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07 11:44

10월 2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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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imate_emoticon%20(72).gif아~ 언제나처럼 오해한 것이 너무나 많았다.

광기의 역사가 끝나 가는데 난 여전히 광기의 실체성을 버리기가 힘들다. 광기가 선험적으로 있고, 시대마다 이렇게 저렇게 변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언어의 문제일까. 광기라고 말해지는 순간 나도 모르게 광기를 실체화한다. 그러나 절대 광기는 실체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건 단지 경험될 뿐이다. 그리고 이런 경험도 하나의 특징으로 환원할 수 없다. 그런데 난 또 르네상스는 우주적 비의, 고전주의는 비이성, 근대는 질병이라고 고착화시키려 한다. 이런 걸 푸코님은 제일 경계했는데 어찌 이러는지... 난 진정한 근대인인가?!!

 

어쨌든 오해했던 점들 새롭게 안 것들을 정리해 보자. 고전주의시대 광기는 비이성에 묻혀 모호한 어떤 상태로 수용소에 감금되었다. 광기는 단지 이성이 아닌 것으로 부정성으로만 정의되었다. 그런데 근대에 이르러 광기는 비이성에서 “해방”되어 새롭게 규정될 여지가 생긴다. 이제 드디어 광기가 실체로서 인식되는 것이다. 3부 1,2장에는 분명이 드러나지 않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정신질환으로서의 광기이다. 그러나 오해하면 안 된다. 푸코가 보여주고 싶은 건 이래저래 해서 광기가 정신질환이 되었다가 아니다. 우리가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지금 우리의 광기경험을 의문시하라는 것이다. 왜 우리는 광인을 병원에 넣으려하지? 를 물으라는 것. 그걸 위해 지금까지 그렇게 자세히 고전주의시대 광기의 경험을 이야기한 것이다. 사실 광기의 역사를 읽으면서 점점 광기가 낯설어지고 있긴 하다. 도대체 광기가 뭔지 모르겠으니 말이다.

 서문의 <라모의 조카>에 관한 이야기는 마치 블랑쇼의 글을 읽는 것 같은 혼미함을 선사했다. 블랑쇼 세미나를 하면서 (일명 침묵의 세미나;;) 도대체 푸코와 블랑쇼가 무슨 연관일까를 제일 궁금해 했는데 이번 서문에서 발견!!했다는 건 큰 성과.^^; 푸코가 근대를 시작하면서 굳이 <라모의 조카>를 가져온 건 이 책속의 광기경험이 고전주의와 큰 단절선이 있기 때문이다. 고전주의 광기경험의 큰 특징은 이성과 광기가 “의사소통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재”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라모의 조카>에서 이 부재하는 대화의 공간을 회복하려하고 있다. 이건 19세기 문학에서 행해진 일이기도 했는데 이때 문학은 광기를 비롯한 목소리를 잃은 사람들의 공간이었다.

 근대 광인은 고전주의처럼 이성인에 의해 인식되지는 않는다. 고전주의 광인은 이성인에 의해 식별되고 광기는 비이성으로서 연역되었다. 즉 광기는 광인과 따로 분리되어 하나의 지식의 대상으로 규정되었다. 이성이 광기를 자신의 외부로 대상화한 것이다. 그러나 근대 광기는 광인 안으로 들어온다. 라모의 조카는 가물가물한 정신의 가운데 자신이 광인이라는 사실은 확실히 의식한다. 물론 이 의식은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기에 허술하다. 그래서 이들은 여전히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지 못했고 라모의 조카처럼 누군가의 무엇으로 불려야만 했다. 사실 자신이 미쳤다고 말하는 건 아주 근대적인 것으로 디드로의 시대에는 불가해한 것이었다. 고로 라모의 조카는 고전주의의 비이성과 근대의 광기를 겸비하고 있는 인물인 셈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성의 부재로 취급되던 광기가 이성을 증명할 수 있는 것으로 전환되었다는 점이다. “광인이 없다면 이성은 현실성을 잃을 것이고 비어 있는 단조로움, 스스로에 대한 권태, 자기 모순에 빠진 동물의 사막일 것이다.”(548) 잘난 척하던 이성이 이제 비이성을 통해서만 드러나게 된 역설.

 “비이성은 이성의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이성 안에서 이성에 의해 포위되고 소유되며 사물화”(549)된다. 이렇게 광기가 이성 밖이 아닌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광인은 누구나 될 수 있다. 이성을 가진 인간도 예외일 수 없기 때문이다. 광기는 이성에 바이러스처럼 침투하여 이성을 뒤흔든다. 이건 르네상스시대 서양의 이성을 위협하던 것과는 다르다. 르네상스 광기는 이성과 혼합되어 모호하고 접근 불가능한 영역이었다면 이제 이성이 “비이성을 소유하는 움직임 자체 속에서 자주성을 잃게 된다.”(549) 분명 소유주는 이성인데 그리고 여전히 광기는 이성에 의해 물건취급 당하지만 광기는 이제 “가공의 사물로 실현”된다. 그러나 광인은 절대적 충만함의 절대적 공백이다. 이건 억눌리거나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닌 광인 자신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즉 광인을 분별할 수 있는 건 이제 자신밖에 없다. 우리조가 계속 헤맸던~ “자신을 잃은 사람으로서 드러나는 광기”가 이 지점에서 해결된다. 광기가 광인 안에 들어온 것, 즉자기를 잃은 사람은 자신 안에 상실된 내가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제 광기는 대상화된 “지식”에서 “주체”안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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