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19 16:11

6번째 고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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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없는 몸체는 무엇인가?

인간은 칠정의해,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때론 그냥 무의식적인 것에 의해 반응하는 몸체를 가지고 있다. 사지, 입, 눈, 코, 귀 등. 기관은 무엇인가? 몸체의 쓰임새 같은, 예를 들어 입은 먹기, 눈은 보기 등과 같은 행위이다. 이와 같은 예들이, 일차적인 몸체의 기관이다. 그런데, 몸체가 가진 기관은 하나가 이미 아니다. 입은 먹기 이외에 말하기, 숨쉬기, 뽀뽀하기등 여러 가지 행위로 하루에도 몇 번씩 변이한다. 이런점에서 몸체는 기관을 계속 바꾼다.

 

 기관과 몸체의 일대일 대응은 이미 있지만, 없기도 하다. 일대일 대응을 무화시키는 순간 기관 없는 몸체는 존재한다. 첫 번째 중요한 점이 들어난다. 인간은 기관 있는 몸체이기도 하고, 이미 기관 없는 몸체 이기도 하다. 몸체와 기관의 변주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있다. 두 개의 관계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몸체와 기관 위를 흐르는 강열도 이다. 강열도에 의해서 CsO(기관 없는 몸체)는 생긴다. 기관이 있는 몸체는 몸체의 기관이 형식화, 고착화, 지층화 된 유기체이다. 삶이란 기관 있는 몸체로 살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기관 없는 몸체가 되어 언제나 몸체가 다른 기관을 가질 수 있어야 살아 갈수 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강열도 이다.

 

 강렬도는 삶과 그 삶을 살아가는 인간과 관련 되어 있기에 배치물에 의해 항상 변한다. 이것이 두 번째 중요한 점이다. CsO는 배치물속에서 강열도에 의해 작동한다. 이 부분에서 고려해야할 것이 있다. 그것은 CsO의 유형이다. 그다음은 어떤 CsO를 만들것이냐이다. 인간은 각자의 배치물이 있기에 그와 관련된 CsO의 유형도 다양하다. 우울증의 몸체, 편집증의 몸체, 마약을 한 몸체, 마조히스트의 몸체등. CsO는 욕망이다. 어떤 욕망을 생산하느냐에 따라 CsO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마조히트의 경우, 자기가 생산하는 욕망을 계속 한 상태로 유지하고 싶어한다. 이것은 굳어진 욕망으로 욕망이 재영토화된 쾌락이다. 마조히트라는 CsO는 자신 위에 흐르는 강렬도가 일정하게 유지-지층화 될때 마조히스트가 된다. 문제는 계속 그 강렬도만을 원하는데 있다. 이는 욕망의 흐름이 중단된 것이다. 텅빈 CsO이다. CsO에서 욕망은 계속 흘러가야 CsO일 수 있다. CsO는 이행의 성분이다. 지층과 탈지층을 사이를 진동하는 에너지이다. CsO를 결정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자신의 CsO를 정하는 것과 같다. 여러 CsO가 존재하기에 자신의 CsO는 찾는 과정을 통해서만, 선택할 수 있다. 즉 실험해야 한다.

 

 여기에서 세 번째 중요한 점이 등장한다. 결국 나 자신은 어떤 CsO를 가질 것인가? CsO는 욕망의 내재적 장이며 욕망의 고유한 판이다. CsO는 외부에 반응하긴 하지만, 외부의 척도가 아닌, 개체의 내적인 척도에 의해 욕망은 판단된다. 그리고 현실을 초월한 어떤 정해진, 유기체화된 것이 아닌, 계속 탈주를 생산하는 고유한 판이다. 이런 CsO를 道로 바꾸어 말할 수 있다. 돈후앙의 가르침 처럼, “이 길에 마음이 담겨 있느냐”는 질문에 답하면서 가는 길. 몸 가는 곳에 기관이 가고, 기관 있는 곳에 몸이 있을 수 있는 경지. 하나가 될 수 있는 경지! 그럼으로, 마약복용자의 몸체나 마조히스트의 몸체가 아닌 CsO에 도달 할 수 있을까?의 문제가 중요하다. 이점에서 개체에게 필요한 것은 신중함이다. 어떤 CsO가 될 것인지 계속 판단해야 한다. 하나가 되는 경지는 신중함만이 필요하다. CsO에는 충만한 CsO와 텅 빈 CsO를 넘어선, 지층보다 더 강고한 CsO가 있기 때문이다. 마치 암처럼, 절대자 처럼, 모든 것을 자기화 시키고 암처럼 죽음으로 향해가는 것.

어떤 신중함이 필요한가? 여러번 살피고 실험하는 신중함이다. 텅빈 CsO가 아닌 암적인 CsO가 되지 않기 위해서.

 

 네 번째 중요한 점이 있다. 어떤 CsO가 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CsO가 되든 시작은 지금 개체가 있는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된다는 점이다. 지층에 있는지, 어떤 배치물에 있는지, 어떤 다양체 인지 알아야 한다. 이미 그 속에 탈주선은 있기 때문이다. 지층에 탈지층의 요소가 있듯이, 음 속에 이미 양이 있듯이, 죽음과 같은 자연의 겨울에 생명을 잉태한 봄이 있듯이. 실험만이 필요하다. 문제는 계속 해나갈수 있냐는 것이다. 계속 마음을 욕망이 생산하는 것에 온전히 담을 수 있느냐!

 

잘 모르겠다. 이미 하고 있지만, 삶이란 늘 텅빈 충만한 암적인 CsO의 여러 CsO를 만들어야만 살아갈 수 있기에 어렵다. 나에게 실험은 매 순간 순간이다. 순간을 신중하게 또 신중하게. 후기를 쓸가 말까 고민하고, 고원을 넘을까 말까, 저자들의 글을 한줄 한줄 넘을때 마다, 매 고원 마다 내용을 파악하려는 다양한 시도들. 매순간이 나에겐 실험이다. 이런 내가 감히 CsO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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