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30 12:30

0204 수업 공지

조회 수 1026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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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2월입네다...)


지난 시간을 떠올려볼 때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푸코의 짧은 글 <유토피아적인 몸>이었습니다. 뭐 이렇게 유머러스하고 아름다운 글을 다 써주고 막 그런담, 하는 생각이 절로... (중간에 준이치로의 소설 한 대목이 인용되어 있던데, 원작을 읽어보고 싶지만 이 작가의 작품들이 그리 많이 번역되어 있는 건 아닌 듯;)

아무튼 푸코가 서구 철학에서 제시하는 '유토피아'의 역할이 곧 몸(body)의 현존성을 삭제하는 것이라고 한 것을 니체 철학과 연결지어 생각해보면 좋겠지요. 

<비극의 탄생>을 쓸 당시 니체가 고대 그리스 비극에 주목한 것은 당시 비극의 주인공들과 관객들이 어떻게 현존을 긍정했던가와 연관된다고 했죠. 삶을 강하게 사랑하는 자들이 보여준 '강함의 염세주의'에서 니체가 본 것은 푸코가 말하는 저 '유토피아'도, 영혼의 불멸에 관한 꿈도 아니고 오직 현존이 갖는 무구함을 받아들이려는 그 태도. 그것이 삶에 대한 그리스적 긍정이라는. 그에 반해 니체의 주요한 비판 대상인 기독교 정신은 (<아침놀>에서 사도 바울 관련 아포리즘을 볼 때) 신체 및 감각이 아니라 영혼을, 삶이 아니라 죽음을, 지금 여기가 아니라 내세를 갈구하는 약한 자들의 염세주의, 그야말로 세상을 부정하고 저주하는 자들의 염세주의.

니체 철학은 신체의 복권과 삶의 긍정 사이를 잇기 위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곧 사유임을 보여줍니다.(정확히 말하면 이건 니체가 직접 한 말은 아니고, 그간 니체를 탐구했던 훌륭한 철학자들이 행간에서 발굴한 목소리) <비극의 탄생>의 구도를 떠올려보자면, 디오니소스적인 것과 아폴론적인 것의 대립과 운동, 그 안으로 자신을 던질 때 사유는 발생한다는 사실. 니체가 보여준 철학은 전적으로 두뇌의 작업이라기보다는 지극히 신체적인 것으로 봐야 한다죠. 신체를 관통하면서 어떤 것을 흩어놓고 무너뜨리는 힘(질병의 경험)을 명료한 정신으로 보고, 고통 후 찾아오는 평화 속에서 신체가 다시 굳건하게 일어서는 것을 보면서, 니체는 자기 몸 위에서 개체화하려는 힘과 이에 반하는 힘 사이의 전투를 느낍니다.(클로소프스키는 이를 곧 니체의 광기라 해석하고 있죠) 이 과정이 니체 특유의 철학을 발생시켰답니다. 그의 아포리즘들이 보여주는 것은 그러니까 안정과 무통에의 지향이 아니라 안정과 무통을 지향하는 자신에 대한 경멸감을 느끼면서 전장 속으로 몸을 들이미는 사유자, 그럼으로써 이전까지 고집하고 있던 어떤 상태나 인식(지속적 습관들)을 버리려는 사유자의 이미지에 다름 아니라는. 

그런데 이와 같이 자신을 고집하는 자기 모습과 마주하고 이에 대해 경멸하고 싸우는 것은 삶에 대한 긍정 없이는 결코 가능하지 않답니다. 음, 이 말대로라면 삶을 긍정하고자 하는 자는 결코 지금 이대로의 자신을 인정하지도 용서하지도 말아야 하는 거죠. 차라리 그는 부서지고 피 흘릴 것이 뻔한 전투 안으로 스스로를 들이밀 줄 아는 사람. 그럼으로써 아마도 우리가 '나'라도 믿어온 것(아마 중세에는 영혼이라고 불렀고 근대에는 자아라 불렀던 그것) 너머에서 자신을 창조하고 새롭게 양식을 부여하고자 하는 사람......일까요;; (말하다보니 점점 자신감 상실...) 


니체가 말하는 긍정이 대체 무엇인지는 각자가 나름으로 이해하고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고 하니, 이 또한 중요한 과제로서 마음에 품고 갑시다. 이렇게 품고 가다보면 언젠가는 알게 될 날이 오겠지요...ㅎ


다음 주에는 대망의 마지막 5부. 재미있게, 여러 번 읽어오세요. 

끝나고 뒷풀이도 물론 재미지게.


이번 주에는 구이진 선생님이 후기 데뷔하십니다. 모두 주목합시다 ㅋㅋ

간식은 이종은쌤과 수영이.


다음 주에 만나요~

 

  • 김덕순 2015.01.30 16:59
    이해 안될 때마다 매번 '에이 이제 막 니체 읽기 시작한건데 뭐..' 했는데... 비극의 탄생, 반시대적 고찰, 아침놀, 즐거운 학문 까지... 벌써 몇 권을 읽었...
    어찌합니까? 어떻게할까요오오
  • 수경 2015.01.30 18:14

    ㅋㅋ괜찮아요. (가슴을 펴고)전 푸코 읽을 때도 1년 내내 그랬으니까요. / 얼마 전 라디오에서 노래방 얘기가 나왔을 때 전현무가 그러던데. "남자라면 '고해'지요 껄껄껄!" 듣는 순간 상상해버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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