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27 14:51

0304 수업 공지

조회 수 250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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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은 '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 더없이 적합한, 늦겨울 찬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이었죠. 나는 무신론자인데 신의 죽음이 웬말이냐~ 싶었던 분들, 강의 들으면서 다소간 정리가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예전에 어디서 본 봐로는 차라투스트라가 죽음을 선언한 문제의 그 신은 기독교 유일신이기도 하고, 기독교적 염세주의이기도 하고, 플라톤 이래 서구 철학 전반이기도 하다... 뭐 그랬던 것 같은데, 채운쌤도 이번에 강조하신 게 하이데거의 독해였죠. 신의 죽음이란 곧 서구 형이상학의 종언을 선언하는 것이라는. 

  형이상학... 단어는 많이 들어봤지만 그에 대한 정의를 내려볼 기회는 많지 않았는데요, 간단하게는 세계의 궁극과 기원에 대한 질문과 탐구로 이뤄진 학문이랄까요. 플라톤의 원본(이데아)-카피 관계를 떠올리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천변만화하는 지상 세계 저편에 존재하는 원본의 세계를 탐구함으로써 세계의 근본 원리를 알고자 하는 것... 아마도 이런 거. 그러므로 서구 형이상학은 '본질' '존재' '완전성' '영혼'을 상정하고 추구하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천국 내지는 초월을 상징하는 신적 존재와 맞닿아 있는 셈인 거죠.

  이를 공격하고 맞서 싸우려는 것이 니체 철학의 기획이라는 게 하이데거의 분석이랍니다. 그가 보기에 형이상학적 태도란 곧 인간의 무능에서 비롯된 것으로, 신체/생성/현존을 긍정할 수 없어 저 너머의 완전함을 상상하는 것이라는. 그럼 형이상학의 대항마로 니체가 세운 것은 뭘까요? 차라투스트라가 되풀이해 외친 '대지'의 철학, '생'의 철학이죠. 

  자신과의 관계든, 타인과의 관계든 모든 것을 힘 관계로 파악해 다시 그리기를 시도하는 차라투스트라의 철학은 아주 낯설지만, 동시에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듯 합니다. 모든 만남은 힘 관계이고 서로가 서로의 우위에 서고자 하는 투쟁이다, 내가 어떤 것을 욕망하거나 회피하거나 받아들이는 것도 모두 충동들 간 싸움의 결과다, 내 정신이 이를 이해하고 정리하기도 전에 신체(이게 곧 힘! 단순 육체 아님!)에서 이 모든 사건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삶은 생성과 이행 그 자체이며, 인간이란 고정된 '자아'가 아니라 지금도 몰락하고 변화하는 교량에 다름 아니다. 이를 긍정할 수 있는 자야말로 진짜 강자! 

  단, 여기서 긍정이라 함은 스스로에게 그 모든 것을 다 허용하고 이런저런 힘들에 휩쓸리는 것과는 구분되어야 하죠. 자신이 가장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위해 싸우려 하며, 죽음조차 감수하려는 자야말로 제 운명을 사랑하는 자 아니겠냐는. 니체가 고대 서사시의 영웅을 자주 예로 가져오는 이유도 여기 있는 것 아닐까요. 너희가 내리는 명령 그 자체가 일종의 복종이어야 한다!" 타인들(=사회)의 도덕적 명령에 복속되지 않으면서 동시에 자신을 엄격하게 다스리고 의지를 발휘하는 자, 그런 의미에서 "나는 하고자 한다"라고 말하는 자, 이를 위해 자신의 삶과 죽음을 스스로 정하려는 자, 그런 자가 영웅이고, 진정한 의미에서 강자라는. 

  그러니까 완전성을 상상하고 배후의 세계를 신봉하는 모든 무능한 자들, 그들을 양산하는 죽음의 설교자들에 대항해 이 쿨렁대는 대지 위에서 중력의 악령 야코를 눌러버리고 과감하게 춤출 줄 아는 사람들이 곧 인간 너머의 인간, 위버멘쉬라는. 잘 모르겠지만, 네,,, 그런 사람이 곁에 있다면 진짜로 마성이 철철 흐를 것 같아요 ㅎㅎ



자, 다음 시간에는 <차라투스트라> 2장 읽어오시고요. 토론에 참여하지 않는 분들도 인상적이었던 구절 체크해오시고, 생각도 곰곰 해보시길. 짧게나마 글 써오시는 분들에게는 채운쌤 코멘트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토론 참여하시는 분들은, 지난 시간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위버멘쉬"와 "신의 죽음"을 연결해 짧게 정리해오시고요. 2부와 관련해서는 "힘의 의지"라는 주제로 과제 써오시면 됩니다.


다음 주 간식은 윤차장+쿤우쌤

후기는 문정문정문정.


3월 꽃샘추위와 함께 만나요~! 


    

  • 윤차장 2015.02.27 18:30

    심기일전하여 문정이 후기를 잘 써주리라 생각함!

  • jerry 2015.02.28 23:06

    심기일전해야지.그럼..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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