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30 22:08

3.26 절차탁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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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감시와 처벌> 1장과 <비정상인들>1,2,3강을 읽으면서 염두에 둘 것은 두 가지라고 합니다. 첫 번째는 권력, 그리고 두 번째는 신체. 

<감시와 처벌>과 <비정상인들>에서의 푸코를 두고 고고학에서 계보학으로 넘어왔다고 합니다. 고고학이 어떤 대상이 출현하는 가능성의 조건을 기술한다는 점에서 다소 정태적이라면, 계보학은 조건들이 어떤 원인에 의해 변환되는가를 추적하여 설명한다고 합니다. 예컨대 <감시와 처벌>과 <비정상인들>에서 정신의학과 법률이 연결된 정신감정을 추적하는 작업에서 그 연결의 동력으로 권력을 제시하는 셈입니다. 그런데 권력이란 흔히 떠올리는 외부에서 강제하는 힘이 아닙니다. 누군가가 소유하는 힘도 아니고 실체로서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권력은 전략, 관계, 기능이라고 합니다. 전략은 상황이 변할 때마다 달라질 수 있으며 관계와 기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관계 안에 내재된, 관계의 효과이자 조건인 권력. 권력이란 어느 한쪽이 소유하는 게 아니므로, ‘권력자를 빼앗아 와야 한다’라는 말은 성립이 안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권력이란 한 가지 모습으로 환원할 수도 없는데다, 내가 강제적인 힘에 따르는 것에는 물론 따르지 않는 것에도 내재되어 있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푸코는 ‘~를 못하게 하는 권력’, 네거티브한 권력이라는 개념에 대해 반대합니다. 오히려 권력은 무엇인가를 하도록 만드는 포지티브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정하게 행동하도록 하는 포지티브한 권력 테크닉. 근대의 권력은 억압하는 기술에서, 권력을 내면화 한 주체들을 생산하는 권력으로 넘어갔다고.


그렇다면 왜 신체인가? 근대 이전의 권력은 잔인한 신체형에 처하면서 자신을 과시했다고 합니다. <감시와 처벌>에 나오는 그 끔찍한 형벌은 봉건사회의 권력, 즉 왕권의 보복이자 과시이며 일종의 본보기와 같은 가시적인 권력의 행사였습니다. 하지만 푸코는 다미엥의 끔찍한 형벌 바로 뒤에 신체에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대신 5분 간격으로 모든 것을 움직이는 교도소의 수칙을 보여줍니다. 신체를 잔인하게 고문 하기는 커녕 손도 대지 않으니 권력이 신체에 미치지 못하는 단계로 넘어간 것일까요? 하지만 푸코는 잔인한 신체형이 사라지더라도 여전히 신체는 문제된다고 합니다. 오히려 신체에 더 세세하게 파고들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무슨 말인가 하면, 근대 권력은 신체에 제약을 두지 않습니다. 대신 신체를 규격화 합니다. 신체형의 신체는 가시화의 효과를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장소였습니다. 법을 지키지 않으면 법을 만드는 권한을 가진 자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하여 모진 고문을 받고 형장에 끌려갔습니다. ‘내 말 듣지 않으면 죽어~’ 와 같은 형벌 하면 흔히 연상되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근대의 규율권력을 신체를 통해 자신을 과시하지 않습니다. 규율권력을 신체에 새겨집니다. 처벌하는 대신 관리, 훈련, 감시하는 권력은 신체에 처벌을 가하는 대신 품행을 문제 삼습니다. 법을 위반하면 그 위반한 사실이 아니라 위반하는 주체의 욕구와 심리를 문제 삼고, 곧 그 사람의 삶 자체를 문제 삼기 시작합니다. 고전주의 시대에 권력이 생사여탈권, 즉 죽일 권리를 말한다면 근대 권력은 생명 권력이라고 합니다. 즉 살아 있는 한, 그 생명은 훈련받고 감시받는 것입니다. 마치 양이 목자를 따르듯. 양은 다른 곳에 갈 자유가 있지만 목자를 따라갑니다. 그를 따라가는 게 더 이롭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권력은 이제 “현실을 생산하고, 대상의 영역과 진리의 의식을 생산”합니다.


권력이 내재적인 힘이자 진리를 생산하는 매커니즘이라니, 그렇다면 인간은 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드는, 대한 다소 암울한 전망 같습니다만 푸코가 제시한 권력 개념은 결국 어떤 계기로 전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저항의 지점을 제시한다고 합니다. 권력은 상황에 따라 변하는 관계이며, 시대를 초월하여 같은 모습일 거라고 생각하는 신체 역시 변화하며 역사를 갖는다는 것입니다. 푸코가 구성하는 개념들이 어떤 지평을 열어줄지 주지하며 읽어가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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