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02 22:29

10.08 수업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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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일 절차탁마 시즌2 "니체를 읽자" 개강 무사히 마쳤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개강인지라 전원 빠짐없이 참석, (이게 칭찬할 일인지는 모르겠으나...ㅎ) 현옥쌤과 미영쌤이 부쳐주신 맛있는 전을 간식 삼아 인트로 강의 진행했어요. 앞으로 1년간 가져가야 할 웬만한 개념들이 다 나와버린 어마무지한 시간이었죠. '초인(위버멘쉬)' '영원회귀' '힘' '권력의지' '반시대성' '디오니소스/아폴론' '독일적인 것' '병/건강' 등등... 이걸 다 이해하고 자기 식으로 풀어내고 활용하는 게 우리들의 목표...지만...;; 끙.

  암튼 서른 살 이후 딱 10년간 정말 미친 듯이 철학하고 기존의 가치체계와 이미지들을 망치로 두드려 부순 그의 에너지에 새삼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바그너에서 볼테르로, 또 스피노자로, 끊임없이 어떤 사유와 철학을 통과하며 치렀을 전투에 대해, 그리고 병적인 신체 상황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건강한 상태를 획득할 수 있었던 삶의 의지에 대해. ("힘들게 위액을 토하게 하는 사흘 동안 지속되었던 편두통의 고문에 시달리는 와중에 - 나는 변증론자의 탁월한 명석함을 갖추고 있었으며, 사물에 대해 아주 냉정하게 숙고했다. 그보다 양호한 상태였더라면 나는 그렇게 숙고하지 못했을 것이고, 그럴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예리하지도 냉정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내 생명력이 가장 낮았던 그 해는 바로 내가 염세주의자임을 그만두었던 때였다: 나의 자기 재건 본능이 내게 비참과 낙담의 철학을 금지해버렸던 것이다......" <이 사람을 보라> 중) 

  함께 읽은 들뢰즈의 글에서 포인트는 아마도 '힘'과 '권력'이라는 두 축을 따라 전개된 니체 철학에 대한 대강의 소개일 텐데요, 이거 좀 어렵습니다. (옆자리에 앉았던 아람씨가 난감해하는 기운이 솔솔 풍겨왔더랬지요) 거칠게나마 이해한 바로는 우선 어떤 사물이나 정신, 현상의 실존을 가능케 하는 것은 들의 상태와 유형이라는 점. 따라서 특정 사회나 그 사회의 구성원을 보고자 할 때는 힘들의 유형이 분석되어야 하며, 그 방법으로서 제기되는 것이 기호학(언어학, 문헌학)이 된답니다. 말해진 어떤 것, 그것이 곧 말하는 자의 실존 양식을 표현하는 바, 힘들의 징후이기 때문. 예컨대 기독교에서 말하는 '가책' '구원' 등의 개념으로부터 반동적 힘들의 유형/노예들의 철학 읽기. 

  두번째 축인 권력 개념이야말로 니체 철학의 결정판인 듯합니다. 앞의 힘 개념을 전제로 했을 때 여기서 권력이란 '힘들 간의 관계'를 의미하는 것이 됩니다. 음...이거이 무슨 소리일까요;; 앞으로 보겠지만 니체가 '권력의지'란 말을 정말 자주 쓰는데, 이는 권력을 향한 의지, 권력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 따위가 아니라네요. 니체 철학에서 권력이란 하나의 사건이나 현상을 가능케 한 다양한 힘들 사이의 관계, 얽힘이라는 것,(여기서 푸코의 권력 개념이 오버랩되지요) 하여 권력의지란 권력을 추구하는 행위가 아니라 차라리 살아 있는 모든 인간이라면 가지게 마련인 '힘에의 의지(will to power)'로 이해되어야 한답니다. 모든 존재는 특정한 힘들의 장 안에서 특정한 것을 택하고 특정한 방식의 삶을 살잖아요. 이것이 모두 자신의 권력의지의 표명이라는 말인 듯해요. 그러니 원한에 차서 살거나 자책하며 스스로에게 벌을 가하는 자들, 이들 역시 자기들 나름의 권력 의지를 발현하고 있는 거라고 봐야 하는 거라는. 이렇게 써놓고도 실은 저도 정리가 썩 잘되지 않는데요, 뭐 우리에게는 1년이라는 시간이 있으니, 너무 안달복달하지 말자구요 ㅋㅋ


  자, 암튼 이런 난해하고 낯선 이야기를 이해하느라 두 시간이 후딱 가버렸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읽을 책은 정말 만만치 않을 듯.

같이 읽고 이야기하며 그래도 이럭저럭 가다보면 멀미도 좀 잦아들겠죠.

서로 다독이며 잘 가봅시다.


  수업 중에 공지한 대로 다음 시간에는 <비극의 탄생> 중 '음악정신으로부터 비극의 탄생' 1~10장 읽습니다. 니체의 문장이 낯설대로 낯선 우리로서는 세 번이고 네 번이고 재차 읽는 수밖에 없겠어요. 많이 많이 읽고 궁금한 것들 정리해보세요.

토론자인 문정, 아람, 효진, 수경, 제리, 태람, 은영은 다음주 2시공통과제 들고 만납시다. 과제 어떻게 쓰는지는 알고 계시죠? 세 부분 베껴 쓰고, 이로부터 하나의 문제를 만들고, 이로부터 자신의 생각을 전개하면 된답니다. (말은 쉽죠 ㅋㅋ) 암튼 첫 시간이니 긴장 빡 들어간 채 만나요 우리.


  다음 시간 간식은... 어제 제가 미리 말씀을 못 드렸는데, 출석부 순서대로 했을 때 쿤우쌤과 태람입니다. 나중에 따로 또 말씀드릴게요.


자, 그럼 다음 시간에 만나요.



 

  • 채운 2014.10.02 22:45

    맛이 너무 깊고 묘하면, 이런 이런 재료들이 들어갔다고 아무리 말해줘도 그 맛을 깨닫기까진 시간이 좀 걸리죠.(덕순, 힘내!^^ 옆에 앉은 반장도 정리가 잘 안 되고 있으니ㅋㅋ) 공통과제는 반드시 전날 자정까지 올리는 걸로 약속하죠. 그래야 제가 글을 코멘트할 수 있습니다. 모쪼록, 니체의 망치질 덕분에 심신의 맷집이 강해지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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