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아침놀 2권 동정&공감 / 3권 국가 그리고 근대문화 및 제도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니체의 텍스트를 읽을 때는 다양한 뉘앙스를 감지하기 위한 섬세한 눈이 필요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 수업 시간이었죠. 단지 '나도 이래!' '우린 약자야ㅜ' 이렇게 거친 수준의 확인과 자기 고백에 그쳐서야 아무 것도 아니라는. '동정' '감정' '도덕' 등 니체가 사용하는 개념들에 대해 철저히 되묻고 그의 말이 어느 지점에서 나를 강타하는지, 나 자신 어느 지점에서 그의 말에 진동하는지 섬세하게 봐야 한다는. 생각해보니 토론 시간에도 우린 약자야, 약자인걸 뭐 이런 자책 모드였던 듯;;
2권에서 확인했듯 니체는 '동정'이라는 개념을 가지고도 놀랄 만큼 풍부하고 섬세한 결의 사유를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단지 동정 나빠, 동정하면 안 돼, 이런 거 아니라고 채운쌤 내내 강조하셨죠. 니체철학의 특유함은 동정에 대해 사유할 때도 그것을 기존의 도덕주의 원칙(의지와 동기의 문제)이 아니라 취향과 힘의 감정을 가지고 말한다는 것. 우리는 이러저러해야 해, 인간은 마땅히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존재이며 또 기꺼이 그래야만 해, 라는 빈곤한 도덕적 명령(이는 동시에 국가를 지탱하는 체계)은 실상 인간이 행위함에 있어 얼마나 많은 충동과 우연적 조건들의 개입 하에 놓여 있는지를 몰라서 하는 말이라는 게 니체 씨 생각이었죠.(그런데도 우리는 교육받아온 것, 기존의 관습에 의해 여기 얽매여 있죠. 이렇듯 나름 도덕적이고 나름 양심적으로 행동함으로써 이 사회의 유지에 일조하는 우리는, 말로는 아니라 해도 실은 극도의 보수주의자들, 사회를 이렇게 만드는 데 연루된 사람들이라는 아픈 사실...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아파해야 할지도.)
...음, 자세한 후기는 효진이 조만간 올려줄 테고요(효진 보고 있나)
다음 시간(12월 3일)에는 '문화' '철학' '예술' 이라는 주제로 4, 5권 함께 정리 들어갑니다. 이후 12월 10일에 채 다루지 못한 주제로 전체를 볼 거고요(궁금한 것은 이날 다 질문해버립시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도 함께 봅니다. 이어 12월 17일, 에세이 준비 기간. 그리고 12월 24일 성스러운 이브에 성스럽게도 에세이 발표 진행됩니다 허허허
아무튼 다음 주에는 4, 5권 읽으시면 되는데, 공통과제 하시는 분들은 "니체에게 철학이란?" 이 질문으로 작성하시길.
또 하나의 숙제. 나눠드린 복사물 <니체와 악순환>(클로소프스키) 읽어오세요. 혹시 책 사실 분들, 책 있으신 분들, 2장 '충동의 기호론의 기원으로서의 병적 상태들' 읽으심 됩니다. 읽고 책상에 내팽개치지 마시고 이날 꼬옥 들고 오세요.
간식은 쿤우쌤+제리언니.
자, 그럼 모두들 다음 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