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18 19:16

1.15일 수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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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의 말은 물론 채운쌤 설명도 따라가기 버거웠던 지난 시간.. 

수경언니에게 바통을 받아 9장을 정리했습니다!


1. 인간의 출현

 부의 분석을 대신하여 정치경제학이, 자연사를 대신하여 생물학이, 일반이성문법을 대신하여 문헌학(과 같은 언어를 대상으로 삼는 학문)이 등장한다. 푸코는 이 변화가 지식의 발전/진보가 아니라, 앎의 조건인 에피스테메의 변화를 반영하는 거라 말한다. 후렴구가 되어버린 이 구절, 고전주의 시대의 인식의 기반은 ‘재현’이었다. (예를 들어서 언어기호는 사유를 재현한다. 그리고 사유는 세계를 재현하는 것이고. 고전주의 시대 사람들은 세계는 사유로, 사유는 언어기호로 투명하게 재현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 때 인간은 다른 대상들과 마찬가지로 도표 위에 재현되는 일부였다.

 그런데 정치경제학, 생물학, 일반이성문법의 등장은 이제 더 이상 세계를 투명하게 재현할 수 있다거나, 그 앎을 도표로 나타낼 수 있다는 믿음이 깨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앎의 배치를 가능하게 한 더 근본적인 조건은 무엇인가? 푸코에 따르면 그건 바로 “경험적 선험적 주체”인 “인간”의 출현이다. 이 인간이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속 왕의 자리를 차지하고, 모든 것을 재현할 능력을 지닌다. 근대의 앎은 인간이라는 중심에서 출발한다. 다른 건 다 까먹어도 이번 시간에 잊으면 안 되는 것, “경험적 선험적 주체인 인간”이란 인간은 세계를 인식하는 주체이자 동시에 인식의 대상이라는 모순적 지위를 지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근대의 인간은 어떻게 출현하는가?  자본주의가 시작되는 이 시기에 인간이 처하게 된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사람들은 인구는 증가하는데 먹고 살 것은 늘 부족하고 그러니 노동을 통해 스스로 생산해내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한다. 죽지 않으려면 노동해야하고, 노동하는 삶의 시간이 끝나면 죽는다. 이 상황은 인간에게 인간의 유한성을 뼈저리게 인식하게 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죽을 것이며, 또 세상의 모든 걸 경험할 수도 없다. 인간의 경험은 유한하다. 그런데 인간은 오직 현재밖에 경험할 수 없으면서 ‘역사’나 ‘인류의 기원’을, 죽음을 알지 못하면서 ‘죽음’이나 ‘생명’을 사유한다. 오지랖 넓게도 인간은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들을 사유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대상화해 지식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게 된다. 바로 이때, (모든 것에 대한 재현능력을 가진 인식주체이자 인식의 대상으로서의)인간이 출현한다. 그리고 이 인간은 자신이 유한하다는 자각에서부터 앎을 새로이 구성한다. 인간이 자신을 중심에 두고 배치한 앎이 바로 근대의 앎, 인문과학이다.


2. 지식의 대상이 된 인간 - 인간의 유한성과 실증적 앎

 정치경제학, 생물학, 문헌학에서는 부의 분석, 자연사, 일반문법에 없었던 ‘생명’, ‘노동’, ‘언어’라는 개념이 중요하게 등장한다. 지식을 구성하는 중심에 육체, 욕망, 언어를 가지고 세계를 경험하는 인간이 있기 때문이다. 근대의 지식이란 인간이 경험을 통해서 실증해낼 수 있는 형태다. 이 실증성을 말한다는 건 곧 인간은 주체가 아니라 대상일 수 있다는 것, 그러니까 유한하다는 거고 동시에 유한하기 때문에 경험의 실증성을 얘기할 수 있다. 또 이 실증적 앎을 통해 인간은 스스로의 인식이 유한하다는 걸 알 수 있고, 또 인간의 인식엔 한계가 있으므로 이런 앎들이 실증적일 수 있다. (헉.. 이 부분 뭐라 쓴 건지.. 써놓고도 멘붕)

 그래서 근대에는 세계의 근원적인 원리를 묻는 형이상학은 끝장난다. (칸트는 <순수이성비판> 서문에서 인간 인식에 한계를 인정한다. 인간 이성으론 신 같은 걸 인식할 순 없다!) 인간은 세계에 대해서가 아니라 인간 자신에 대해 묻는다. 인간이 시급한 앎은 인간의 언어, 인간의 노동, 인간의 생명, 인간이라는 유한한 존재에 대한 유한한 앎이다.


3. 경험적-선험적 주체인 인간

 이렇게 인간은 지식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지식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것 또한 인간이다! 칸트는 이 근대의 인간을 “경험적-선험적 쌍”으로 보았다. 인간은 세계를 경험하는 대상인 동시에, 경험적인 유한성을 벗어나서 경험을 보편적인 방식으로 구성해낼 수 있는 선험적 인식 주체이기도 하다. 이 모순을 대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칸트 이후의 철학적 기획은 이 ‘경험’과 ‘선험’의 관계를 설명하려는 시도들이다.

먼저 경험한 사실들을 가지고 진리를 도출하는 ‘실증주의적’ 접근법(ex. 자꾸 반복해보니 물이란 100도씨에서 끓는다), 선험적인 진리에서 출발해서 경험으로 가는 ‘종말론적’ 접근법(예를 들어 맑스가 역사는 발전한다는 테제로 현실을 설명하려고 한 것처럼), 그리고 현상학(우리는 항상 무언가에 대해 의식하고, 그 무언가는 의식하고 있는 주체를 통해 존재)이 있다. 그런데 푸코는 이 기획들이 사유의 출발점인 인간, 이중적 존재인 인간 자체를 의심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한다. 경험적-선험적 인간이란 언제나 있었던 게 아니라 근대에 탄생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고. 여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은 니체로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음.. 앵무새처럼 읊조린 느낌입니다^^

푸코의 질문은 이거였다고 해요.

“유한한 존재인 인간이 어떻게 자기를 포함하는 세계에 대한 앎을 구성할 수 있다고 믿는가?” 

죽음이란 인간이 살아있으면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것인데 죽음에 대하여, 또 거리를 둘 수 없는 살아가고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한 지식을 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 이게 푸코에게는 굉장히 묘하게 다가왔던 모양입니다. “인식의 주체이자 대상인 인간”이란 말이 확.. 오진 않는데 오늘은 여기서 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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