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05 16:42

0211 수업 공지

조회 수 327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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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는 얘기로는 어제 뒷풀이가 새벽 1시까지 이어졌다던데... 다들 대단하십니다. 가정도 직장도 있으신 분들이 ㅎㅎ 

어제 술자리에서 중대발표가 하나 있었죠. 이제부터 <차라투스트라>를 읽는 동안은 매주 돌아가며 한 분씩 수업시간에 암송 후 그에 대한 코멘트 하도록 하겠습니다. 원일쌤 말씀에 의하면 저질 목소리는 안 하니만 못한 게 차라투스트라라 하니(ㅋㅋ), 자기 순서에는 미리 리허설도 좀 해야겠습니다그려. 암튼 첫번째 타자는 현옥쌤.


뒷풀이를 위해 9시 30분에 부랴부랴 수업을 마쳐야 했지요. 그래서 다음 시간에는 여기 이어 수업 진행됩니다. 그러니 어제 받으신 출력물과 <즐거운 학문> 꼬옥 가져오셔야 해요! 꼭꼭꼭!


어제는 '카오스 즉 자연''운명애'에 대해 주로 살펴봤는데요, 이거이거 쉽지 않습니다. 메모한 내용을 다시 펼쳐보면서도 눈앞이 팽글팽글 돕니다. (정리는 컴백한 수영이가 잘 올려주길>.<) 

일단 니체가 말하는 자연은 낭만주의자들이 표상하는 자연과는 사뭇 다르다죠. 그에게 자연은 카오스, 끊임없는 생성과 소멸만이 존재하는, 생성과 소멸을 추동하는 힘들이 투쟁하는 場. 어떤 의도나 목적, 노력도 없는 혼란의 상태가 곧 자연이랍니다. 이런 시각에서 보자면 자연 안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란 없으며, 존재하는 모든 것은 다 필연적인 것(생성 가능한 것)이 됩니다. 인간은 우주를 코스모스라고 여깁니다만 사실상 그가 의식하는 코스모스 역시 우연들이 일시적으로 현실화된 것들이 이룬 평형 상태게 불과하답니다. ...어, 어렵습니다... 

오늘 생각난 건데, 타르코프스키의 <솔라리스>(스타니슬라브 렘의 원작소설도 아주 멋집니다)가 이해를 돕는 예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솔라리스'라는 이름의 행성에는 아주 이상한 바다가 있는데, 파도인지 거품인지 그냥 氣라고 해야 좋을지 모르겠는 것으로 평상시에 꿈틀거리다 이따금 터무니없게도 신전이라든지 거대한 태아라든지 숲을 만들어내죠. (제, 제 설명이 이해가 되시나요;; 처음 봤을 때 저도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이 바다를 찾아온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것 중 어떤 영상을 실제 재생하는 건데요, 그렇다고 딱히 무슨 의도가 있는 건 아닙니다. 친밀감의 표시도 아니고, 그렇다고 악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재미를 느껴서도 아니고. 걔는 정말로 그냥 바다고, 꿈틀댈 뿐인데 그러다 갑자기 건물이나 인간의 형상을 한 어떤 것을 만들어내는 거예요. 

아무튼 이게 니체의 자연 개념(카오스 즉 자연)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미지처럼 느껴졌는데요. 힘들의 투쟁 장소로서의 자연, 이걸 솔라리스 행성의 바다라 칩시다. 바다의 전체 에너지가 변화하는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역동적인 힘들로 이루어진 바다에서 힘들의 존재 방식은 계속 변하지요. 이때 힘들 간의 차이가 발생하면서 어떤 것들이 현상되는데요(이게 곧 '사건'). 특히 누군가 그곳을 방문하게 된 경우, 그 순간 특정한 배치를 이뤄 들끓던 힘들에 특정한 주체가 접속함으로써 수많은 우연들 가운데 특정한 어떤 것이 현실화되는 거죠. 이게 곧 니체 식의 '필연'. 우연과 필연 간의 차이란 결국 그것이 현실화되었는가 아닌가에 있을 뿐, 둘은 서로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아무튼 니체의 '운명애'란 이와 같은 자연의 필연성을 인식하고 이를 긍정하는 것. 아무 목적이나 의미도 없이, 우리를 위한 그 어떤 노력이 없이 사건들을 만들어서 내미는 우리들의 바다를 그 자체로 마주하는 것.... 


...으음,,, 수영이가 잘 정리해 올려줄 거라 믿어요. 다음 주에 한 번 더 수업을 들으면 그때는 지금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요.


다음 시간에는 <차라투스트라>의 서문과 머릿말, 그리고 <이 사람을 보라> '차라투스트라'편 읽어오심 됩니다. <즐거운 학문>과 출력물 꼬옥 가져오시고요!


후기는 수영수영수영

간식은 구이진쌤과 강영애쌤. (어제 통인시장 답사까지 미리 마치셨다능)


다음 주에 만나요.

 


  • 채운 2015.02.06 15:29

    현옥샘, 기대되옵니다~ 글고, 급조된 룰에 따라, 다음 타자는 현옥샘이 지정하시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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