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12 19:09

10월 6일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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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연구실의 저녁 메뉴에서,

 '감자국'과 '무국'의 코드에서 탈주해 '감자무국'이라는 탈코드로 국의 혁신화를 이끌었던, 진영입니다.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먹을 것으로 장난치지 않겠습니다.)

 

저번 주 강의에서는, '기표의 과잉'과, 4가지 기표작용(전-기표작용, 기표작용, 반-기표작용, 후-기표작용)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 부분에서 제가 느끼고 이해한 만큼 후기를 올리겠습니다.

 

1. 기표의 과잉

 

기표작용체계란, '기표'가 '기의'가 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대로, '기표'는 '의미하는 것'을 말하며, '기의'는 '의미된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기호'는 '기표'가 되기 전의 것입니다. 즉, 의미를 가지지 못한 기표입니다. 예를 들어, 윙크를 했는데, 그 의미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기표가 되지 못합니다.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상대에게 윙크를 했는데 상대가 받아들이지 못하면, 발화자에게 윙크는 '기표'가 아닌건가요?ㅠ 청자에게는 '기표'가 아니지만, 발화자는 의미를 가지고 윙크를 날린 상황인데 그렇다면 '기호'가 아닌 '기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런 기표작용체계 중에서 기표는 항상 과잉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말합니다. 지식인(네이버지식인 아닙니다)의 예를 들어 말씀해주셨는데, '지식인'이라는 단어를 설명하려 할때, '행동, 양심, 사회, 실천'과 같은 기의가 지식인을 나타내준다고 칩시다. 그런데, 이런 '행동, 양심'과 같은 기의는 또 다시 기표가 됩니다. '행동'이라는 단어에서 또 행동이 의미하는 기의가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행동'이라는 단어를 설명하기 위한 또 다른 단어들도, 다시 그 단어를 설명하기 위해 기표가 됩니다. 단지, '지식인'이라는 단어 외에도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단어들은 기표-기의-다시 기표-기의-... 의 무한한 반복으로 나타납니다. 이렇듯이 기표는 또 다른 기표를 계속 요구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들뢰즈는 '기표의 과잉'이라고 설명한 것입니다.

 

2. 기표작용의 네 가지

 

이러한 기표작용체계를 들뢰즈는 시대의 구분에 따라 네 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꼭히 시대에 따라 분류되는 것은 아니지만, 역사 속에서 그 시대가 가지고 있던 주된 기표작용에 따라, 전-기표작용, 기표작용, 반-기표작용, 그리고 후-기표작용의 네 가지로 구분했습니다. 전-기표작용은 주로 원시, 고대 사회에서의 기표작용체계였고, 기표작용과 반-기표작용은 중세 시기를, 그리고 후-기표작용은 주로 현대에서 발생하는 주된 기표작용이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 전-기표작용

전-기표작용의 시기는 사물과 이름이 순수하게 일치되는 시기였습니다. 이 때는 하나의 통일된 권력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에서 말한 '기표의 과잉'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즉, 특정한 의미(왕이나 신과 같은)로 코드를 모으려하지 않고, 또 이러한 권력 생성을 막기 위해 노력했던 시기로서, 어떠한 기표가 있다면, 그 기표가 의미코자 했던 기의가 사물을 직접적으로 의미하는 기표작용체계였습니다. 기표작용이 발생하기 전의 작용으로 전-기표작용이라고 나타내고 있습니다.

 

 : 기표작용

기표작용은 위에서 말한 '기표의 과잉'과 같이, 기표-기의의 과정이 하나의 코드 위에서 무한히 증식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시기는 권력과 소유가 만들어지면서 국가가 발생합니다. 이 국가는 모든 의미를 자신에게 모음으로 권력을 휘두릅니다. 호피족이 아내의 부정을 집단의 재해나 가뭄으로 의미시키는 것과 같이, 그 속에서는 무한히 많은 배치를 만들지만, 결국 모이는 한 점은 국가의 권력이 됩니다. 예를 들어, 호피족에서 '부정'이 '가뭄'을, 또 '가뭄'이 '재난'을 의미한다고 할 때,(제 작위적으로 생각해보았습니다) 이 상황에서 호피족은 재난을 막기 위해 제사를 지내며 공동체의 단결을 공고히 한다든지, 혹은 치수사업을 실시해 가뭄을 방지함으로서 기존의 호피족 권력 시스템을 더욱 안전하게 만드는 생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제사나 치수는 결국 호피족의 현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나타납니다. 이런 방식으로 기표의 과잉은 권력을 향해 충성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호피족의 예를 이렇게 이해해도 괜찮은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 반-기표작용

반-기표작용은 위에서 이야기한 기표작용의 의미를 외부에서 바꾸게 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작용입니다. 기표작용은 한 권력집단의 내부에서 기표의 과잉을 이용하여 체계를 공고히 하는 반면, 반-기표작용은 권력집단 내부가 아닌 바깥에서 그 체계를 면화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예로 들어주신 것은 전근대 중국의 사회로서, 중국이 예禮와 인仁과 같은 하나의 중심을 두고 기표작용을 통해 중국 내부를 결속시키며 그의 이념에 맞는 정치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흉노가 강성해져 중국 깊숙한 곳까지 침략해온다면, 예나 인과 같은 기표를 버리고 그저 당장 침입한 적을 막고 싸우는 데에 집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때, 중국의 권력 중심적 기표작용은 분열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흉노는 중국의 기표작용에 반-기표작용을 한다고 보여집니다. 역사 상 국가가 존재한 이후부터 근대까지는 이러한 기표작용과 반-기표작용으로 기표작용이 주로 이루어졌습니다.

 

 :후-기표작용

후-기표작용은 국가의 권력을 개인들이 해석할 수 있게 되는 현대에 새롭게 발생하는 기표작용 체계입니다. 예를 들어 종교에서는, 중세시절은 일반 개인들이 종교의 경전을 읽을 능력이 없어 권력의 대리인 사제, 성직자 계급이 대신 해석해주었습니다. 이 때, 사제는 수많은 기표의 과잉을 이용해 '신'이라는 하나의 코드로 이어지는 해석을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개인들이 직접 자신들이 코드를 해석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합니다. 즉, 이제 개인은 '나는 무엇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 다시 말해, 언표행위의 주체와 언표의 주체가 동일한 상황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기표의 과잉이 사라지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 '나는 누구누구다' 라고 말하는 순간, 스스로 말한 것이므로 주체성을 띄는 동시에 자신이 말한 '누구누구'의 집단 특성에 복종하게 됩니다.(subject의 이중적 해석과 같이요.) 예를 들어, '나는 대학생이다'라 말하면 그 때 나는 내가 대학생을 택함으로 주체성을 갖는 동시에 대학생으로서의 집단이 요구하는 것들에 대해(고등학생때 고생했으니 푹 놀다가 군대간다. 혹은 취업스펙을 쌓아야한다! 라는 것들?) 복종하게 됩니다. 이제는 권력이 초월적인 존재로 직접적인 복종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기 속에 권력을 내면화하고 있습니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모든 것들 속에 이미 권력이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념적 체제와 열정에 대해서는 확실히 뭐라고 이야기할 만큼 알고 있지 못해서 넘어갔습니다 ㅠ)

 

현 시대는 기표작용과 후-기표작용이 동시에 일어나는 단계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권력이 온갖 곳에 내재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권력에 따르지 않고 나의 내면 속 목소리를 잘 들어 보는 것? 내 욕망이 정말 욕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 보는 것? 이런 방법들은 들뢰즈가 하는 이야기와는 상반됩니다. 들뢰즈는 이미 나의 이야기가 권력의 내면이라고 말합니다. 명령어로 난무하는 이 사회에서 명령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과 같게 말입니다. 이런 발화 속의 권력 역시 피할 수 없습니다. 오직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선택한 하나의 subject에서 다른 것으로 넘어 다른 주체화를 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 뿐입니다. 결국, 기관없는 몸체가 되어 현재의 영토에서 탈주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기관없는 몸체가 무엇인지, 6장을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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