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19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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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보학

푸코가 계보학이란 앎들의 봉기이고, 국부적 앎들을 다시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했을 때 아주 단순하게 생각했다. 과학적 앎에 의해 배제된 앎들을 회복시키자는 말이구나 라고. 그러나 그는 과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그것에 의해 배제된 비과학적 앎도 예속적 앎의 범주에 넣는다. 사실 과학과 비과학으로 나뉜 두 지식은 공동의 지반, 공동의 전쟁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 둘이 전쟁을 해서 승리자가 과학이 되었음을 알아내는 것이 고고학이라면 계보학은 그 앎들을 작동시키는 전술) 그 둘은 전투를 했고 승리자는 과학의 이름을, 패배자는 비과학의 이름을 갖게 된 것이다. 즉 둘 다 권력의 효과로서 나타난 다른 형태일 뿐이다. 그래서 서양의학을 비판하기 위해 한의학을 발달시키는 것과 가난한 사람이 열심히 노력하여 부자가 되는 것은 기존의 권력에 아무런 위해도 가할 수 없다. 이런 권리 투쟁은 단지 기존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할 뿐이다.

그러나 푸코는 권력 그 자체를 문제 삼는다. 소위 과학적이라고 간주되는 고유한 권력의 효과에 저항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효과는 집에 들어오면 손을 씻고, 지하철에서 기침하는 사람을 피하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정신을 문제 삼는 등의 행동을 통해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알게 모르게 우리의 모든 행위는 의학과 정신분석학 등의 소위 과학적 앎에 의해 포획되어 있는 것. 그래서 푸코는 외친다. 아무런 의심 없이 행하는 나의 품행을 전면 다시 생각해보라고!

 

2. 주권 모델과 전쟁 모델

권력에 대해 소유하거나 교환될 수 있는 무엇이라 착각하여 권력자와 신하의 고정된 이미지를 벗어나기가 힘들다. 그래서 권력 투쟁은 억압에 대한 저항이라 생각한다. 동시에 나 자신은 자유롭다고 여긴다. ? 나는 주권을 가진 국민이고 무언가에 저항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법 앞에서 평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도 법 자체는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투쟁은 주로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이나 노동자의 권리 투쟁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푸코가 말했듯 법은 전쟁의 결과이다. 실제의 전투, 승리, 학살, 정복에 의해 생겨난 것이지 자연적이거나 선험적인 무엇이 절대 아니다. 법은 항상 권력을 옹호하고 지배와 예속을 실어 나르는 운반수단일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항상 합법과 불법이라는 승리자들의 법률안에서 권리를 찾는다. 즉 주권이라는 법률적 덫에 걸려 권력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우리가 권력의 끝에서 권력을 포착하고, 타인을 예속하는 차원에서 어떤 신체가 생산되는지 보며, 권력을 전면적이고 동질적인 것이 아닌 순환하고 작동하는 것으로 본다면 개인이 권력에 대립하는 것이 아닌 권력의 첫 번째 효과 중의 하나임을 알게 된다. 그건 위에서 언급한 권력의 효과인 자신의 신체만 봐도 알 수 있다. 각종 규율에 알아서 복종하는 주권을 가진 예속적 주체들. (주권과 규율이 권력의 두 부분인 것) 고로 우리가 이 권력에 저항하려면 비규율적 권력을 추구하되 지금처럼 주권을 지향해서는 안 된다.

그럼 어떻게? 푸코는 반규율적이고 주권의 원칙도 아닌 새로운 법으로서 전쟁 모델을 제시한다.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라는 법률적 모델을 깨고 전쟁 모델을 보여주는 것. 푸코가 말하는 전쟁의 이미지는 니체의 글에 잘 나타나있다. 너희들은 자신들의 적을 찾아내어 전쟁을 벌여야 한다. 너희들의 사상을 위한 전쟁을! ... 평화를 사랑하되, 또 다른 전쟁을 위한 방편으로서 그것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긴 평화보다 짧은 평화를 더 좋아해야 한다. 내가 너희들에게 권하는 것은 노동이 아니라 전투다. 내가 너희들에게 권하는 것은 평화가 아니라 승리다.”(<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73) 여기서 전쟁은 평화를 좀 먹는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용맹한 전사의 투쟁이다.

중요한 건 이 전쟁이 법, 국가, 제도, 질서를 포함한 모든 권력의 동인이라는 것이다. 모든 권력이 전쟁의 결과인 것. 바로 여기에 저항의 지점이 있다. 이 법이 전쟁의 결과라면 역으로 이 법 역시 또 다른 전쟁에 의해 뒤집힐 수 있음을 말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고로 우리가 찾아야 하는 것은 전쟁의 지점이다. 사회체는 자연의 필연성 혹은 기능적인 요구의 지배를 받는다고 우리에게 믿게 하려 애쓰는 그 거짓말 밑에서 ... 전쟁을 다시 발견해야만”(70) 한다. 물론 한 번의 전쟁으로 끝날 수 없다. 그것이 무엇이든 영구적인 진실은 없기 때문이다. 전쟁은 계속되어야 한다. 즉 우리는 전쟁을 일으키는 주체”(73)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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