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23 14:40

0128 수업 공지

조회 수 128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지난 수업은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본격적으로 배우게 될 '영원회귀' 개념에 대해 다소나마 이해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죠. 문제는 아무리 들어도 이해가 쉽지 않다는 거지만... rabbit%20(23).gif

암튼 사유와 인식, 삶과 인식, 도덕과 예술 등등의 문제틀을 가져와 이런저런 물음을 우리 각자 던지고 이에 답해봐야 할 듯해요. 이제까지의 경험상 아무리 들어도 다 날아가버리기 십상이라능...


포인트 하나. 들뢰즈가 <니체와 철학>에서 적고 있는 구절 "삶은 사유의 적극적인 힘일 것이지만, 사유는 삶의 긍정하는 능력일 것이다. 둘 다 서로를 이끌면서, 한계를 부수면서, 하나를 위해 한 걸음 그리고 또 다른 하나를 위해 한 걸음씩, 전대미문의 창조의 노력 속에서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사유하는 것은 삶의 새로운 가능성들을 발견하는 것,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삶은 인식이 그것에게 규정한 한계들을 넘어서지만, 사유는 삶이 그것에게 규정한 한계들을 넘어선다." 

포인트 둘. 수업 중 채운쌤의 말씀. '다 생성이야, 그래 모든 것은 생멸하지' 이렇게 말하는 건 쉽다. 하지만 이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모든 것이 생성 중이라고 해도 우리는 우리의 일관성을 느끼지 않나? 이 둘을 함께 생각해보자. 니체가 영원회귀에 대해 말할 때 그것은 '오직 생성만 있다'는 주장으로 그치는 게 아니다. 이 지점에서 존재와 인식의 문제를 사유해야 한다.

<즐거운 학문>을 여는 아포리즘에 등장한 '밀물과 썰물' 이미지 기억하시죠? 아마도 이것이 자연적, 우주적 차원에서 니체가 말하는 영원회귀겠죠. 우리 모두는 바다에 사는 존재입니다. 끊임없이 물결 치는 바다 위에선 어떤 것도 붙박혀 있을 수 없죠. 오직 생성과 소멸을 추동하는 힘으로 출렁이는 영원회귀의 세계에서 나고 죽음을 택할 수 있는 존재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게 우리네 삶의 지반. 

들뢰즈에 따르면 이런 삶에 "새로운 가능성을 부여"하고 "삶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어떤 것"이 곧 '사유'랍니다. 니체의 용법을 따르자면 '인식'은 힘과 충동으로 가득찬 삶을 낯익은 것, 이해 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작업인 반면, 사유는 인식의 와해와 동시에 찾아오는 어떤 힘이랍니다. 생멸하는 삶에 무언가를 부여하는 힘. 

개인적으로는 <아침놀>에 등장하던, 목적도 없이 대양 위를 날아가는 거대하고 강한 새의 이미지가 그에 부합한다고 느낍니다. 모든 게 생멸하니까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든지 혹은 편하게 육지에서 살다 죽겠다든지, 그런 새들도 개중에는 있겠지요. 그런데 간혹 출현한 강한 새들은 이 세상에 육지란 없고 오직 바다만이 있음을 깨닫고, 바다 위를 나는 '삶'을 스스로 '선택'하기도 하죠. 그럼으로써 생멸이 반복되는 세계 속에서 필멸하는 자기 존재를 '바다를 건너는 존재'로 새로이 창조하고, 영원회귀의 바다에 포함된 자기 삶에 나름의 리듬을 부여하는 거죠. 어쩌면 (<비극의 탄생>의 표현을 변주하자면) 이것이 강력한 새가 자기 실존을 정당화하는 방법...? 이게 니체식의 (고통이 기다리고 있는 삶일지언정)긍정...? 왜냐하면 이것이야말로 실로 적극적으로 자신의 영원회귀를 택하고 받아들이는 거니까...(차이 있는 반복으로서...?)

이 같은 사유를 촉발하는 것, 혹은 사유 그 자체로서 니체가 예술을 말하고 있는 것 같고요. (문학을 접하는 것도, 음악을 듣는 것도 참 좋은데 어째서 예술에 대해 말할라치면 이렇게 말수가 적어지는지 rabbit%20(35).gif)


대략 이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지금도 자신이 없는데 말이죠... 우리, 모든 것을 단박에 이해하려고 하지 말자고요 하하하. 그러다 굉장한 오해만 쌓일지도 모르잖아요. (뭐 오히려 우리는 너무 욕심이 없어서 문제인지도 모르지만;;) 

뭐 암튼 앞으로 차차 알게 되겠지요. <차라투스트라>에서 이를 제대로 노려봅시다.


다음 시간에는 지난 시간에 이어 "인식과 도덕"을 주제로 4부 살펴봅니다. 3부에서 정리된 내용을 바탕으로 꼼꼼하게 읽으시고  공통과제도 연장선상에서 작성해오도록 합시다.


간식은 원일쌤+문정 (뭔가 새로운 걸 해보자고 그때 분명 그러셨죠? 저 다 들었어요)

후기는 덕쑤운.


자, 그럼 28일에~ 



덧. 다다음주에 5부까지 모두 마치고 나면 기념으로 뒷풀이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니체 4학기 개강] 이 사람을 보라! file 수경 2015.06.11 1114
공지 [니체3학기] 니체의 계보학- 선악의 저편 / 도덕의 계보 file 수경 2015.03.26 2573
공지 [절차탁마] 니체를 읽자(10.1개강) 36 채운 2014.08.19 34101
173 니체 2학기 쫑! 1 수경 2015.03.27 329
172 0325 수업 공지 5 수경 2015.03.20 330
171 20150311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3부... 피로(에 지쳐) 쓴 후기 3 김덕순 2015.03.13 3958
170 0318 수업 공지 2 수경 2015.03.12 228
169 3월 4일 후기 2 윤차장 2015.03.08 216
168 0311 수업 공지 1 수경 2015.03.05 249
167 0225 짜라짜라 제 1부 후기 4 문정 2015.03.02 382
166 0304 수업 공지 2 수경 2015.02.27 250
165 2월 11일 수업 후기 3 ya 2015.02.17 332
164 0225 수업 공지 수경 2015.02.13 247
163 2월 4일 후기 (즐거운학문 5부) 2 수영 2015.02.06 310
162 0211 수업 공지 1 수경 2015.02.05 327
161 1월 28일 수업 후기 4 구이진 2015.01.31 1197
160 0204 수업 공지 2 수경 2015.01.30 1026
159 즐거운 학문 3부 후기 2 김덕순 2015.01.25 1250
» 0128 수업 공지 수경 2015.01.23 1287
157 0114 수업 내용 수경 2015.01.16 605
156 0121 수업 공지 수경 2015.01.16 627
155 1월 7일 후기 2 윤차장 2015.01.12 61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Nex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