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21 15:15

[8.20] 수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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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는 헬레니즘 시대의 자기배려를 주목하는 것 같다. 특히 신플라톤주의가 『알키비아데스』에서 정치적인 것과 정화淨化적인 것이 구분됨을 주목한다. 신플라톤주의에서는 자기인식이 특권화 된다(자기 배려를 위해서 자기인식이 필요). 플라톤에게는 정화와 정치적 절차 사이의 차이가 없다면(자기배려와 타인배려가 다르지 않음.) 신플라톤주의에서는 두 경향이 분리되고 정치적 목적을 갖는 자기 인식과 정화의 목적을 갖는 자기 인식이 더 이상 일치하지 않고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 그리고 헬레니즘 시대의 자기배려의 특성상 타인을 통치하기 위한 자기배려보다 자기를 위한 자기배려. 자기배려의 자목적화를 중시한다. 아마도 여기서 푸코는 이 시대, 타동-주체화된 주체들을 능동 주체화 할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여기는 듯 하다.

기원 후 1, 2세기가 되면 플라톤에게서 분리될 수 없었던 타자배려와 자기배려가 분리된다. 자기배려는 이제 타자나 도시국가를 위한 연결점, 중개점이 아니라 자기가 자기배려의 유일하고 궁극적인 목표가 된다. 자기배려의 목표는 자기자신. 도시국가를 위해서라거나 타인을 통치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견유학파, 스토아, 소크라테스주의자, 에피쿠로스, 등은 생활의 기술과 자기배려의 동일시 했다. 푸코는 이를 “철학이 영성에 흡수”되었다고 한다. 자기 삶의 변형을 위한 자기배려는 당연히 수련을 요구했다. 이때부터 “수양”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헬레니즘 시대는 “수양”이 본격화 된 시기라 할 수 있다.

수양의 목표는 무엇인가? 그것은 “구원”이다. 그것도 자기구원. 그리스어원으로 봤을 때 구원은 다른 곳으로의 이행이 아니었다. 자기자신을 구원한다는 것은 어떤 외부의 공격에도 자기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여 안정과 평화를 얻는 다는 것, 아타락시아(자기 제어), 아우타르케이아(자족)등을 얻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다. 이들에게 구원은 오직 자기에 도달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구원하는 것이었다. 헬레니즘 로마의 철학적 구원에서 자기는 구원의 동인, 대상, 수단, 목적이었다. 플라톤적인 도시국가 매개한 구원도 아니고 자기포기를 내포하는 중교적 구원도 아니다.

푸코가 고대의 주체화 양식을 연구하는 이유는 주체의 변형 없이 진실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었다. 나의 앎이 나의 진실인가? 근대적 주체는 주체의 변형 없이도 내가 무언가를 안다고 여긴다. 그러나 그것이 내 진실은 아니다. 푸코에게 진실을 소유했다는 것은 삶의 양식이 그 진실에 의해 변형됨을 말한다. 데카르트적 인식은 진실 접근이 아니라 대상 영역의 인식이다. 따라서 푸코는 이런 대상 인식에 머무르는 앎이 아니라 철학과 영성이라는 축에 입각해 거대한 변형을 연구하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원후 1~2세기는 자기배려가 “자기로의 회귀”를 중심으로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타인 통치를 위한 자기배려의 필요성이 아니라 자기를 배려하면 타인배려는 부수적으로 완성되는 것으로 관계가 역전된다고 한다. “자기로의 회귀”가 먼저다.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 가기(전향)에서 보이는 엄밀하고 철저한 일종의 행동 도식이 수양이다. 푸코는 이 자기에게로 돌아가기 즉 전향없이 혁명은 없다고 한다.

푸코는 에피스트로페(행동의 변화)와 메타노이아(정신의 변화)를 비교한다. 메타노이아는 단번에, 극적인 변화, 악마의 지배에서 신의 지배로의 이행, 자기 포기의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자기로의 방향전환이라는 에피스트로페와는 의미가 전혀 다르다. 에피스트로페는 단절이라기보다는 은거의 의미가 있다. 물러나서 자기로 회귀하기. 메타노이아와 달리 에피스트로페가 보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전향은 궁극적으로 자기에 도달한다거나 되돌아가는 행위다. 기독교의 개종이 자기 내에서의 단절과 변동의 형태를 가지며 결과적으로 타동-주체화라고 한다면 헬레니즘로마 시대 철학에서 전향은 능동- 주체화라 할 수 있다. 단절이 아닌 평생을 걸쳐 하는 길고 연속적인 절차.

자기 자신에게 시선을 돌릴 때 시선은 ⅰ)타자들의 시선에서 해방 ⅱ) 시선을 세계의 사물에서 해방시킨다. 쓸데 없는 호기심, 소문 등에 신경쓰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 일어나는 것을 응시하라. 이것은 주체를 인식의 장으로 열어 주체를 주해하고 해독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타인에게 관심 끄라는 것은 자신의 사유를 자신의 행동에 더 집중시키기 위한 것이다. 여일하게 자신에게 집중해서 자기자신에게 도달할 것.

진실과 주체의 관계에서 견유주의자들은 훌륭한 운동선수가 몸을 숙달하듯 삶에 유용한 지식을 숙달해야 한다고 말한다. 굳이 알 필요 없는 지식을 알려고 하지 말고 주체와 주체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과의 관계를 알아야 한다. 이런 앎은 획득하자마자 주체의 존재 방식을 변형 시킨다. 이런 앎 덕분에 나는 나 자신을 더 존중하고 평정 속에 자신을 정착시킬 수 있다. 교양은 진실된 바일 수 있어도 주체의 존재 방식을 전혀 변형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무용하다. 유용한 지식은 주체의 상태를 변화시키는 앎이다.

푸코는 이 시기 지식과 진리는 주체의 에토스(성품)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지금은 전~혀 안 그렇지만) 에토스는 한 개인의 존재 방식, 실존의 방식을 만들기, 생산하기, 변형시키기를 의미한다. 지식과 인식이 하나의 형태를 가질 경우 인식이 에토스를 생산하면 유익하다고 본다. 유익한 앎이란 단정적이고 동시에 정언 명령적인 관계적인 앎의 방식이며, 주체의 존재 방식에 변화를 발생시킬 수 있는 앎의 방식 이다.

에피쿠로스학파의 입장에서 앎은 푸지올로지아(생리학)이다. 푸지올로지아는 자기 실천을 위해 철학적으로 관여적이라는 한에서 자연에 대한 앎의 방식이다. 푸지올로지아는 교양적 지식(파이데이아)가 아니다. 푸지올로지아는 1) 준비시킨다의 의미. 준비란 외부세계에서 올 수 있는 동요와 유혹에 저항하게 하는 것이다. 자긍심이 강하다는 것은 푸지올로지아의 도움으로 겁먹지 않은 개인의 상태를 지시한다. 신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한 자. 에피쿠로스는 여기에 중요성 부여한다. 푸지올로지는 개인에게 과감성과 용기를 주고 그에게 부과되는 무수한 신앙에 맞서게 하며 지배하는 권위와 맞설 수 있는 대담성을 갖게 해준다. 푸지올로지아는 2) 자족을 말한다. 자기 자신 이외에 다른 것이 필요 없고 그와 동시에 개인은 자기 자신과의 충만한 관계 속에서 쾌락과 관능을 체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3) 자기 고유의 재산에 대해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러므로 푸지올로지아는 지식의 분야가 아니라 인간 행실의 원리, 인간 자유를 작동시키는 기준의 역할을 한다.

에피쿠로스가 언어의 자유를 말할 때는 파르헤지아를 말한다. 이것은 말의 자유가 아니라 스승 자신이 알고 있는 진실된 바들 가운데서 제자를 변화시키는 작업을 위해 유용하고 효율적인 바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테크닉이다. 진실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예언적으로 주체의 존재 방식을 그 자체로서 변화시킬 능력이 있는 자연의 진실을 말하는 것, 바로 이것이 생리학자의 기술과 자유이다.

주체의 변형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것은 또한 의학과 유사하다. 이것이 바로 푸지올로지아의 뜻. 자연에 대한 인식은 푸지올로지아 내에서 등장하고 변형되어 그 결과 세계에 대한 앎은 주체가 자기 자신에게 가하는 작업 내에서 주체에 의한 자기 변형에 관여적이고 실제적이며 유효한 것이 된다. 그러므로 사물에 대한 앎과 자기 자신에 대한 앎의 대립이 있을 수 없다. 이들에게  , 진실, 혹은 진리는 주체에게 충격을 주어야 한다. (역시 우리와 다른 점)

헬레니즘 시대 자기배려의 특징은 1) 평생을 걸쳐 해야 하는 자기배려. 2)신분획득과 무관하다. 자기배려에 새롭게 부과된 개념이 자기로의 전향이다. 자기로의 전향과 관련된 표현으로 자신으로 되돌아가기, 자신으로 돌아오기, 자기 자신으로 귀환하기등이 있으며 주로 항해에 비유된다. 수 많은 예측 불가능한 위험과 마주쳐서 복락의 장소로 유도하는 여정이며 목표에 잘 도달하려면 일정한 앎과 테크닉, 수완을 전제하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것이 앎. 자기 미학을 완성시킬 수 있는 앎. 푸코는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것이 이런 앎이라고 생각한다. 정치 권력에 대한 저항의 일차적이고 궁극적인 지점이 없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자기 윤리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고 근본적이며 정치적으로 필요 불가결한 임무 이며 통치성(역전 가능한 관계의 총체로서의 권력에 대한 분석)에 대한 분석은 자기와 자기의 관계에 의해 규정된 주체의 윤리를 참조해야 한다. ”

자기배려의 헬레니즘 모델의 특징은 1) 자기배려와 자기 인식을 동일시 하지 않고 자기배려를 자기 인식 속에 함몰시키지도 않는다. 자기배려를 강조하고 특권화하며, 자기 인식과 관련하여 자기배려의 독자성을 유지 시킨다.  2) 기독교 모델과 달리 자기 포기를 지향하지 않고 자기를 도달해야 할 목적으로 구축한다. 기독교 모델은 헬레니즘 모델을 수용하고 다듬은 것이다.

헬레니즘 시대 모든 지식은 생활의 기술이어야 한다는 것이 스토아, 견유주의, 에피쿠로스의 공통 테마였다이 시대 자기 배려는 노년에 절정을 이룬다. 늙는다는 건 자기 자신의 정념을 극복하고 역경 앞에서 굳건하며, 유혹을 이기고 목표를 자기 자신의 정신으로 설정하고 죽을 채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從心所欲不踰矩의 상태?)자기 자신의 예속으로부터도 벗어난 상태를 향해 수련해야 한다.

플라톤주의 운동에서는 다른 세계를 응시하기 위해 이승 세계를 벗어나는 데 있는 반면 세네카가 정의한 스토아주의 운동은 완전히 다르다. 오히려 우리 자신이 있는 지점에서 후퇴하는 것이 중요하다.(은거) 저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볼 수 있다면 지금 여기의 일희일비에 동요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되면 붓다의 말씀과도 비슷한 헬레니즘 시대 철학자들의 말.. 그리고 그들의 삶. 아침에 일어나서 정신 없이 일하고 저녁에 쓰러지듯 잠드는 삶을 살아야만 먹고 살 수 있게 만드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은거하고 생각하는 삶, 자기배려를 하는 주체들을 어떻게 노예로 부리겠는가? 말로는 인적자산이라하고 너 자신이 기업가라고 하지만  사실은 노예가 아닌가? 정치는 자기들끼리 합의하고 우리보고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저 정당정치의 무능함을 계속해서 봐주고 있어야 하지 않는가? 우리는 국회의원이 아니라는 이유로드러운 세상! 이걸 계속 봐주고 있어야 하는지.. -_-;

  • 채운 2014.08.22 00:40

    잘 정리했는데, 마지막 멘트는 뭐지? '우리는 국회의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 이건 뭐지? 봐주고 말고 그런 문제가 아니잖니. '자기배려'를 정리했다면, 그 개념이 어떻게 정치적으로 현실화될 수 있을지, 정리하면서 새롭게 떠오른 문제를 제기했다면 좋았을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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