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11 19:40

5번째 고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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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기호 체제에 대하여

 

인간의 삶은 4가지 기호 체제가 혼합되어 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기표작용적 체제, 기표작용적 체제, -기표작용적 체제, -기표작용적 체제!

 

 -기표작용적 체제는 원시인들처럼 권력이 집중될 수 없는 사고를 하던 때. 그 때는 누구의   해석도 글로도 아닌,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두려움과 경외의 대상인 알지 못한 힘과 소통할 수 있던 시대이다. 힘은 독점 되거나 해석되는 것이 아닌, 모두에게로 전이될 수 있는 것이었다.   이것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을 때, 힘은 중심성을 갖게 되고 모든 것의 근원이 되는 태양과 같은 것이 된다.

기표작용적 체제는 편집증 적으로 어떤 것의 의미를 빨아들여 한 점으로 집중시킨다. 예를 들어 대통령제 정치 제도, 기업문화, 가장 중심의 가족 체제처럼, 태양과 같은 중심으로부터 출발한다. 이 체제에는 중심의 기표를 해석하는 자가 필요하다. 체제 자체가 권력을 독점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해석자를 만든다.

해석에 있어 내용과 형식의 관계는 제한적인 범주에서만 가능하며, 기표는 무수한 기표로 이루어져 있어, 해석은 단지 해석자의 의견에 한정된다. 중심은 그 체제를 대표하기에 얼굴성을 갖는다. 독재자의 얼굴상, 스팩, 자격증 같은 것들. 이 얼굴성으로 인해 정당성을 부여 받는다. 이 체제는 군집을 쉽게 이룬다. 그래야 생존이 가능하다. 각자의 힘보다는 중심의 힘에 의해 세력이 만들어지고 커진다.

기표작용적 체제와 다른 늑대 무리와 같은 체제가 있다. 이들에게는 중심의 의미를 해석할 틈이 없다. 그냥 계속 살아 가야 한다. 각자는 자체 스스로 뛰어난 존재 이어야 하면서, 무리와 함께 그냥 가는 존재이다. 이들은 게릴라 적이다. 쉽게 이동하고 각자가 파괴적이다. 누구나 우두머리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개체의 희생은 무리에 큰 어려움을 동반한다. 이 체제를 반-기표작용적 체제라고 한다.  

-기표작용적 체제와는 다른 또 다른 체제가 있다. 희생양, 요나 등과 같은, 기존 얼굴성 으로부터 탈주하는 자들 혹은 세력들이 있다. 이들은 무리의 개체와 다르다. 이들에겐 이미 중심이 있었다. 이들은 중심으로부터 발생된 권력에 배반을 하는 자들이다. 이 배반자들은 기표작용적 체제의 신봉자들 보다 더 얼굴성을 잘 실현한다. 이 얼굴성은 외부가 아닌 자신 내부로부터 발생한다. 외부 권력을 자기 스스로 내면화 함으로 발생하는 주체화된 얼굴성. 이를 후-기표작용적 체제라고 한다. 이들이 자기 외부의 통일성으로부터 발생한 힘을 내면화 한 시점을 주체화의 점이라고 한다. 그 점이 후-기표작용적 체제의 근원이다. 하느님의 말씀이 더 이상 해석자에 의해 전달되지 않고 성서에 의해 각각이 나름의 방식으로 믿기 시작했을 때 말이다.

 

어느 시대든, 위의 네 체제 중 어느 하나의 체제가 주류를 이룬다. 그렇지만 그 안에 다른 체제들은 공존한다. 중심이 가진 보편성을 지향 하면서도 그 체제에서 탈주 하고 싶어한다. 최대한 확대되면 원시인들처럼 중심화 된 힘을 없애려는 노력을 할 것이고, 반대로 탈주에 실패하면, 더욱 스스로 중심을 공고히 하는 자가 될 수 있다. 체제에는 옳고 그름 자체는 이미 존재 하지 않는다. 옳다고 생각되었던 것이 어느 순간에는 그 반대가 될 것이고, 이 사고의 역도 존재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나와 체제의 관계이다. 어느 시대든 이들 체제가 존재해 왔다면, 지금 내가 있는 시대, 나의 삶에는 어떤 체제가 우선시 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다. 땅 없는 하늘에서 사람이 살수 없듯이. 그리고 그 체제에서 내 자신을 어떻게 정체되어 죽어가는 존재가 아닌, 생기를 느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사유가 필요할 것이다. 주체화의 점 자체가 내 자신일 필요는 어느 체제에나 존재한다. 어떤 사건에 반응하는 자는 결국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나에겐 이미 주체라는 개념이 있고, 얼마 전까지는 이 세상을 이끄는 중심에 조금이라도 다가가려 애쓰면 살았기에 아마도 내가 있는 지층은 후-기표적 체제와 기표적 체제가 강하게 솟아오른 곳이다. 거기서부터 출발 이다. 그런데 이런 나 자신 조차 이미 배치물의 산물이므로, 그것이 오롯이 나의 목소리만은 아님을 알면서 탈주선을 그려야 한다. 언제까지? 이 글을 쓰는 순간 주체화의 점과   비물체적 변형이 시작된 것처럼. 매 순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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