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17 15:29

1022 수업 공지

조회 수 902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담주가 벌써 10월 22일입니다;; 곧 겨울 되겠네... 한 해 가겠네... 이런...ㅜ


지난 시간에는 <반시대적 고찰 1부- 다비드 슈트라우스, 고백자와 저술가> 함께 읽었습니다. 푸코에 비해 읽기 분량이 한층 줄었습니다만 그러면 뭐하나... 여전히 니체 님은 머나먼 저기에...

자세한 수업 내용은 조만간 성실한! 문정이가 올려줄 거고요, 저는 기억해둘 만한 몇 가지 사항만 나열해보죠.


  하나, 이 글을 쓰게 된 당시의 정황에 대하여. 보불 전쟁의 승리 이후 어깨에 힘 들어간 독일에 대한 니체의 염려. 독일 시민들이 지니게 된 자기 문화에 대한 도취 섞인 자부심에 대한 그의 반문- 학자들이 문화예술 제반을 평가 및 관리하고, 사람들은 신문과 잡지만 주구장창 구독하고, 문장의 기본기도 갖추지 못한 작가가 인정받는 이 사회에 정말 독일적 교양이라고, 문화라고 부를 만한 게 있나? 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하나? 


  둘, 이런 문제의식 하에 (운수 나쁘게도)그의 주된 타깃으로 설정된 자가 당시의 명망 있는 학자 '다비드 슈트라우스'. 그러나 이는 슈트라우스 한 개인을 향한 것이라기보다는 그를 위시한 당시 학문 풍토에 대한 문제제기. 이토록 하나하나 파헤치고 비판하기 위해 니체가 얼마나 슈트라우스를 열독했을지 생각하면 입이 떡 벌어질 지경. 이 정도의 정성을 들이지 않고는 결코 상대와 싸울 수 없다는 걸 우리에게 알려준 니체. 이것이야말로 진정 적에 대해 예의를 갖춘 싸움꾼의 바람직한 자세! (+강의 중 흥미로웠던 대목- 한때 주적이었고, 그래서 극복하지 않을 수 없었던 슈트라우스는, 바로 그런 의미에서 과거의 니체 자신이기도 했다는 점. 적과의 싸움 끝에 그를 통과한다는 것은 곧 한때 자신이었던 존재를 돌파하는 것과 같은 것)


  셋, 정확히 슈트라우스의 어떤 점이 그토록 니체의 심기를 건드렸나? <옛 신앙과 새로운 신앙>에서 슈트라우스가 성취한 것은 기독교 비판. 초월적인 신을 거부한 그 태도는 지극히 혁명적으로 비치지만, 실제로 니체가 그의 책에서 뻔질나게 발견한 단어가 있다면 (그놈의)"우리". 즉, 이성을 소유한 보편적 주체로서 윤리적 행위를 수행할 "인간". 그러니까 니체가 보기에 이는 기독교적 신앙을 폐기한 대신 "미래의 신앙"으로서 "이성주의" "인간주의"를 불러온 것. 기존의 윤리적 관념에서 한 발도 더 나아간 게 없고, 어느 주장 하나 전복적인 것도 없으면서, 자신이 뭔가 급진적이고 비판적인 척 하는 슈트라우스. 그리고 이에 환호작약하는 독일제국의 속물들.


  넷, 여기서 <비극의 탄생>에서 본 "강함의 염세주의"와 <반시대적 고찰 1>에 등장하는 (슈트라우스의) "속물적 낙관주의" 비교 가능. 지난 시간에 확인했듯 강함의 염세주의란 인간의 실존 조건(생로병사,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 그럼으로써 삶에 대한 사랑이 가능하다는. 반면 속물적 낙관주의는 피할 수 없는 저 인간조건을 사유하는 대신 구원에 대한 모조의 기대감을 안고 행동하며 다른 세상을 꿈꾸는 것.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설사 신을 믿지 않는다 해도 어떤 초월적인 것을 원하는 자. 그런 측면에서 이는 곧 약함의 사유이기도. 낭만주의자, 약함의 염세주의자, 속물적 낙관주의자들은, 강한 의지를 가진 자, 토대를 뒤흔들어버리는 자, 그래서 자신을 위협하는 거대한 적이 느무느무 싫다. 그들이 원하는 건 안온함, 그리고 이를 위한 질서.몰락, 광기, 악 등이 모두 제거된 표백 사회...이건 바로 지금 현대인들이 꿈꾸는 세계 아닌가.


  다섯, 슈트라우스를 위시한 교양 있는 속물들의 가장 무서운 점은 강자를 말살하거나 강자가 잉태되고 성장할 만한 토양을 불모지로 만든다는 점. 기존의 것으로부터 이탈하는 힘? 국가 존재를 위협하는 세력? 삶을 향한 광기 어린 충동? 이런 걸 모두 압살하기, 줄 세우기, 기존과의 연관관계를 통해 파악한 뒤 납작하게 평면화하기. 그럼으로써 평균적 인간 무리(=최약체들의 군집)의 평화로운 일상을 영위하기, 이게 목표. 이게 독일 시민들의 욕망이자 슈트라우스 같은 학자 무리의 욕망. 공자님 말씀 중 등장한 "향원"과 딱 오버랩되는. 대중의 칭송을 받는 이같은 시대친화적 인물이야말로 덕을 해치는 자다!



 자, 이어서 다음 시간에는 반시대적 고찰 2부 읽어오시면 되는데요. 1부에서, 모든 것을 역사화해버리는 "비철학적 경탄자"들의 목표가 바로 "둔감"이라는 주장이 나오는데요. 이게 2부와 연관된다고 채운쌤이 그러셨지요. 키워드 삼아 한켠에 붙잡아두고 읽어갑시다. 마찬가지로 재독 필수. 세미나 참가자들은 공통과제 올려두시고요.

간식은 병선+은영. 잘 부탁합니다아.

다음 주에 만나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니체 4학기 개강] 이 사람을 보라! file 수경 2015.06.11 1114
공지 [니체3학기] 니체의 계보학- 선악의 저편 / 도덕의 계보 file 수경 2015.03.26 2573
공지 [절차탁마] 니체를 읽자(10.1개강) 36 채운 2014.08.19 34101
154 0114 수업 공지 2 수경 2015.01.09 631
153 1월7일 개강 공지! 2 수경 2014.12.27 692
152 [에세이 공지]내일입니다 수경 2014.12.23 579
151 1203 니체 후기 1 jerry 2014.12.06 1262
150 1217 수업공지(수정 사항 포함!!) 4 수경 2014.12.05 1258
149 11.26 수업내용 2 효진 2014.12.03 1567
148 [니체 2학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0 file 수경 2014.12.01 1950
147 1203 수업 공지 3 수경 2014.11.28 674
146 11.26 수업 공지 (이, 이거슨 게시판 도배..) 수경 2014.11.20 21378
145 11.19 수업 내용... 8 수경 2014.11.20 18977
144 11.19 수업 공지 수경 2014.11.15 20274
143 20141112 아침놀 두번째 시간 후기. 2 김덕순 2014.11.14 19425
142 1105 수요일 아침놀 첫번째시간 후기! 3 문정 2014.11.09 9348
141 1112 수업 공지 1 수경 2014.11.08 9189
140 10월 29일 후기 5 윤차장 2014.11.02 10398
139 1105 수업 공지 수경 2014.11.01 10637
138 1022 수업후기 2 jerry 2014.10.28 10351
137 1029 수업 공지 수경 2014.10.24 10635
136 10월 15일 반시대적 고찰 1 강의 후기! 4 문정 2014.10.19 10732
» 1022 수업 공지 수경 2014.10.17 902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Nex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