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15 12:36

11.19 수업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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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앞으로 진행될 수업에서는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해당 아포리즘들을 읽어나갈 예정입니다. 니체식 글쓰기 앞에서는 이렇게 공부하고 정리하는 게 최선인 듯해요.

하여 지난 시간에는 "도덕의 기원"이라는 주제로 1권을 쭉 훑었지요. (이미 올라온 덕순's 후기 참조하시길. 놀랍게도 수업 시간에 나온 웬만한 이야기들 다 있습니다.) 덕순도 이야기했습니다만, 니체가 반복해 강조하는 것은 기원이란 실상 얼마나 하잘 것 없는 것인가. 도덕을 최고의 진리로 여기고, 도덕이 인간과 인류 문명의 존엄성과 신성함을 증거한다고 믿는 도덕주의자들에게 니체는 동물의 행동 본능에서 유래한 게 도덕 아니냐 묻고 있는 거죠. "뭐라고? 도덕이 지니는 고귀함? 그런 거 읎다!" 니체 자신이 기원이 수치스럽다고 말하는 건 아닐 테고요, 올바른 통찰 없이 그저 맹목적으로 도덕율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니체가 들이미는 그 기원이 수치심을 줄 것이라는 말이겠죠. 이들에게 니체의 말은 그래서 신성모독으로 들립니다. 그런데 니체가 보기에는 이처럼 어리석은 고집이 또 없습니다. 대부분의 인간은 안간힘을 써서 이를 보지 않으려 한다는 겁니다. 자기 몸을 동물적인 것, 본능 이런 것들로부터 최대한 떨어뜨리고 싶어 하는 거죠. 음... 어쩌면 이런 것이 곧 안온한과 안정을 주는 풍습에 기대고 잔혹함과 고통, 광기 앞에서는 일단 달아나고 보려는 겁 많은 대중의 속성을 보여주는 것일지도.그 대표적인 예가 곧 기독교도인지도.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건 사도 바울 이야기. 설명을 듣고 았더니 그제야 니체의 리라이팅이 아주 기막힌 것임을 알겠더군요. 주인공은 간질병 환자 바울. 자기 성질머리 때문에 유대의 율법을 이행하지 못해 스스로 속을 썩이면서도 겉으로는 가장 충실하고 신심 깊은 것처럼 구는 이 사내의 하루하루는 참으로 무겁고 어둡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가 또 한 번 길바닥에서 발작을 일으키고 말죠. 거품을 물고 쓰러진 채 자신이 언뜻 본 환영, 그것을 바울은 자신만의 비전으로 여깁니다. 비전의 내용? 그야 십자가에 못박혀 외치는 한 남자, 이름하여 예수죠. 끽해야 한 작은 종파의 우두머리였던 이 남자가 바울의 환영 속에서 얼굴 위로 잔뜩 빛나는 광채를 내뿜었다죠. 몸을 일으킨 바울은 무릎을 칩니다. 오호라, 이거로구나! 그는 당장에 환영 속의 그 남자에게 자신을 투사하지요. 하여 내심 증오해마지않던 율법을 파괴한 뒤 못박힌, 당시까지 무명에 가까웠던 그 남자를 자신의 교의로 냉큼 끌고 옵니다. 그리고 만방에 설파하는 거죠. 십자가에 못박힌 주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는 죽음으로써 죄를 없애고 구원받았다, 너희 죄 많은 육신을 가진 존재들은 이를 명심해라, 죽은 뒤 네가 받을 심판을 잊지 말아라, 너희 살아 있는 죄인들은 이제부터 죽음 뒤의 영원한 평안와 지복을 위해 그리스도를 따르라, 오직 이를 통해서만 신의 영광에 참여할 수 있다! 자, 이렇게 하여, '최초의 기독교인' '기독교의 발명자'의 농간에 의해 살아생전 예수가 들려주고 보여준 것(이웃사랑, 삶이 천국)은 다 휘발되어버리고 그 대신 죽음과 심판, 죄가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다더라... 는 슬픈 이야기입니다.   

음...이런 글 읽을 때마다 성경 공부를 제대로 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는...



자, 다음 시간 수업에서는 "공감과 동정"을 주제로 아포리즘들을 쭉 살펴봅니다. 주로 2권에서 나온 이야기들이었죠. 우리는 순서대로 3권 읽어오면 되겠습니다.

5권까지 쭉 이 방식으로 나갈 예정이랍니다. 미처 수업시간에 다루지 않은 아포리즘에 대해 질문 있는 분들은 마지막 시간에 하시면 돼요.


다음 주 간식은 태욱쌤&태람.

그럼 다음 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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