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6 01:48

1203 니체 후기

조회 수 1262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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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놀을 다 읽었네요.. 어느새..

멋지네요.. 지하를 뚫고 들어간 철학자가 만난 것은 바다, 섬, 훨훨 나는 나비, 그리고 높이 나는 새.

철학의 이미지를 바꾼 니체. 그래서 니체의 책은 정리하고 외워야할 책이 아니라 두고두고 곱씹어보고 생각해보면 나날이 다른 이미지로 다가 오는 것 같습니다. 니체도 자기 책을 가끔 펴서 읽기 위한 책이라고 규정합니다.


<아침놀>이라는 약을 똑같이 복용했는데 그 효과는 저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이것이야말로 "만병통치약"입니다!라고.. 토론에서는 뭐 이런 얘기들 했습니다. 

그리고 니체는 철학에서 "즐거움" 그리고 "치유"를 말하는 것 같다...철학은 무엇보다도 "즐겁게 만들고자 한다" 니체도 철학은 안빈락도였을까요? 가장 값싸고 무해한 삶의 방식이 사상가의 삶이라고 합니다. 세상 살아가는 보편적 도덕은 알아도 자기 즐거움이 뭐냐고 물어보면 -_-;;;;;; 이럴 수밖에 없는 우리는  정말..빈곤하구나! -_-; 자기 실력을 믿지 못하고 의심하면 폭동을 일으키지 못하는 근대인, 그러면서 꿰뚫어보기만 하고 유리벽에 갇힌 파리가 바로 우리구나..라는 한탄도 토론에 겸해서... ㅋㅋ 한번도 자기를 위한 공부는 해 본적이 없는 근대인.. 니체의 나비와, 높이 나는 새, 그리고 이 "즐거움"이라는 것이 저는 장자를 연상하기도 해서 또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철학자는 고뇌하는 존재가 아니라 멀리 나는 새. 위험을 무릅쓰고 나는 새라고 합니다. 니체의 철학자는 모험가, 발견자, 선원, 나그네입니다. 니체의 철학은 목적지를 정하고 노정하지 않습니다... 나그네의 방랑. 미지를 향해 가는 모험가. 그리고 자신을 낯선 시선으로 돌아 볼 수 있는 자. "자기 안의 사막, 늪지, 빙산을 탐험해야 한다. 용기가 있느냐?" 이렇게 자신에게 뛰어 들어봐야 거기서 우리는 우리의 쾌활함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아마도 여러가지 외부 조건과 관습으로 굳어진 도덕에 의하지 않고도 자신의 규준 속에서 즐거운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이겠죠. 집과 차와 애인과 자식이 있어야 즐거운게 아니라 그런게 없이도 은밀한 자신만의 즐거움이 있는자... 딴게 아니라 철학자의 삶이다!  디오게네스가 거리에 살면서도 알렉산더 부럽지 않다고 여긴 그런 즐거움이겠죠.


니체는 진리의 이미지도 바꿉니다. 진리가 위안을 주는게 아니라 오류에서 위안을 받았다. 그리고 그리스인들의 특이한 색맹 이야기를 하면서 오류는 틀린게 아니라 오히려 풍부함이라고 말합니다. 세상에 오류가 어딨냐... 새롭게 감각하는 거지...이런 간단한 관점의 변화가 우리에겐 참.... 어렵다..왜냐면 시험으로 단련된 인간들이라서..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의 평가로 자신을 보고, 혼자 있을 때도 고독을 즐길 줄 몰라서 뭔가를 새롭게 감각하지 못하고 언제나 시비를 가리면서 세상을 재단하고 있습니다... 혼자 있어도 참 바쁘죠잉? 진정 고독한 자는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그래서 두려움도 없다고 합니다. 왜 진정 고독한 자는 두려움이 없을까요? 생각해보시죠!


니체는 세상을 확! 바꾸는 혁명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동시대에 프랑스에서 혁명이 수없이 일어나던 때였는데도 세상은 확! 바뀌지 않았거든요. 언제나 앞장서 혁명의 선봉이 되었던 사람들은 토사구팽되고 지배자가 왕에서 의회로 바뀔 뿐이라는 사실은 니체와 동시대 인물인 맑스도 보았던 것입니다. 니체는 말합니다. 오랜 습관에 길들여졌으니 약도 오래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사소한 습관부터 고쳐라... 사회를 혁명하기 보다 차라리 자기에게 뛰어들어 자기를 혁명해라...남의 눈을 의식하고 살지말고..우리에게 주어진 의무를 의심하면서, 자기 삶을 만들어봐라. 이게 니체가 우리에게 전하는 충고인 듯.. 이런 도덕의 공위 시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은 우리 자신이 주인이 되어 실험 국가를 건설하는 것. 우리는 다양한 실험으로 존재한다. 그렇게 존재하도록 하자! 그래서 거대한 체제를 좀먹게 하는 것. 우리의 새로운 혁명전사는 보이지도 않는게 옷에 구멍을 내는 좀..이거나 거대한 나무 기둥을 갉아 먹어 없애는 흰개미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투사는 눈에 띄어 제거되고 마니까 차라리 좀벌레가 되는게 나을 듯! 잡히지 않아요! 그러나 옷에 구멍을 내요..혁명전사보다 더 무섭지 않나요? 그러나 우리의 노예근성은 제발 우리좀 잘 살게 해줬으면...이라고 바랍니다! 


니체가 기존의 도덕을, 진리를 의심하는 것은 부정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폐허를 만들기 위함이 아닙니다. 도리어 자기 안으로 뛰어들어 다시 긍정하는 것을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부정하기만 한다면 아무것도 남는게 없죠. 염세주의를 통해  더 과감해지고 무서운 것이 없어지는 것? 그것이 니체가 바라는 것입니다. 남들이 마시는 물을 마시지 말고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 사막으로 가라.. 거기서 이전의 것은 부수고 새로 너의 길을 가라. 그대신 신중하게, 서둘지 말고 조심해서 가라. 

  • 채운 2014.12.06 14:08

    근데 그 즐거움이란 게 뭘까? 에피쿠로스도 공자도 장자도, 그리고 붓다도 다 즐거움(쾌락)을 말하는데, 그들의 즐거움은 뭐고, 니체의 즐거움은 뭘까? 그걸 세심하게 개념화해보면 좋을 듯. 그래야 철학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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