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15 16:49

2월12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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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표란?

저희 조는 푸코가 말하는 언표가 무엇인지 확인하느라 급급했습니다. 기호가 아니라 언표다. 문법에 맞지 않아도 언표다.  명제가 아니다. 어구가 아니다. 전체적으로 보아 어구의 문법적인 특성에 의해 언표를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왜 푸코는 "언표"라는 말을 하는거지? 그냥 언어라고 하면 안되나?

푸코는 언표는 기능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텍스트 만이 아니라 어떤 의미를 주고 있는 기호, 문서, 그래프, 통계수치 등도 모두 어떤 기능을 한다고 보아야 한다. 기호, 그림, 그래프도 하나의 언표를 구성하기에 충분하다. 언표의 그 기능이란 무엇인가? 말해진 것의 규칙성, 이웃관계 등을 고려해서 그들이 보여주는 날것 그대로를 보는 것. 언표는 저자에게도 귀속하지 않고 의미작용의 체계로도 환원시키지 않고 오로지 보여지는 것들와 관계만을 살핀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려면 정말 수 많은 문서와 자료들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통계는 누가 어떤 집단을 상대로 수치를 뽑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많이 다르니까요. 통계는  "과학적"인 증거를 대기 위한 자료로 쓰이는데 항상 그 모집단과 원하는 통계수치를 뽑으려는 "의지"가 개입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통계수치를 반박하는 것도 언제나 그 "의지"작용을 문제 삼습니다. 

언설의 장에서 언표들의 분석한다면 우리 시대는 각종 기호와 숫자들을 분석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 수, 조회수, 접속수, 트윗수 이런것들이 작동시키는 개인이나 대상들, 사물의 상태들이나 관계들의 장소, 조건, 출현의 장, 분화의 심급을 형성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들의 체계를 분석하는 것이 요즘 유행하는 빅데이터 분석과 어떻게 다른 걸까요?


언표분석이 텍스트만을 대상으로 하여 의미관계를 보는 것만은 아니다...라는 것은 알겠습니다.

그런데 푸코가 언어 분석이 아니라, 그러니까 어떤 주체가 발화하는 것...이라는 구도를 떠나려는 의도는 무엇일까요?

언표는 주체로 환원되는 게 아닙니다. 많은 어구들을 통해서 자기동일성을 유지하면서 보존될 수도 있고 그 각자와 함께 수정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가변적입니다. "광인들을 감금하라",  "먼저 함곡관을 통과해서 관중을 접수하는 사람에게 왕위를 주겠다" 이런 말들이 언설의 장에서 불러일으키는 실천들은 발화자의 의도를 넘는 것이다. 어쩌면 발화된 저 언표가 갖는 생명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놀이의 장에서 새로운 규칙들을 만들어내는 언표들..


이런 의미에서 언표분석이라는 새로운 지도이념을 내린 푸코 사령관을 따라 전국시대 전쟁의 지도를 새롭게 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홍문연에서 유방을 살려준게 정말 결정적인 패착일까? 결정적 사건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데 있지 않았을까? 뭐...이런.. 사기의 사건들은  주로 원인과 결과로만 해석하니  언표들의 분산된 체계를 서술한다면 새로운 사기가 탄생할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우리에게 문서고를 던저준 사마천이 있으니...


암튼... 언표와 그들이 말해진 분산된 체계를 분석해서 말해진 것들의 별자리를 구성해내는 작업은 어렵지만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전국시대에 드러난 언표의 별자리는 이것이다.....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사기의 출현....

그런데 이렇게 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주체의 자리를 지우고, 말해진 것들의 상관관계들만 살펴서 새로운 별자리를 출현시키는 것. 그게 뭐?


더 생각해 봐야 뭐가 나오겠죠.. 그럼... 에세이까지 더 열심히 생각해 보자고요.. 우리 머리속엔 여전히 역사를 만들어가는 "인간"이라는 주체적 사고가 단단하잖아요? 주체를 지운다고 해서 푸코가 사회의 부조리에 눈감았던 것도 아니고...요즘같은 세상엔 차라리 사르트르적인 주체가 필요한 것 같기도 하고요...


도대체 푸코는 어떤 지점을 뒤집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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