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4 12:27

1029 수업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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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시간에는 <반시대적 고찰2- 삶에 대한 역사의 공과> 함께 읽었죠. 제목 그대로 이 논문에서 니체는 현재의 삶을 긍정하고 그에 복무하는 역사, 그리고 현재의 삶을 부정하고 단지 과거에 고착된 역사를 비교하고 있습니다.  니체는 역사가 삶과 맺는 관계 방식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는데 그게 기념비적 방식 / 골동품적 방식 / 비판적 방식이었지요. 방식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만, 다만 이것이 어떤 힘과 접속하느냐에 따라 삶에 대한 역사의 공/과가 갈린다지요. 

  첫 번째 논문에서 교양적 속물 슈트라우스가 양산한 문화 없는 문화에 대해 비판한 니체는 이제 이어서 독일 문화계의 큰 특성 중 하나로서 '역사의 과잉'을 꼽고 이를 '역사병'이라 진단합니다. 현재의 경험과 생성이 가져오는 그 불명료함(동시에 불가해함과 그 모호함)으로부터 고개를 돌리고 이를 대신해 과거의 기억을 통해 현재를 파악하고 자신을 규정하려는 시도, 과도한 역사에 짓눌려 빚어진 일종의 소화불량 상태, 바로 이것이 현대 독일인의 질병이라는 거죠. 아마도 니체는 그래서 이런 역사인들을 일종의 반추동물(틈만 나면 되새김질만 하고 있는 염소들!)로 간주, 오히려 우리는 망각하는 힘(건망'증'이 아니라 망각'력'!)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거겠죠.

  아무튼 제대로 망각하지 못한 현대인들은 내면/외면이 분리된 존재, 토끼를 삼켰으나 그걸 소화시키지도 못하고 가만히 엎드려 있어야만 하는 뱀, 자기로부터 길어온 것 하나 없이 남의 지식으로 꽉 채운 백과사전과도 같답니다. 현대인의 '둔감증'(p.349 "낯설다는 느낌을 점점 잃어버리는 것, 어떤 것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놀라지 않는 것, 마침내 모든 것을 감수하는 것 - 이것을 우리는 아마 역사적 감각, 역사적 교양이라 부를 것이다.")은 이로부터 비롯되었고, 이것이 인간들을 하나같이 미성년으로, 조로한 어린아이로 만들었습니다. 성장하지 못한 존재, 성장할 기회를 잃은 존재, 그러면서 늘 뒤를 돌아보기만 하는 노인 같은 존재... 그러므로 이 시대는 엄격한 기독교 교리의 지배 하에 있던 중세로부터 단 한 발도 나아간 게 없다는 게 니체의 진단. 종말을 생각하고 심판을 늘 염두에 두고 삶을 회의적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기독교와 역사학은 완전 오버랩된다는. (근대 부르주아 사회를 이런 식으로 고찰할 수도 있다는 게 새삼 놀랍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니체가 역사를 전적으로 부정하고 있는 건 아니었죠. 그는 근대의 학문화된 역사를 부정하고 그 대신 (채운쌤 표현에 따르면)'예술적 역사'를 주창합니다. 그것은 (삶이 역사에 복종하도록 함으로써 현재의 색채를 잃도록 하는 역사가 아니라) 현재가 가진 그 고유함을 해석해내는 역사, 그럼으로써 또 다른 천재/거인을 불러들일 역사겠죠. ...지금 문장을 이렇게 적어놓고는 있습니다만, 실은 저도 까리하다는. 뭐 차차 알게 되겠죠 ㅋㅋ 다만 한 가지 힌트가 있다면 논문 마지막에서 니체가 호명하는 '청춘'이라는 존재 - 비역사성초역사성을 함께 구비한 존재로서 자기 안에  카오스를 조직할 수 있는 존재랍니다.      



...뭐 지금 생각나는 중요한 사항은 대략 이렇고요, 더 자세한 이야기는 이번 주 후기 담당인 제리 언니가 잘 해줄 듯. 기대하세요 ㅋ


다음 시간에는 <반시대적 고찰 3> 읽어오시면 됩니다. 전체 논문의 총화이자 결론이라는 점 염두에 두시고요. 그리고 지난 시간에 나눠드린 복사물 <적극적인 것과 반응적인 것> 반!드!시! 챙겨오세요. 


간식은 현옥쌤과 아람... 기대된다능 >.< 


그럼 다음 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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