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11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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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역사>의 배경

 

<성의 역사>에서 푸코는 성이 억압되어 있다는 가설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가 의문시하는 이 가설은 그 시대에 지배적이었던 프로이트-맑스주의자인 라이히와 마르쿠제에 기원한다. 라이히는 프로이트의 제자로 맑스가 놓친 대중의 정서구조와 이데올로기를 프로이트로 극복하고자 했고, 마르쿠제는 자본주의와 문명이 어떻게 인간을 억압하는지에 관심을 보였다. 중요한 건 이 둘이 말하는 성에 대한 전제이다. 그들은 성을 본질적인 무엇으로 보고, 그것이 억압되어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성 해방을 주장한다. 그러나 푸코는 이 두 가지 전제를 모두 거부한다. 푸코에겐 아주 개인적이고 원초적이라 여겨지는 성 조차 역사적 형성물이고, 그런 성이 억압되어 있다는 가설을 재검토하고자 한다.

그런데 왜 라이히와 마르쿠제는 성이 억압되어 있다고 전제하는 것일까? 프로이트에게 인간은 충동을 가진 존재이다. 인간의 충동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에로스로 나타나는 삶의 충동과 공격성의 양상을 띠는 죽음 충동이다. 이런 충동은 쾌락을 불러일으키고 인간은 본질적으로 그런 쾌락에 지배(쾌락원칙)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프로이트의 생각이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각자의 쾌락을 충족시키고자 한다면, 사회는 제대로 굴러가지 못할 것이다. 고로 현실을 유지하려면(현실원칙) 자신의 쾌락은 억제되어야만 한다. , 충동을 포기해야만 문명사회를 이룩할 수 있는 것. 그런데 충동을 포기하면 인간은 불만족스러운 상태가 되어 이상 징후를 드러내게 된다. 라이히는 이런 초기의 프로이트를 적극 받아들인다. 그리고 사회제반에 존재하는 병리현상의 원인을 이런 성의 억압에서 찾는다. 생물학적 충동 혹은 윤리적으로 규범화된 충동이 억제되어 병리적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 고로 성을 억압하게 만드는 국가 제도, 종교적 금욕을 비판하는 운동이 필요하고, 개인은 충동을 자가 조정할 수 있는 윤리를 스스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푸코는 라이히, 마르쿠제의 이런 성 억압 가설을 통해서는 어린이 성처럼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많고, 저항지점이 수동적이라는 점에서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성의 역사>를 통해 설명한다.

 

사회를 보호하는 정신의학

 

오늘날 정신의학이 개입하지 않는 부분은 거의 없는 듯 보인다. 범죄자의 심리, 피해자의 치료, 아이들 행동의 원인까지 정신의학적 지식이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런데 푸코는 자명하고 과학적 앎인 정신의학이 사실 권력의 메카니즘에 의해 만들어진 역사적 생산물임을 312일과 319일 강의를 통해 증명한다. 우선 정신의학이 어떻게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게 되었는지를 밝힌다. 초기의 정신의학은 착란을 일으키는 사람에게 국한된 것이었다. 그런데 정신의학이 칸과 미셰아에 의해 충동-상상-쾌락의 새로운 연결선을 그리게 된 이후 그 대상이 모든 사람들로 확대된다.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은 충동이 어떻게 섹슈얼리티와 만나게 되었는가 이다.) 칸은 성적 충동은 자연스러운 것이나, 과하면 왜곡되어 정상을 일탈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칸이 이 일탈의 요소로 상상력을 꼽았다는 것이다. 일탈의 원인이 상상이 되는 순간 정신의학의 권력은 모든 이들로 확대된다. 이렇게 칸이 충동과 상상을 연결시켰다면, 미셰아는 충동과 쾌락을 연결시킨다. 그는 시체를 훼손하고 그 시체를 통해 성적 욕구를 만족시킨 병사 베르트랑의 사건을 통해 착란 없는 광기를 이야기한다. 어떤 착란적 증상도 없는 그의 이상 행위는 미셰아에 의해 쾌락을 생산하는 성적 충동으로 설명되고, 정신의학은 상상뿐만 아니라 쾌락까지 손에 넣게 된다.

두 번째는 정신의학이 어떻게 일반화될 수 있었는가 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건 어린 시절의 발견을 통해서이다. 푸코가 주목한 샤를 주이 사건은 예전부터 흔하게 발견되었던 평범한 사건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 행위를 사람들이 문제 삼기 시작했고, 심지어 고발까지 하게 되었다. 일상적 행위가 비정상화의 범주로 정신의학화 된 것. 여기서 중요한 건, 정신의학이 불연속적 충동이었던 코르니에 사건을 넘어, 결정적인 일탈을 보장하는 항구적 상태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건 지금까지의 과도함이나 욕구 충족의 비상식성이 아니라 억제의 결함과 백치성이 문제가 되는 것. , 그들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어린아이 같다는 것이다. 이렇듯 정신의학은 어린 시절을 특별한 위치에 놓아 모든 성인을 다 문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 정신의학은 유년을 자신의 앎과 권력의 조준점으로 삼음으로써 비로소 널리 대중에 일반화되었다. 다시 말하면 유년은 정신의학적 앎과 권력의 일반화를 위한 역사적 조건이었다.”(비정상인들 364)

이렇게 일반화된 정신의학은 충동을 제어할 수 없는 모든 행위를 정신병으로 넣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지점이 정신의학에 아주 중요하다. 왜냐하면 행위를 문제 삼게 된 순간부터 병을 치료하는 문제가 부차적인 것이 되고, 정신의학은 의학에서 독립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의학으로 편입되고 싶어 했던 정신의학이 그것을 벗어나 의학과 동등하게 기능할 수 있게 된 것. 이제 정신의학은 1. 일탈적 행위를 병의 증상이 아니라 이상 징후로 묘사한다. 고로 직접 증상으로 드러나지 않는 광장공포증, 밀실공포증 같은 각종 공포증이 생산되고 정신의학의 범위는 점점 커진다. 2. 착란의 문제를 재평가하여 쾌락, 충동과 연결시킨다. 3. 상태라는 이상한 개념을 출현시켜 사후적으로 모든 문제를 설명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이상 행위를 한 사람의 가족, 유전을 통해 그의 상태가 이상 행위를 할 수밖에 없다고 사후적으로 설명해버리는 것.

그리고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정신의학은 비정상을 의학화하고, 사회 전체를 수호하는 역할과 동시에 유전 개념에 의해 가정의 섹슈얼리티에 간섭할 권리를 스스로에게 부여했다. 정신의학은 사회를 과학적으로 보호하는 학문이 되었고, 인류를 생물학적으로 보호하는 학문이 되었다.”(비정상인들 377) , 개인의 이상을 관리함으로써 최고의 권력이 될 수 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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