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 2월 4일 공지를 쓴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마지막주 공지입니다... 이렇게 여름 오고 2016년 오겠지요. 영원회귀니 뭐니 느낄 겨를도 없이 공포스럽게 시간이 죽죽 흘러갑니다;
지난 수업시간에는 <즐거운 학문> 정리에 이어 <차라투스트라> 읽기를 위한 맛보기 시간 가졌습니다.
<즐거운 학문>을 관통하는 충동과 인식의 문제는 각자 잘 정리해둡시다. 니체가 이 문제를 가지고 서구철학의 무엇을 비판하고자 한 것인지, 이 문제가 자연에 대한 니체의 관점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마지막으로 이 문제가 뒤이은 <차라투스트라>에서는 어떻게 발전되었는지 등등.
채운쌤 말씀에 의하면 <차라투스트라>의 핵심 키워드는 '영원회귀'라죠. 이는 책을 읽으며 차차 생각해보도록 해요.
일단 지난 수업에서는 머릿말에 수차례 반복해 등장하는 '하강' 이미지에 대해 이야기해봤습니다. 지하를 파헤치고 / 산 아래로 내려가고 / 기꺼이 몰락하려는 자...
'몰락'이라는 이 한국어 단어의 뉘앙스 때문에 이해하기가 조금 버거웠습니다만, 절탁 지난 시즌에 만난 푸코의 '계보학'과 결부지어 정리해야 한다네요. 기억을 더듬어보건대 계보학자는 자기 토대 - 지금 우리들의 존재 기반을 흔들고 부수는 자였죠. 니체 철학에서도 몰락하는 자는 일견 굳건해보이는 땅 아래 쿨렁대는 심연을 마주하는 자랍니다. 그의 눈에 세계는 더 이상 도덕이 지배하는 곳이 아니라 힘이 지배하는 장소, 우리 신체는 인식이 아니라 충동으로 움직이는 장소라고...
여기까지 생각해보니 '몰락'이라는 단어가 조금 이해되기도 합니다. 저 아래로 내려간다는 건 그러니까 지금까지 믿어온 나, 그리고 세계가 한 차례 완전히 몰락해버리는 경험이 아니겠는가 하는.(그야말로 질서가 아니라 심연과 맞닥뜨리는 일) 믿고 있던 것을 모두 잃고 판단 중지의 상태에 빠졌을 때에야 그때까지 튼튼히 위계지어져 있던 충동들(훈육된, 사회화된)이 흐뜨러질 수 있겠죠. 인간이 비로소 자기 자신이 되기(=자유인 되기)란 이 같은 몰락의 경험이 있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여기서 어떻게 위버멘쉬 개념으로 이동하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다만 수업 중 들은 이 말이 떠오르네요. 위버멘쉬라고 해서 인간과 전혀 다른 존재, 비인간이 되는 게 아니라고 했죠. 인간이되 인간을 넘어선 존재, 몰락 후 태어난 존재. ...인간인 듯 인간 아닌 인간 같은 너~ (정기고+소유 "썸" 참조;;)
이제 막 머리말 읽기 시작했으니, 우리 천천히 호흡을 다스리며 나아갑시다. 이번에는 한 편의 음악이니만큼 정말로 사운드와 리듬을 감각한다는 기분으로다가, 온몸으로 음미하겠다는 각오로~
다음 시간에는 1부 <차라투스트라의 가르침> 읽어오세요. 공통과제 주제는 '신의 죽음', 다들 기억하시죠?
암송 첫번째 타자 현옥 쌤께서 두번째 타자로 태욱쌤 지목하셨습니다. 태욱쌤, 읽어온 부분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을 멋들어지게 읊어주시길.
후기는 강영애 쌤,
간식은 혜경쌤+현옥쌤.
다음 주가 아니라, 다다음 주에 만나요! 모두 설 잘 쇠시고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