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14 20:44

0527 수업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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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셨죠? 복음 전합니다! 다음 주 휴우~가앙~~!!

채운 쌤께서 외부 강의가 있으셔 부득이하게 다음 주에는 휴강합니다. 그러니 다음 수업은 다다음주인 5월 27일.

이때는 순서상 <선악의 저편> 6, 7장 읽어오심 됩니다. 그리고 나눠드린 들뢰즈 <니체의 철학> 복사물도. 못 받으신 분들, 수업 전에 제가 전하도록 할게요.

이번 주 후기는 문정문정문정

다음 시간 간식은 지은쌤+태욱쌤

 

지난 시간에는 지나치다 싶게 풍성한 간식(^^;)을 먹으며 지지난 수업에 이어 '3장 자유정신'을 꼼꼼히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가 있다면, '의도'와 연관해 자유의지를 고찰한 대목.

니체에 의하면 소위 '도덕 이전의 시기'까지 행위는 '결과'에 의해 평가된 반면 현대 즉 도덕의 시대에 모든 행위는 '의도'에 의해 평가되고 있답니다.

"한 행위의 유래는 아주 명확한 의미로는 의도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해석되었다. 사람들은 한 행위의 가치가 그 의도의 가치에 있다는 믿음에서 일치되어 있었다. 의도를 어떤 행위의 전체 유래와 前史로 본다는 것 : 거의 최근에 이르기까지 지상에서는 이러한 선입견 아래 도덕적으로 칭송을 받고 비난받고 심판을 받고, 또한 철학적 작업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여기서 언급되는 '의도'가 곧 '자유의지'. 강한 의식을 수반한 특정한 목적 하에 인간은 모든 행위를 하는바, 그 행위의 좋음과 나쁨은 행위자의 의도에 따라 판가름될 수 있다는 거죠. 여기에는 주체성에 대한 강한 믿음이 깔려 있답니다. 사제의 앞에서 진행되는 고해성사라든가 재판정 안에서 하는 변론 등은 이처럼 주체 및 자유의지에 대한 강한 신뢰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겠죠.

하지만 니체는 이렇게 반문합니다. 오히려 "행위에서 의도하지 않은 것에 그 행위의 결정적인 가치가 있"는 게 아닐까? 오히려 우리의 행위를 결정하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즉 인식될 수 있는) 의도와 목적이 아니라 저 아래 숨겨진 것이 아닐까?

그럼 숨겨진 것, 의도하지 않은 것이란 무엇일까요? <차라투스트라>를 읽은 우리로선 이에 답하는 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건 곧 힘-의지. 나의 행위는 의식으로선 미처 따라가지 못한 수많은 힘들의 투쟁의 결과, 그 투쟁 속에서 승리한 힘 의지에 의한 것이라는 게 니체의 설명입니다. 우리가 '주체'라고 믿는 것은 실상 그런 힘들의 투쟁에 의해 나타난 행위들의 결과물인 것이지, 先在하는 주체가 모든 행위를 자신의 의식적 판단 하에 수행하는 게 아니라는 것.

그러니 어떤 행위를 하고 나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그랬어'라고 말하는 건 참 허망한 노릇입니다. 그 말들이 모두 거짓말이라서가 아니라(사법당국이 그런 만큼 진술자 역시 어느 순간에 이르러서는 자신이 진실을 말한다고 믿을 겁니다), 그 말들이 실은 텅 빈 것이라서. 진술되는 수많은 이유들은 진술되는 그 순간에도 작동되는 힘들에 의해(검사가 원하는 답은 무엇일까? 이 방은 너무 덥다. 차라리 미친 척을 할까? 배가 고파. 변호사가 아까 뭐라고 당부했더라? 등등), 그리고 당시의 사회적 기표들에 의해 또 얼마나 시시각각 변할까요. (보험금을 노리고, 우울증이라서, 가정불화 때문에, 평소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인간 종의 이와 같은 존재론적 토대를 보지 않는 한 우리가 이 도덕에서 저 도덕으로 갈아타는 것은 다 부질없는 짓이라는 게 니체의 주장입니다. 니체의 도덕 비판은 하나의 도덕을 폐기하고 다른 도덕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도덕의 자기 극복'을 꾀한다는 게 채운 쌤의 설명. 힘의 관점에서 도덕과 철학을 사유할 것, 지금까지의 인간적인 철학의 지평으로부터 멀어질 것, 도덕의 자기 극복을 꾀할 것.... 여기에 좋은 예가 되는 게 예수와 붓다 등의 수수께끼와도 같은 삶, 정해진 답 없는 삶, 소위 '공공선' 따위와는 무관한 상태로 도덕적인 삶. 이게 도대체 어떤 건지는 각자 생각해보는 걸로 ^^

 

 

그리고... 이번에 읽은 4장 잠언과 간주곡, 에서 수업 시간에는 말하지 못했지만 정말 인상적이었던 아포리즘이 하나 있어서 마지막으로 적어둡니다.

"만일 아끼는 척하면서 죽이는 손을 본 적이 없다면, 인생을 제대로 본 것이 아니다."

아낀다는 것, 죽인다는 것이 무엇인지, 해석은 각자 하기 나름.

 

  

 

  

 

  • 하동 2015.05.15 09:22

    복음~~~^^ 너무 좋아하시는 거 아님? ㅋ

    "만일 아끼는 척하면서 죽이는 손을 본 적이 없다면, 인생을 제대로 본 것이 아니다."

    다들 그렇겠지만, 저 같은 사람이 특히 새겨야 할 금언이라 생각합니다. 스승의 날이라 애들 찾아오는데, 대략 난감~~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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