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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인간 마음이 어디까지 악하고 어리석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마음이 뭔가 철렁하게 하는 이야기도 있고,

또 이번 이야기처럼 부처님이 중생들을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희안한 기술(?)을 보여주어

키킥 웃게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제 불교n에서 중생 각자에 따른 방편이 있고, 깨달음이 있다고 했는데

이번 게송도 그와 관련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게송178. 아난타삔디까의 아들 깔라 이야기

 

 

아나타삔디까의 아들 깔라는 부처님이나 제자 빅쿠들이 자기 집에 오실 때 멀리 가 있거나 집 안에 숨는 버릇이 있었다. 아나타삔디까는 자기 아들의 이런 행동을 못마땅하게 여겼고, 아들이 만약 이런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다음 생에는 반드시 낮은 세계에 태어나는 과보를 면키 어려우리라 여겨 매우 두렵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자기 아들의 습관을 고칠 방책을 궁리했다. 그는 돈으로 아들의 마음을 움직여 보기로 했다.

 

아나타삔디까는 아들에게 만약 네가 초하루나 보름날 저녁에 부처님께서 설법하시는 곳에 가 하룻밤을 새고 오면 얼마의 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깔라는 제따와나 수도원에 가게 되었는데, 그렇지만 법문을 듣지 않은 채 그저 시간만 보내다 오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반가운 나머지 아들에게 먼저 아침 죽을 먹으라고 권했다. 그러나 아들은 죽보다 돈부터 달라고 말했다.

 

다음날 아나타삔디까는 자기 아들에게 이제 부처님으로부터 게송 한 구절을 배워서 외면 그 보상으로 일천 냥의 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깔라는 제따와나 수도원에 가서 부처님께 인사를 올리고 부처님으로부터 무엇인가 배우고 싶다고 청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깔라에게 짧은 게송 한편을 가르쳐 주시고 이것을 외면 아주 좋을 것이라고 말씀하시었다. 그런 한편 부처님께서는 강한 의지를 깔라에게 보내어 그 게송을 외울 수 없다록 만드시었다. 깔라는 부처님으로부터 받은 게송을 외려고 여러 번 읽고 열심히 애를 썼다. 그러나 끝내 외지는 못했고, 그 대신 뜻을 깨우치게 되었다. 그는 그 게송의 의미를 터득하면서 일념 삼매를 이루어 소따빳띠 팔라를 성취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이 깔라는 부처님과 빅쿠들을 따라 자기 집에 도착했다. 이때 깔라는 고요한 마음으로 전과는 매우 다른 발원을 올리고 있었다. 그는 부처님과 빅쿠들이 계시는 앞에서 아버지가 자기에게 일천 냥의 상금을 내놓음으로써 자기가 초하루와 보름날 수도원에 가서 밤을 샌 것이 돈을 받기 위해서였다는 것이 탈로나지 않기를 바랐던 것이다. 아나타삔디까는 부처님과 빅쿠들에게 공양을 올린 다음 수도원에서 지내고 돌아온 아들에게도 아침 죽을 주었다. 그런 뒤 그는 고마운 마음으로 아들에게 일천 냥의 돈을 상금으로 내놓았다. 그러자 놀랍게도 아들은 그 상금을 부끄러이 여기며 받지 않는 것이었다. 아나타삔디까는 아들에게 돈을 받으라고 거듭 권했다. 그렇지만 깔라는 아주 겸손한 태도로 돈 받기를 거절했다. 그것을 본 아나타삔디까는 부처님께 사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제 아들은 사람이 아주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제 아들이 하는 짓이 제 맘에 들기 시작합니다. 저는 이제 아들을 신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나타삔디까는 자기가 어떻게 아들을 초하루와 보름의 재일에 수도원에 가서 지내도록 했는지 자세히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아나타삔디까여, 그대의 아들 깔라는 이제 세계를 다스리는 전륜성왕보다, 그리고 천상의 브라흐마 천왕보다 더 큰 보배를 갖게 되었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이 땅 위에서 왕이 되는 것보다

또는 천상에 태어나기보다

더 나아가 우주 전체를 지배하는 자보다도

소따빳띠 팔라를 성취하는 것이 훨씬 낫다.

 

------

 

 

음... 깨닫게 되는 데 뭔가 성스러운(?) 인연같은 게 따로 있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런 사심스러운(!) 마음으로도 부처님을 만나고, 깨닫게 된다니.

정말로, 깨달음에 이르는 길에 제한이 없고, 깨달을 수 있는 인간에 차별이 없는가 봅니다.

우리도 각자의 기질과 좋아함에 따라 공부의 길로 가고 또 유인하는(당하는?) 것으로요~!

 

다음 주에는 법구경(2)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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