의 혁명성을 보여주려 합니다.

여기서는 실체와 속성의 동시성을 이해하는 게 핵심입니다.

스피노자 이전, 신은 모든 사유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스피노자에게 신은 속성들을 통해 도출되는 결론입니다.

그에게 신은 속성 없이는 파악될 수 없는 것입니다.

스피노자가 기존의 개념들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세밀하게 들여다보지 않으면,

헤겔처럼 오해하기 쉽죠.

마슈레에 따르면 헤겔은 스피노자의 속성 개념을 신의 명목으로 파악함으로써

스피노자에게 낡은 데카르트를 재발견했습니다.

헤겔은 실체가 여러 속성들의 통일을 이루고 있는 것이며,

속성은 지성에 의해 산출된 형식에 지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 헤겔에게 속성들은 실체의 내용을 분유하는 것으로서, 각 속성은 실체에 대한 하나의 관점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스피노자에게 속성은 실체의 본질로서, 실체는 속성으로 이루어져 있고, 속성은 우리에게 실체의 본질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실체는 속성들을 통해서만 자신의 본질을 표현하는 것입니.

이때 속성과 실체는 어떤 위계 없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으로서, 동일한 것의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습니다.

스피노자에게 신은 시초로 주어져 있는 부동의 것이 아니라,

상이한 것들을 완전하게 품고 있는 '내재성의 평면'이라는 것.

그러므로 신은 초월적이지 않고 내재적이며 무한하게 많은 속성들로 구성된 실재라는 것!

헤겔은 스피노자가 어떻게 초월성과 투쟁하고 있는지 보지 않았습니다.

그가 볼 때 스피노자가 말하는 실체는 속성들의 공허한 통일에 지나지 않았죠. ?

헤겔에게는 사유의 능동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스피노자는 사유에 어떤 특권도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헤겔은 각각의 속성이 독립적인 것이라면 절대자를 부분적으로 파악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던 거죠.


<에티카>를 읽으면서 '실체=속성'의 의미를 더 파악해보도록 합시다!

 

*다음주 읽을 범위

1)잡아함경 43, 44

2)에티카 1부 정리20까지

 

*간식 = 은하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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