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다시 한 번 보세요~ 다음 수업은 12월 10일이 아니라 17일! 진행됩니다. 담주 한 주 휴강, 이어 17일 마지막 수업, 그리고 24일 에세이 발표. 착오 없으시길! 지난 시간 안 오신 분들, 10일에 썰렁한 강의실에 혼자 계시면 안 돼요; 전적을 봤을 때 효진씨가 쫌 불안...
17일 담 시간에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2권의 2부 읽어오심 됩니다. 1권 아니라 2권! 이것도 헷갈리시면 안 돼요 >.<
지난 시간에는 라스트로 4, 5권 함께 살펴보았는데요. 음,,, 후기는 조만간 제리 언니가 올려줄 테니 참고하시고요....
개인적으로는 이번에 '바다' 이미지가 유독 인상적이었어요. 5권의 시작도 바다고, 중간중간에도 바다가 계속 나오고(A랑 B랑 대화하다 막판에 가서 느닷없이 '바다로 가세!'라고 외치는 장면이 있죠, 그리고 해안가에는 멋진 식물들과 함께 한 마리 나비가~), 게다가 라스트 씬에서 또 바다. 이번에는 강인한 새의 군단들이 바다 위를 건너 날아가지요. 어라, 이거 한 편의 극시잖아?! 싶어 새삼스레 니체 대다나다! 속으로 외쳤더랬습니다.
수업 시간에 채운 쌤이, 철학과 사유에 대해 니체가 그려 보인 새로운 이미지를 함께 만끽해보길 여러 차례 권하셨죠. 플라톤이나 헤겔(물론 저는 둘 다 잘 모릅니다만;;)에게 있어 인간의 사유란 올바른 지성을 가지고 어딘가를 향해 근접해가는 것이라면 니체에게 있어서는 근접해야 할 대상이 아예 존재하지 않지요. 채운쌤 표현에 따르면 오직 가야 할 곳은 없이 오직 '날갯짓만 있는' 새, 그것이 니체의 철학에서 그려지는 철학자의 모습이라고. 끝내 바다 위로 고꾸라지고 말 운명이지만 그래도 아무 표시 없는 망망대해 위를 날아가는 새의 이미지. 아니, 그럼 왜 떠나는데? 왜 바다 위를 나는 건데? 아 그야 새는 태생적으로 날 수밖에 없는 존재, 존재론적으로 지상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는 존재니까요~ 다시 말해 날갯짓과 비상을 통해 제 힘을 표출하는 게 곧 새라는!
이렇듯 언제나 있던 곳으로부터 '멀어지는 존재', 보장되지 않은 길을 가는 존재라는 점에서 새는 모험을 자처하고 고독을 자처하는 철학자의 이미지와 오버랩된답니다. 니체에 따르면 고독이란 걍 혼자 처박혀 있는 게 아니죠. 채운쌤 표현대로 그것은 자신의 습관으로부터 멀어지는 것, (자신을 포함해)사물에 대한 일체의 익숙한 감수 방식과 거리를 두는 것, 결국 타인의 말로부터 심지어 나 자신으로부터도 떠나는 것. 하여 채운쌤은 붓다의 '무아' '무소유'에 대해 곰곰 생각해보길 권했습니다. (그와 달리 자기 정체성을 고집하고 자기 존재에 목숨 거는, 그래서 작은 일에도 매번 바르르 떨며 스스로 온갖 근심과 번뇌를 빚어내는 존재가 가련한 우리들 ㅜㅜ)
에세이 쓰실 분들, 주제야 각자 정할 일이지만, 일단 '니체의 철학'에 대한 나름의 정리는 해두시는 게 좋을 듯.
아참, 에세이는... <아침놀>을 중심으로 준비하라는 채운쌤의 말씀 잊지 마시고요.
자, 그럼 17일에 윤차장+병선의 간식과 함께 만나요~
+) 지지난 시간에 나눠드린 복사물, 클로소프스키의 니체와 악순환 2장 꼬옥 가져오세요~ 꼬옥꼬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