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06 14:59

절탁 시즌1 수업 끝~!!

조회 수 8090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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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 장장 1년여간 진행된 절차탁마 시즌1 푸코 읽기가 끝났습니다. 어안이 벙벙했던 <광기의 역사>를 읽은 게 엊그제 같은데, 마지막으로 들뢰즈가 말하는 푸코를 읽다 보니 지나온 시간들이 새록새록...(물론 생각나는 구절이나 개념은 많지 않지만;)

이제 우리에게 남은 건 에세이. 추석 연휴라고 쉴 틈이 없습니다... 하루쯤 쉬시더라도 짬짬이 참고 텍스트도 읽어두시고요, 목차 잘 잡아 써나가도록 합시다. 쓸데없이 <성의 역사>에 나온 고대 그리스인의 양생술이나 섭생 같은 거 요약할 필요 절대 없답니다.(채운쌤 이게 걱정이었던 모양 ㅋㅋ) 무엇보다도 필요한 건 우리가 푸코의 개념을 잘 잡아 우리 나름으로 정리하고 활용해보는 것. 푸코의 방식을 자기화해 사회나 정치적 분석을 행해보는 게 이번 에세이의 목표. 이게 힘들다 하시는 분들(토론에 참여하지 못했던 분들에 한해서)은 최소한 정리라도 해오셔야 합니다. 

조만간 채운 쌤이 여기 댓글로 다른 참고 텍스트 올려주실 거예요. 그것까지 함께 바지런히 읽고 정리해보면 좋겠습니다.

자, 여러분. 그럼 이번 달 17일, 에세이 들고 만납시다. 추석 잘 보내시고요. 지난 1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니체 때 또 수고합시다ㅋㅋ 그래도 꽤 재미있었잖아요~ 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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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가 말한 푸코("푸코의 초상화" 中)


"광기의 사유는 광기의 경험이 아니라 사유의 경험입니다." 


광기, 그리고 광기에 대한 사유는 서로 구분되어야 한다. 극한에 선 인간에게 남은 건 두 개 뿐이다. 미치거나, 혹은 사유하거나. 푸코가 했던 것은 물론 후자. 그의 사유는 "위기를 통해 진행"되었다. 그럼 구체적으로 무얼 사유했다는 건가? 아니, 그 전에 사유란 게 뭔가?


"주체란 항시 파생되는 것이지요. 그것은 말의 시선의 두께 속에서 태어났다 사그라드는 것입니다." 


주체에서 출발하는 거개의 사유방식과 달리 푸코는 오직 주체화=주관화(subjectivation)가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말들=진술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보이는 것=가시적인 것들만 있고, 거기서 누군가가 태어날 뿐이다. 푸코가 궁금해 했던 것은 어떻게 누군가가 광인, 변태, 죄인, 비정상 등등으로 주체화되는가였다. <광기의 역사>나 <나, 피에르 리비에르>에서 확인할 수 있듯 그들은 느닷없이 출현한다, 언표와 가시성이 교차하는 바로 그곳에서. 그들, 비루한 인간은 "빛다발과 음의 파동 속에 잡힌 입자"다. 이들을 출현케 하는 힘, 그것은 곳곳에서, 미세하게 작동한다. 곧 (미시)권력.


"주체란 없습니다. 주관성의 산출이 있을 뿐입니다. 주관성은 때가 되면 산출해내야 하는 것입니다. 바로 주체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푸코가 <성의 역사> 2권에서부터 주체의 문제로 옮겨간 것은 서구 근대 철학의 그 오랜 화두로의 이론적 회귀가 아니라 "다른 삶의 방식, 새로운 문체[스타일]의 실질적 탐구"에 다름 아니다. 우리는 촘촘하고 미세한 권력의 망 안에서 끊임없이 주체화되는 존재. 그럼 우리는 뭘 할 수 있단 말이냐, 이렇게 푸코의 비판자들이 물어왔다. 그런데 들뢰즈가 보기에는 바로 이것이 우리가 다른 주체화를 꿈꿀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서 그는 주체화를 '주름'으로 이미지화해 설명하기 시작한다. 일정한 사회적 가치들의 영향 하에서 일정한 방식으로 잡히고 펼쳐지는 주름, 이것이 주체화. 그런데 이러한 사회적 가치를 '사유'를 통해 자기 안에서 구부리는 것, '외부의 힘'을 내가 어떤 특별한 방식으로 주름 잡는 것도 가능하다.    


"기어코 선을 구부려 살아낼 수 있는 지대, 거처하고, 무릅쓰고, 지탱하고 숨쉴 수 있는 곳 - 요컨대 사유할 수 있는 곳을 설정해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위에 살기 위하여 선을 구부러뜨리는 것, 그것은 삶이냐 죽음이냐의 문제이지요."       


푸코가 한 것은 그러므로 선 구부리기(=사유하기). 사유란 자기를 떠나는 과정 그 자체이며, 바로 이 과정에 의해서만 새로운 주체가 출현할 수 있다. 푸코는 이것이야말로 저항이라 여겼다. 권력이 선재하고 그에 대해 저항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주체가 출현하고 가치들이 생산되는 어떤 힘들의 장 안에서, 바로 그 힘과 내가 맺는 관계 - 바로 이 지점이 아니고서 저항, 새로운 선이 존재할 수 있는 별도의 다른 지점이란 건 있을 수 없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서 푸코가 발견한 것이 이것. 그러니까 그들이 창출해낸 "미학적인 존재 방식". 


"주관성은 지식이나 권력과 구별되는 동떨어진 예술적 작업입니다. 이 점에서 푸코는 내재적입니다. 그는 궁극적 선상에서 예술적 의지를 발견한 것입니다. 주관화, 즉 외부의 선을 굴곡짓는 작업이 단순히 자신을 보호하고 은폐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그것은 선과 대면하고 선에 올라타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이렇게 볼 때 푸코가 니체로부터 받은 영감은 매우 강력한 것이었다. 힘, 그리고 힘들의 투쟁, 존재 방식의 창조라는 모티프는 니체와의 만남으로부터 온 것들이다. 푸코는 이것들을 가져와 변형시키고 새롭게 창조했다. 들뢰즈는 니체의 말을 빌려온다. "사유자란 항상 허공 속으로 화살을 날리는 자와 같고, 다른 사유자가 그것을 주워 다른 방향으로 쏘아보내기 마련"이다...... 

(정리해놓고 보니 주요 캐릭터 3인방 모두 등장했다... 제1부 푸코 편 끝났고, 이제 2부 니체 시작. 무슨 프리퀄 보는 기분... '주름'과 'double'개념은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데, 이건 2016년 3부를 기약해야 할 듯.)

 

  • 동하 2014.09.12 15:48

    수경샘 일년씩이나 핵심정리를 포장한 공지 올려주어 정말 수고했고 고마웠어요^^

    그나저나 ...

  • 수경 2014.09.12 18:51
    ㅋㅋㅋ 에세이 화이팅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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