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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 주도 돌아왔습니다. 이주의 침술!(참이슬?)


* 우리 몸은 유기체, 전체 맥락을 파악하라!


 다시 한 번 복습. 몸은 하나의 유기체로 작용한다. 병을 진단할 때 겉(경락, 象)에 드러난 문제를 보고 속(장부, 藏)의 문제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병은 한 부분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유기체 전체의 균형이 흐트러진 것. 동양의학의 치료는 이 전체 균형을 바르게 하는 데 있습니다. 보통은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병의 증상症(감기, 당뇨, 고혈압, 피로..)만 고치려고 들지만, 그 증상을 보고 장부와 경락의 이상을 파악할 줄 알아야 하고(이게 辨證. 경락을 찾아내면 경락 변증, 장부를 찾아내면 장부 변증), 나아가 그걸 일으킨 자잘한 원인들(습관들 등)을 짚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진단에는 네 가지가 있는데요. 맥을 만지거나, 혈 자리를 눌러보는 등 촉각을 사용하는 절진(切診), 얼굴색(은 곧 陽氣를 판단하는 기준이라는군요) 등 시각을 사용하는 망진(望診), 환자에게 자각증상이나 상황에 대해 묻는 문진(問診), 체취를 맡거나 소리를 듣는 문진(聞-에 듣다, 냄새 맡다 두 가지 뜻 다 있어-診)이 있어요. 이 겉에 드러난 현상을 보고 연관시켜 속을 생각하라! 이 사고를 길들이는 게 중요하답니다. 동양의학에선 북송대 범중엄의 “훌륭한 재상이 되거나 유능한 의사가 되고 싶다”는 말이 유명하대요. 재상 혹은 의사. 전혀 관련 없는 두 직업이 아니라 사회문제를 파악하는 거나 사람 몸을 파악하는 거나 전체를 볼 줄 알아야한다는 점에선 일맥상통한답니다.


* 이번 주의 포인트는 사계절과 장부의 관계!


 동양의학에 영향을 미친 3사람이 있으니, 그들은 누구냐? 바로 복희, 신농, 황제입니다. 복희는 1년을 계산하는 법, 동양의학의 원론(그리고 주역을!)을 만들었고 신농은 약초, 황제는 침구의 원조(?)라고 합니다. 복희가 한 일 중 하나는 바로 규圭라는 막대기를 가지고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춘분과 추분, 해가 제일 긴 하지와 제일 짧은 동지를 측정하고 달력을 만든 것입니다. 1년을 계산하는 법을 알아낸 거죠. 이로서 1년이란 주기 안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습니다. 나아가 복희는 주역을 만들기도 했는데 의醫와 역易의 근원이 같다는 醫易同源이란 말이 있대요.

 복희씨가 알려준 사계와, 장부의 관계를 알아봅시다. 그런데 왜 사계절과 몸이 통하냐? 인간이란 건 자연의 기운에 따라가는 부차적인 존재. 계절 따라 내 몸도 당연히 다른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그러니까, 인간 몸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지 않아요. 인간 몸을 해부하는 데서 질병과 죽음의 원인을 알아낸 서양에선 몸을 열어보니 척추가 휨 → 그래서 장부에도 손상이 감 이런 인과가 성립한다고 해요. 하지만 동양에선 (계절마다 다른 상태에 있는)장부에 이상이 있으면 그 주변부위가 굳게 되고 이 때문에 척추도 휘어진다는 정반대로 이해합니다. 인간 몸만 똑 떼서 볼 수 없다는 거. 또 한 번 명심.


이제 사계와 장부의 관계를 살펴보아요~


기운에 해당합니다. 이때 사람들은 흥분하기 쉽고 그게 과하면 화를 내기도 하죠. 이 시기에 주의할 장기는 간과 담입니다. 새 학기도 시작하고 기대치도 높아지기 쉬운 이 때, 너무 과하게 기대 혹은 흥분하면 간에 무리가 갈 수 있어요. 봄만 되면 같은 곳이 아프다, 이건 간에 문제가 있는 거라고 해요. 다른 시기엔 같은 곳이 아파도 또 다른 문제고요. 그러니 똑같은 증상(감기 등)이라도 시기마다 다르게 치료해야 한다능 거!


여름화火기운에 해당합니다. 기가 늘어지기 쉽죠. 이 시기에 해당하는 감정은 웃고 떠드는 것. 옛날엔 여름엔 수학이나 철학 같은 집중을 요하는 공부는 하지 말라고 했대요. 문학 혹은 음악 등 풍류를 즐기며 노는 것에 해당하는 계절이랍니다. 옛날에는 계절마다 하는 공부도 달랐다고 하니 재밌죠? 이 계절에 해당하는 장부는 심장과 소장입니다.


가을금金기운입니다. 이때는 치솟던 기가 한 풀 꺾여 내려가기 시작下氣합니다. 주된 감정은 슬픔에 해당하고요. 해당하는 장기는 폐와 대장입니다.


겨울수水기운입니다. 응축하는 시기이고 주된 감정은 공포입니다. 해당 장기는 신장과 방광이고요.


사계절은 끝인데 오행 하나가 빠졌죠? 토土는 계절 사이의 환절기, 특히나 폭염에서 선선한 기운이 도는 가을로 넘어가는 사이의 시기에 속합니다. 해당하는 장기는 비위입니다.


 그러면 어떤 장부가 안 좋은지 어떻게 알 수 있냐? 간단합니다. 주먹을 쥐고 어느 정도 힘을 실어 등을 두드려보면 됩니다. 등을 금, 화, 목, 토, 수 그러니까 폐와 대장, 심장과 소장, 간담, 비위, 신장과 방광으로 나눌 수 있고, 두드려서 유난히 아픈 부분의 장부가 문제가 있는 거라고 해요. 그런데, 주의할 것. 예를 들어 폐 부위가 아프다고 해서 폐와 관련된 경락에 바로 침을 놓거나 뜸을 뜨지 않아요. 앞에서처럼 그게 어떤 계절에 유독 아픈지 등에 다르게 해야 해요. 간이 안 좋아진 게 폐에 영향을 미쳐서 그런 거라면, 폐를 치료할 게 아니라 간과 관련된 치료를 해야 하는 거죠.


+ 보너스?


득기得氣 : 침을 맞고 전기가 오거나 아픈 현상을 득기라고 말합니다. 이건 기운을 얻었다는 신호로, 자세히 구분해서 시큰한 산酸, 저릿한 마痲, 뻐근한 창脹, 아프지만 뭔가 통쾌한 통痛이 있습니다. 이렇게 아픈 건 침이 들어올 때, 내 몸을 보호하는 기능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래요. 기운이 감응해서 일어나는 현상이고 소 한 마리 잡아먹은 것만큼 몸에 좋은 거라고 해요. (연구실에 울려 퍼지는 채운쌤의 비명은 좋은 신호라는 거!) 반면 반응이 없다는 건 상태가 더 좋지 못한 거고 치료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하더군요.


이번 주엔 길어졌네요. 담주엔 좀 더 간략하게^^;;

  • 윤차장 2014.03.30 16:10

    간략하게는 무슨! 길~게 쓰시오! 애썼네. ㅋ~

  • 2014.03.30 23:03
    애독자 윤차장님 감사해요 ㅋㅋㅋ
  • 어머나 2014.03.30 23:16
    애독자 여기도 추가! 료야, 나도 잘 읽고 있어- 정리해줘서 고마워 ^^
  • 2014.03.31 15:40
    애독자 윤정어니 감사요ㅋㅋ
  • 효정 2014.03.30 16:32

    읽고보니, 어쩐지 봄이라 과하게 긴장하게 되거나 기대하게 되는 것 같다고 느껴지기도 해ㅎㅎ

    근데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거지? 흠.... 릴렉스~할 방법을 찾아봐야 겠다.

    천천히 숨쉰다든지 뭐 그런...

     

  • 2014.03.30 23:05
    넌 일단 나와 뜸뜨기 생활로 다시 돌아가자~~
  • 혜원 2014.03.30 21:20

    채운쌤의 신음소리가 좋은 신호라니, 소리도 못지르는 네 몸은 어떤 상태인거냐ㅠㅠ

    나도 조심해야지. 근데 등 두들겨도 뭐가 아픈건지 잘 모르겠다ㅋㅋㅋㅋ

  • 2014.03.30 23:10
    등 두들기는거 정확히 다시 물어볼게 꽤 힘줘서 두드려야 함 물론 니 힘은 충분히 세다만 ㅋㅋ
  • 인석 2014.03.31 15:00

    흥미롭게 잘 읽었어!! 동양의학은 어디서 배우고 있는거야 료야? ㅎㅎ

  • 2014.03.31 15:41
    침뜸 연구하는 데서 배우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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