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8 13:50

1022 수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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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라 하기엔 1주일이 훅~ 지난 시점이 되어 버렸네요...죄송...암튼... 토론할 때 무슨 얘기했는지부터 생각 해보자면...


먼저 니체가 말하는 "삶에 대한 역사의 공과" 기념비적 역사와 골동품적 역사, 비판적 역사가 무엇인지 각자가 예를 들어 얘기해보았습니다... 예는 물론 지천에 널렀죠... -_-; 문제는 우리 시대도 골동품적 역사와 기념비적 역사의 "과오"에 대해 굉장히 너그럽다는 것? 오히려 애국으로 포장 되는 것이 문제다...라는 얘기를... 그리고 비판적 역사는 역사를 비판적으로 보니 좋다... 가 아니라 그런 비판적 시각에도 "공"과 "과"가 있다는 것, 잘못하면 모두 부정만 해서 황폐하게 해 버릴 수 있다는 것? 결국 역사를 존숭하든 비판하든 니체가 문제삼는 것은 역사가 너의 삶을 생산하느냐?라는 것. 이 문제 앞에서 우리는 모두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음.. 그래서 역사에서 비역사적 시각이 어떤 거지? 음...역사를 늘 나와 상관없는 객관적 사실로 취급하는 데 익숙한.. 역사를 학문으로밖에 생각해보지 않은 우리로서는 참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로다...게다가 역사에서 비역사적 관점을 갖기 전에 우리는 역사를 너무 모른다...는 자기 무지에 대한 한탄도...후렴처럼 덧붙여진 토론이었다는.... -_-;


니체는 근대적 인간의 특징이 역사의 과잉에 물들어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아예 대놓고 "활기를 주지 않는 교훈, 활동을 잠재우는 지식, 값나가는 인식의 과잉과 사치인 역사"는 미워하겠다고 단언합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지식은 미워하겠다... 수업시간에 예로든 플로베르의 <부바르와 페퀴셰>는 이런 근대인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한 번 읽어보세요....아주 남부끄럽지 않게 우리 모습이니까요..ㅋ 니체는 왜 읽을까요? 삶을 생산하지 못하면? 그렇다면 이것도 일종의 교양이겠군요!

니체는 역사병을 앓고 있는 인간들에게 망각도 능력이라고 합니다. 기억이 능력이듯 망각도 능력이다. 니체가 활기를 주지 않는 역사를 미워한다고 해서 역사를 부정하는 건 아닙니다. 자신은 역사의 산물이면서도 비역사적으로 순간순간 생성됨을 기억하라... 생생한 현재의 감각을 그대로 느끼는 것이 비역사적인 것이라 합니다...인간은 현재성을 언제나 과거의 기억으로 덮어씌우고 재단하지만 사실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다.... 그 수많은 방향성을 가진 가능성(?) 의 시간을 사장시키면 안된다... 니체는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걸까요? 암튼.. 니체 시대에 독일의 승전은 독일 교양과 문화, 역사에 대해 엄청난 고양을 가져왔지만 앞서 슈트라우씨를 가차없이 후려치던대로 그것이 독일의 착각이고 생생한 삶을 죽여버리는 짐덩어리들이라고 단언합니다.

니체의 비역사성을 자기 삶으로 가져오면 비역사성이 이해 될 듯도 합니다. 역사성을 우리가 가진 선입견이라 생각하면 우리는 현재 벌어지는 사건을 언제나 자신의 상식과 선입견, 이전의 경험으로 재단하려 하는데  그러지 말고, 현재에 조형력을 발휘해 봐라... 뭐 그런 말인 듯도... "조형력이란 스스로 고유한 방식으로 성장하고, 과거의 것과 낯선 것을 변형시켜 자기 것으로 만들며, 상처를 치유하고 상실한 것을 대체하고 부서진 형식을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고 하니까요..과거의 것이 현재를 발목잡는게 아니라 상처를 치유할 수 있어야 "조형력"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역시나 강자가 할 수 있는 것이죠... 대개는 과거의 짐에 눌려 살죠...

그러나 한번 그래 보라 합니다. "우리가 제때에 기억하는 것처럼 제때에 잊을 줄 아느냐, 우리가 힘찬 본능을 가지고 언제 역사적으로 느껴야 하고 언제 비역사적으로 느껴야 할지 감지해 내느냐의 여부에 달려있다." 이것이 니체가 권하는 바라고 합니다. 한번 해보세요.. 


그래서 역사적 인간이 비역사성을 실감할 수 있다면 그는 초역사적 관점으로 올라간다네요. 이 초역사적 관점은 또 무엇이냐... 망각하되 하나를 위해 주어진 순간을 정열적으로 소모하고 태우는 자, 비역사적 토대 위에서 역사를 초극하는 삶을 창조하는 자..... 순간순간이 세상의 완성이며 종말이라고 생각하는 관점이라고 합니다. 탕임금이 욕조에 일일신 우일신日日新 又日新...이라고 적어 놓으신 것도 (매일매일 욕조를 닦으라는 말이 아니라) 이런 의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날이 새로운 삶은 역사적 인간에겐 불가능하겠죠.. 아무튼..초역사적 관점에 있으면 매일이 새로우리라 생각합니다... 그 매일이 새로우려면 역사병에서 벗어나라.


수업시간에 선생님도 말씀하셨지만 니체는 읽을 때마다 다른 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전에 탐사 할 때도 한번 이 논문을 읽었었는데 그때는 역사적 관점에 집중해서 봐서 니체가 말하는 세가지 역사적 관점만 눈에 들어왔는데 이번에는 앞서 슈트라우스 논문에 이어져 뒷부분에서 근대적 교양을 비판하는 부분이 눈에 들어 오더군뇨...


기념비적 역사, 골동품적 역사, 비판적 역사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러나 미래의 뿌리를 말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와 현재에 봉사하기 위해서 탐구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대인은 학문이라고 하며 거기에 짓눌려 산다.

니체는 이걸 "이상한 자부심과 함께 내면성"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그렇죠... 푸코적으로 생각하지도 못하면서 니체를 우겨넣고 있네요...ㅋㅋ(니체를 읽으면 날마다 속물 인증을 합니다)


문화가 있다고 인정받는 민족은 진정한 의미에서 살아있는 일체여야 하며, 그렇게 비참하게 내면과 외면으로, 내용과 형식으로 분열되어서는 안된다....고 하는데 엄청 분열상태죠..이 내면과 외면의 대립상태와 분열을 없애고 통일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너나없이 분열의 상태. 그러면서 아닌 척... 그러니 가면을 획 벗겨버려야죠...


이런 가면을 벗길 사람들로 니체는 쳥년을 지목하지만 글쎄요... 우리 시대 청년들은 이미 늙어버린 거 같다는 생각이... 토론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왔지만 이미 아이 때 다 늙어버린 것 같다.. 비역사성을 그대로 감각하기 전에 이미 안정된 직장을 갈구하게 만드는 이 시대가 참...대략 난감인 시대로다..하는 얘기들도 했습니다. 개개인이 자신의 비역사성을 역사성으로 재단하고 마니 그 인간들이 모인 사회는 오죽할까요? 

삶의 비역사성을 직관하고 자신의 삶을 생성해 나가는 공부를 하면 나이 60이 넘어도 그는 청년이겠죠... 저는 생물학적 청년보다 노년의 청년에게 한표 겁니다! 


PS) 물론 쉬운일은 아닙니다! 토론 때도 그런 얘기가 나왔지만 니체를 잘 모르겠지만... 멋지다!...그러나 니체가 하는 얘기는 강자들을 위한 것입니다... 속물교양대중을 위한 게 아니죠... 그럼  속물교양대중은 뭘 해야 할까요? 니체가 말하는 강자가 되면 되죠. 역사에 눌리지 않고 삶을 생성하고....이게 쉽지 않다는 거죠..쉽게 얘기하는 거에 홀리지 말고...자기는 속물대중이 아닐거라고 착각하지 말고...이리저리 좌충우돌 "해볼 뿐!" ...그동안 익힌 속물교양을 잘 발효시켜 삶을 생산해 볼 뿐!...잘되면 발효.. 못되면 썪어버린다...쯤은 이제 아는 나이니 기대도 말고.. 절망도 말고.... 뭐...쉽게 되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속물교양을 채우려해도 시간들여 읽고 써야하니까!

 

  • 수경 2014.10.28 14:40

    비록 니체가 말하는 그런 강자는 못되더라도 강자를 도와주기는 해야겠단 거, 그것만으로도 이번 생은 성공적인 게 아닐까 이번 3장 읽으며 생각하고 있다는-_- 적어도 천재들 훼방하지나 말라고 니체님 말씀하시는 듯;

  • 김덕순 2014.10.28 17:52

    "니체를 읽으면 날마다 속물 인증을 합니다." <<< 이 부분에서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다 담 걸릴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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