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19 15:42

11월 24일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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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잡아함경> 37, 38권에서는 인상적이었던 경이 많았습니다.

<아습파서>경에서 병에 걸린 아습파서는 계율을 어기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마음이 바뀌어 후회가 된다고 말합니다. 뭐가

질병에 걸리고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내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따른다는 말이겠죠.

이에 붓다는 탐심을 내지 말라고 설법합니다.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 뭘 더 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탐욕이니

병에 걸리기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며 병에 걸린 이후를 원망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라고. 

질병에 걸리지만 않았다면, 살아만 있었다면....하며 뭔가 해낼 것 같은 생각 자체가 탐욕이라고!

붓다도 스피노자와 마찬가지로 모든 존재는 자신의 역량만큼 실존할 뿐이라고 보는 거죠. 


<피안차안경>에서는 붓다는 차안을 살생하는 것, 피안은 살생하지 않는 것으로 구분합니다

그러니까 차안과 피안이 사후세계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 다음 생이 곧 다음 순간이라는 것.

지금 내가 뭘 하고, 누구와 함께 있느냐가 다음 생(다음 순간)을 결정하는 것이라고요.


<추루경>, <난다경>에서 비구들은 형색이 추하고 더러운 비구를 보면 무시하기도 하고

자신의 좋은 가사, 멋진 발우를 자랑하며 남을 업신여기기도 합니다

붓다의 친척이었다는 이유로 특권 의식을 갖고 있었던 저사비구도 있었죠

비구가 된다고 저절로 색에서 벗어나지는 건 아니라는 것.

여전히 세속의 인연에 연연하는 출가자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또 한 번 확인하게 됩니다.


반면 <승가람경>에 나오는 존자 승가람은 세속에서의 부인과 자식이 찾아 왔는데도 뒤도 돌아보지 않습니다. 그런 승가람의 모습을 보고 아내는 아이를 안고 의연하게 뒤돌아서지요이런 말을 하면서 말입니다

장하시다사문이여반드시 해탈할 수 있으리라.” 

이것이 <승가람경>의 반전이었습니다

아내 입장에서는 무책임하게 집을 나간버렸던 남편이었는데, 돌아선 이후로는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습니다양심의 가책동정애착을 모두 끊은 승가람은 부인의 마음까지 단념시켜버린 것이죠.

와도 기뻐하지 않고가도 슬퍼하지 않는 승가람. 그는 진정 출가한 비구였던 겁니다.


<연소경>, <상좌경> 등은 승가공동체의 윤리 문제를 고민하게 만드는 경이었습니다.

붓다는 다같이 하는 일에 참여하지 않는 비구의 이야기를 듣고 직접 그 상황을 조정하기도 하고, 

혼자 수행하고 혼자 지내기를 좋아하는 비구를 붙들고 진정 혼자인 삶에 대해 설법하기도 합니다. 

<타표경>에서 자지(慈地)비구는 음식 때문에 타표 비구에 대해 거짓말하고 모함하는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기도 하죠. 

함께 수행하고 일하고 생활하는 공동체는 모두가 사이 좋게 지내는 유토피아가 아니라 

번뇌가 끊이질 않았던 장이었고, 그 번뇌가 깨달음의 방편이 되기도 하는 장이었다는 것.

어쨌든 승가 공동체의 면면들을 살펴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이번 주엔 스피노자의 <에티카>는 1부 정리 8부터 살펴보았습니다.

스피노자에겐 실존을 넘어서 본질이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본질은 실존을 통해서만 표현되는 것이죠

실체는 실체 바깥의 무언가를 통해 표현되는 게 아니라 그 자신의 필연성에 따라 존재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스피노자에겐 더/덜 완전한 것이란 개념이 없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참되다는 사유! 

부적합한 것도 참다운 것이다. 실존으로 드러나는 것 외에 다른 실체는 없다!

바깥, 초월에서 실존을 만들어내는 실체가 아니라 실존 그 자체로 실체가 드러난다는 것.

우리도 신 안에 있기 때문에 자기 원인을 통해 실존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는 것.

다만 인간 사이에는 신에게 받은 역량을 펼치고 살 것이냐, 펼치지 않고 살 것이냐는 차이가 있습니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존재론적으로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거미에게는 사유능력이 없으므로 언제나 수동적 상태에 머물지만

인간은 자신의 사유능력으로 능동적 상태의 지배를 받을 수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무한에 도달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초월자가 아니라 인간 자신의 사유능력이라는 사실!

 

스피노자, 붓다의 철학은 감각이나 인식능력을 벗어난 실존의 지평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펼치는 내재적 사유. 계속 주목해보도록 하지요!


*다음 읽을 범위

<잡아함경> 39, 40

<에티카> 1부 정리 11~18까지

 

*간식은 효진 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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