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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라. 이렇게 겨울이 오는군요! 


이번 주 베스트는 단연 <구지가경>이었습니다. 

악마 파순이 등장하는 많고 많은 경들 중, 유독 <구지가경>에 꽂힌 이유가 뭘까요?

저도 공통과제 쓰면서 생각한 것인데, 

여전히 제가 '자살'이 안 좋은 죽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더군요. 

울프의 자살의 비롯해서 스토아 학파의 자살에 대해 생각하면서 

무엇을 더 좋은 죽음 더 나쁜 죽음이라고 분별하는 것이 다 내가 갖고 있는 죽음에 대한 상과 분별을 작동시킨 결과라는 걸 알게 되었지만 생각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던 거죠. 

다양한 경들 중에서도 유독 구지가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머릿속에 맴돌았던 건 그가 자살을 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의해탈을 증득하고서도 자주 물러나야 했던 구지가. 

그는 더 이상 물러서지 않기 위해 자살을 결심합니다.

그 지혜로운 제자의 죽음을 직감한 붓다에게 근심과 슬픔에 젖은 악마 파순이 찾아옵니다.

그를 말려야 하는 게 아닐까하며 걱정하는 보통 사람들의 마음이 붓다에게도 일어났던 것으로 보입니다.

붓다는 죽음에 대해 보통 사람들이 품는 마음을 악마 파순의 마음이라 칭했던 것이죠. 

구지가의 시체를 떠돌며 악마는 묻습니다. "구지가는 도대체 어딜 갔는가?"

악마는 황망한 마음으로 육신은 사라져도 영혼만은 영원하리라는 기대를 품으며 구지가를 찾고 있는 겁니다. 뭔가 짠하더군요. 이게 죽음을 대하는 저 같은 보통 사람들의 심정이겠죠. 


그런데 구지가의 죽음을 대하는 붓다의 마음은 담담합니다. 

그는 제자들에게 머물지 않는 마음으로 떠난 구지가는 반열반하였다고 말합니다.   

붓다에겐 구지가의 자살이 더 나쁜 죽음이 아니었습니다. 

구지가가 스스로 한 결단에는 절망과 한스러움이 담겨져 있지 않습니다.

그에겐 죽음이 해탈의 방편이었을 뿐입니다. 

 

다만 일체의 것이 늘 존재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근심하거나 두려워 말라"고 했던 붓다.

오직 너 스스로 돌파하라고 말하는 붓다.  

내 삶을 누가 대신 살아줄 수도 없고, 내가 맞이할 죽음을 누군가 대신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우린 언제나 혼자 맞서는 것에 대한 위로를 구하고 두려움을 어루만져주길 바라죠. 

제가 <구지가경>에 꽂혔던 이유도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근심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그가 죽지 않고 정진해서 더 많은 수행을 쌓으면 좋았겠다는 분별심이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에티카>1부에서 스피노자가 하는 일은 신 존재 증명입니다.

스피노자에게 신은 절대적으로 무한한, 필연적으로 실존하는 단 하나의 실체입니다. 

자기 원인이고, 그것의 존재를 위해 다른 어떤 것 안에 있지 않은 신.  

이전 철학자들은 신의 초월성을 설명하기 위해 '자기원인' 개념을 끌어왔다고 하죠. 

그들에게 신은 존재를 실존하게 하는 초월적 존재였고, 신 자체는 실존하지 않습니다. 

신은 실존의 상위 개념으로서 유한자를 실존하게 하는 무한자였던 거죠. 

유한한 것과 무한한 것을 정반대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던 것. 지금 우리도 그렇죠. 

그러나 스피노자는 신이 자신으 역량으로 필연적으로 실존하며, 모든 실존은 어떤 식으로든 신의 역량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어떤 방식으로 신의 역량을 표현할 것인가라는 사실!

스피노자에게 이 자연, 즉 우리가 사는 지평을 벗어난 다른 실체는 없습니다. 

유한자의 바깥에 있는 초월자? 그런 건 인간의 관념이 만들어낸 상상의 산물일 뿐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죠.

자연의 질서 자체가 이미 신적인 것이고, 신이 자신의 역량을 표현하는 것인데 

인간은 자기가 사는 신의 세계를 부정하고 관념이 만들어낸 신에게 스스로를 예속시키고 있는 겁니다. 어떻게 이런 예속으로부터 벗어날 것인가? <지성개선론>에서 개진되었던 이 문제를 <에티카>를  읽는 동안에도 계속 떠올려야 할 듯!


*이번 학기 불교n은 1월 12일에 종강합니다. 

1월 5일은 각자 에세이 준비하는 시간으로 하고, 1월 12일에 에세이 발표가 있을 예정입니다.  


*기말 에세이 주제

1)경전 해석 : 자기에게 최고의 경전 2~3개를 골라서 해석하기.

2)자기 마음 들여다보기 : 내 마음의 두려움과 근심의 원인은 무엇인지, 자기 두려움을 직면하여 쓰기!

=> 주제당 3장씩, 총 6장을 목표로 합니다!

 

*다음 시간에 읽을 부분

1)<잡아함경> 41, 42권

2)<헤겔 또는 스피노자> 3부 전체 = 발제는 현옥쌤!

3)<에티카> 1부 정리 20까지! (정리 19는 수경언니, 정리20은 쿤우쌤이 정리해오심 됩니다!)


*간식은 완수쌤~!(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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