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강의실 만석의 쾌거를 이룬 1월 7일 개강날이었습니다! 간식도 풍성했고 자리도 꽉 차고, 그래서 전 뭔가 가슴이 뻐근할 정도의 각오랄까 그런 게 생기던데요 ㅋㅋ
2학기 첫번째 수업은 다들 어떠셨는지? 그날 이후 스스로의 사유와 습속에는 어떤 시큼한 식상함이 있는지 혹 생각해보셨는지? ^^
지난 시간은 아무래도 첫 번째 시간인지라 1권으로 바로 돌입하지 않고 <즐거운 학문>과 <차라투스트라>를 관통하는 질문을 함께 사유해보고, <즐거운 학문>의 서문을 함께 읽어보았습니다.
수업 내내 강조된 이야기는 '내 안의 상투성과 싸우라!'는 것.
남들 향해 눈을 희게 뜨고 보기 바쁜 우리와 달리, 니체가 그의 철학을 통해 보여준 것은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 대해 잘 경멸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내 안에 있는 낡은 습속들, 제대로 질문해보지 않고 받아들인 수많은 약속과 관습에 대해 근본에서부터 들여다보고 질문을 던지라는 거죠. 지난 학기와 연관해서 생각해볼 때, 니체에게 있어 비윤리적인 삶이란 바로 생각하지 않는 삶, 질문하지 않는 삶인 듯합니다. 사유와 질문에 대한 무능함이야말로 인간을 시들시들한 병자로 만드는 주범이라는 거죠. 그렇게 하여 대다수의 사람들이 군소리없이 명령을 따르고 밥을 얻어 먹지만 매일같이 속으로 우는 노새와 같은 신세로 전락합니다. 고통이 두려워 안온함을 택하고 관습과 도덕을 따라 사는, 문명화된 사회 속의 '선량한 시민'들은 실상 노새와 다를 바 없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스스로 택한 그 안온함 덕에 스스로의 능력을 매일같이 약화시키고 있다는 사실. 사유할 틈 없이 습관만으로 채워진 삶은 점점 더 우리 자신을 건강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그 대신 아렌트가 말한 '악'에 가까이 다가간답니다. 그녀가 한 말, 참 인상적이지요. 우리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 매우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상식적으로 말하던 사람, 바로 그 평범한 남자가 수많은 유대인을 죽인 나찌 아이히만이다...
아무래도 니체를 읽는 내내 '그려 우리는 약자인가봉가' 이러고만 있을 뿐, 진실로 우리 자신에 대해 깊이 숙고하고 경멸하는 데 있어 많이 게을렀던 듯합니다. 번지르르한 말로 하는 요약이나 평가는 자제하고, 좀 다른 방식으로 니체를 읽어야 할 듯. '나는 안 돼, 힘들어'라고 사뭇 자조적인 뉘앙스로 말하며 안간힘 써 지키려 했던 바로 그 부분을 헤집고 드러내보는 한 학기가 되어야겠습니다. 요컨대... 겁내 험난하고 말도 안 되는 한 학기가 이제 막 시작되었다능!
다음 시간에는 2부 읽어오심 되고요, 수업은 1권과 2권 함께 '예술과 인식'이라는 키워드로 진행됩니다. 새로 오신 분들, 공통과제는 숙제 게시판에 꼭 올려주시고요 ^^
자세한 후기는 윤차장님.
간식은 간만에 태욱쌤, 그리고 간식 데뷔하시는 김지은 쌤!
자, 그럼 14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