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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모르게 후기를 쓰고싶어지는 날이네요^...^/ㅋㅋㅋ

아래 만두샘 후기처럼 저도 제 생각이나 질문들을 좀 써보면 좋겠는데,

일단은 역시나 반 노트정리 후기입니다ㅋㅋ!

 

 

 

1. 사상이 갖는 역사성

 

어떤 사상을 공부하든 그것이 갖는 역사성, 사상이 형성된 인연조건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어떤 사상이 어떤 시대적 조건 속에서, 어떤 것들과 대결하며 성립하고 있는가, 하는 것.

 

화엄의 경우 중관사상과 여래장 사상과 관련하여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두 공(空)을 기초로 한다는 점에는 다르지 않습니다만,

중관의 경우 어떤 것이 '있다'는 식의 실체론적 사유들과 대결하며 엄격한 논증이 우세하게 됩니다.

이 경우 그 원래목적과 달리 '공'을 실체화하는 단멸공의 폐해를 피할 수 없었고, 또 실천의 문제 (윤리나 수행)의 문제가 간과되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래장은 말 그대로 모든 것들이 본성에 여래라는 일종의 깨달음의 종자와도 같은 것을 함축함을 말합니다. '모든 존재들은 여래장이다'. 이는 잠재적 종자를 성숙시키기 위한 수행을 강조하게 되기는 하나 일종의 범신론적 경향으로 오인되곤 했답니다. 힌두교에서 말해지는 '전체와의 합일'과 같은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곤 했던 것입니다.

 

중관과 여래장, 화엄에는 저 사상들이 갖게되는 한계에 대한 문제의식이 반영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공'을 이해하되 어떻게 수행의 차원을 놓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어떤 전체라거나 공을 실체화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또, 책에서는 '중국적 감수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결국은 모두 공을 말하고 깨달음을 말하는 것일지라도 그걸 받아들이는 이가 처한 시대적 상황이나 개인의 특성 등이 한 사상의 특이성을 반영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한 사상이 처한 연기조건을 이해하는 것, 그리고 언어가 방편으로 쓰이고 있음을 이해하는 것.

이게 특히 불교경전 같은 것들을 공부하는 데는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2. 시간


불교에서의 시간. 이와 관련해 다른 수업들에서도 들은 적이 있건만 여전히 알듯 말듯
불교에서 시간을 이해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는 공간과 시간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

(cf. ‘시방삼세’→이 말 자체가 이미 시공간을 동시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근대에는 시간이 공간과 분리되며, 각각이 인간의 경험 세계에 대해 선험적으로 존재하죠.

언뜻 생각해 봐도 우리는 어떤 균질하고 직선적으로 배열·진행되는 시간 지평을 전제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지금’, ‘여기’, ‘현재’란 그것과 구분된 지나간 시간(과거), 찾아올 시간(미래)라는 것들과 함께. 그리고 그런 시간지평에 자기 욕망을 투사하며 후회하거나 그리워하고, 또 기대하고 계획하며 살아가는 게 보통인 것 같습니다.

 
불교에서는 과거·현재·미래의 시간이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시간이라거나 어떤 시간에 할당된다는 경험도 ‘기억’의 작용!

 

무시이래로 축적된 온갖 관념과 이미지들 - 일체의 심층의식? - 이 끊임없이 우리 의식차원에서 현재화하며 ‘지금’이라거나 ‘나’라거나 인식을 갖게 하는 것 뿐입니다.

지금의 사건, 지금의 인식이라고 하지만 이미 과거 기억의 작동.

(어떤 사건을 과거-현재-미래라는 구분된 단위로 파악하게 하는 인식방식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슴미다)

(+ 그러니 전적으로 '지금'의 인식이라는 것도 그래서 불가능)

 

불교에서 직선적 시간관, 근대적 시·공간 인식, 이런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런 식의 시간관념이 절대시된다는 것. 사건이 단순한 원인-결과의 체계로만 이해되고, 그것이 어떤 사건의 실체인양 여겨지는 것 등. 이런 식으로 굳어진 시공간 인식이 결국 어떤 점에서 문제적인건지 더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니체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이 시간에 대해서 들으면 뭔가 계속 아리송해집니다..

무시이래 업이 현재화되며 '나'라는 인식이나 어떤 단선적 시간인식들을 계속 반복해내고 있는 것이라 할 때,

그럼 뭔가 바꾼다라거나 그런 과거기억 혹은 업에 사로잡히지 않는다거나 하는 것은 어떤 식의 것이 되는건가 싶습니다.(맞게 묻고있는건가도 아라리합니다만~.~)

 

아무튼 생각난김에 덧붙이자면,

불교에서 수행은 두 가지가 같이갑니다.

 

하나는 지관수행, 그러니까 선수행. 그리고 하나는 경전공부

(선은 화엄에서도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책에서 그랬죠. 아무튼)

한편으로 자기 인식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지켜볼 수 있어야 하고,

또 한편으로 경전을 읽고 교리들을 공부하며 자기 지식의 한계를 계속 깨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나일롱(;;) 불교학인이지만 우리도 염두에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행위

 

오늘 걸어오면서 행위가지고 대체 뭘 쓰고 싶었던건가,하는 생각을 하다가,,,

왠지 '나 좀 냅둬라'는 말이라도 하고 싶었던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뭔가 당황스러웠달까요>,<

이거이 제 번뇌인걸까요. 안밖에서 '너 그렇게 살면 안된다'는 식의 소리를 못놓고 사는 중생인건가,

일미진중함시방!이라는데 나 지금으로 충분하다! 뭐 이런 말이라도 하고 싶었던건가....

혼자 추측을 해 보았더랬습니다 -...-ㅋㅋㅋㅋ
아무튼 그래서인지 행위에 대해 드문드문 말했던 것들이 기억이 납니다만

주절주절 쓰기에 저는 지금 점점 배가 고픕니다...

 

 

몇가지만.

- 전체와 부분 언급하면서 여기 내 번뇌가 저기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의 번뇌와 다른가라는 질문을 했던게 기억이 납니다. 책에서 하찮은 것들을 하찮지 않음에 대해 말하던 게 저한테는 그 때 조금 다가왔던 것 같아요. 

뻔한 말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내 몸, 내 일상, 내 문제들에 대해서도 참 대강 대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소중히한다거나, 지금 여기가 수행처라고 한다고 하여도 결국 습관적 인식방식으로는 뭐 되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자기 자신을 감수하는 방식 혹은 능력이라는 게 이런 점에서도 중요할 것 같았습니다. 

 

- <십지품>은 못깨달은 보살이 깨닫는 과정이 아니라, 차라리 깨달은 자의 깨어있음의 여정이랄까요. 부처님 법을 받아들이고 보살로서 살고자 하지만 또 그가 넘어가야 할 관문들이 있는 것입니다. 이게 묘했습니다. 왠지모르게 화엄다운 것 같기도 했고요. 우리야 <환희지>의 시작점을 맞아들이는 것부터가 문제겠지만, 깨달음을 어떤 도달할 궁극의 상태로 생각하는 건 그만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전체와 부분, 전체와 개체의 관계에 대해 이해하는 게 핵심.

저 관계에 대해 나름대로 풀어보자고 했었던 것도.

부분은 전체의 어떤 하위 범주가 아니며, 부분과 전체는 더불어 생산된다고.....

부분과 전체, 총체성, 이런 것들은 지금의 어법이지만 그럼에도 화엄이 저와 같이 풀이되는 방식으로 말할 때 어떤 문제들과 대면하고 있는건지, 그리고 우리들에게 어떤 식으로 다가올지, 요래조래 궁금합니다.

 

 

  • 최태람 2015.03.17 16:38

    깨닫고 난 후 깨달음의 여정을 시작하는 보살의 길이 궁금하구낭! ^^ 화엄경 읽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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