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향신문에 처음으로 "규문"이 소개됐습니다!

규문의 초코우유님이 소개한 3권의 책들과 함께 올 여름을 더 뜨겁게!! 나봅시다^^

  

article_title_btn_90.gif?v=2
책과 삶
[책과 삶]여름보다 더 뜨거운 책과 함께 ‘이열치열’…마음 살찌우는 휴가 어때요 (1)
채운 | 고전비평공간 규문 연구원

ㆍ공자, 최후의 20년 | 왕건문·글항아리
ㆍ말년의 양식에 관하여 | 에드워드 사이드·마티
ㆍ인간을 넘어서 | 나카무라 유지로 ·당대

이번 휴가 때는 어떤 책을 읽을까. 매년 여름마다 마주치지만 결코 피할 수 없는 거대한 질문이다. 고전 연구자, 소설가, 헌책방 주인, 현대미술가 등 개성있는 독서가 4명이 자신만의 은밀한 추천 리스트를 내놨다. 여름보다 뜨거운 책들이 여기 있다.

▲ 폭염의 한가운데 있으면 
여름이 영원할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래봐야 열흘 남짓이다. 

인간도 마찬가지 
젊음도 한때다, 그런 의미에서
‘늙음 3종 세트’를 소개한다


l_2013072001002805700234914.jpg
 

여름철 휴가 때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잠시 멍했다. 휴가와 여름. 둘 다 내겐 좀 뚱한 용어다. 가뜩이나 여름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는 데다, 정규직의 ‘일-노동’ 리듬에서 자유로운 나로서는 ‘휴가’라는 말도 좀 생뚱맞다. 강의가 없고 마감해야 할 원고가 없으면, 휴가다. 하여, 잠시 고민하다가 순전히 주관적인 의미에서 ‘여름휴가용 책’을 고르기로 결정! 아래 소개하는 세 권의 책은 ‘가장 여름답지 않은, 그래서 너무나 여름에 어울리는’ 책들이다.

]여름, 우주의 기운이 왕성하게 발산하는 계절이다. 폭염의 한가운데 있으면 여름이 영원할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래봐야 열흘 남짓이다. 이내 서늘한 바람이 불고, 추위가 닥친다.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 젊을 땐 젊음이 영원할 것 같지만, 젊음도 한때다. 10대 후반에 길가의 노인을 보고 ‘나는 지금 젊지만, 나도 곧 저렇게 늙겠지’라며 탄식했다던 붓다가 그래서 위대한 것 아니겠는가. 자신의 젊음을 기준으로 상대의 늙음을 평가하는 대신 인연조건 속에서 일체의 무상함을 깨달았으니. 그런 의미에서(!), 이 여름, ‘늙음 3종 세트’를 소개한다.

khan_8bwk1N.jpg

첫 권은, 공자의 말년을 다룬 <공자, 최후의 20년>(왕건문·글항아리)이다. 공자가 제자들과 노나라를 떠났을 때, 그의 나이 55세였다. 지천명을 훌쩍 넘은 쉰다섯의 나이에 고국을 떠나 일종의 ‘정치적 망명’을 결심했을 때 공자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세도(世道)가 무너진 현실과 “선생님의 도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힘이 부족하다”는 제자의 완곡한 비판 앞에서, 공자가 깨달은 천명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은 <논어> 구절을 이용해 공자의 ‘최후 20년’을 재구성함으로써 ‘지학(志學)’에서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欲不踰矩)’에 이르는 공자의 전 생애를 곱씹게 만든다. 물론, 책을 덮고 남는 것은 나의 삶, 이 무도한 현실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다. 

두 번째 책은 에드워드 사이드의 말년 저작인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마티)다. “예술의 역사에서 말년의 작품은 파국이다”라는 아도르노의 말을 화두로 삼은 사이드가 몇몇 예술가들의 ‘말년의 양식’에 대한 고찰을 통해 이른 결론인즉 이렇다. 노년이란 반드시 안정·화해·타협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 노년이야말로 새로운 파국, 새로운 반시대성, 기이한 불화로 표현되는, 삶의 기묘한 시간성일 수 있다는 것! 노년이야말로 찬스라는 사실이 경이롭게 와닿을 것이다. 

마지막 책은 나카무라 유지로와 우에노 치즈코의 서간대화집 <인간을 넘어서>(당대)다. 이 대화집이 발표될 당시(1994) 40대 중반이었던 우에노 치즈코와 70에 이른 노철학자 나카무라 유지로는 늙음과 젊음, 여성과 남성의 문제를 각자의 공부와 경험, 관심사를 중심으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왕복서간이라는 형식 덕분에 날카로운 비판과 반론이 오가는 속에서도 서로에 대한 예의와 애정이 묻어난다. 세대와 성의 차이가 이런 식으로 소통될 수 있겠구나 싶어 흐뭇해지는 동시에, 늙음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담고 있어 진지하지만 무겁지 않게 읽힌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6 7월 두셋째주 2주의 침술 _ "경혈학 두 번째, 족삼음도" 2014.07.20 18952
95 출판기념회 풍경 2 file jerry 2014.11.11 18331
94 핀란드 통신15_2014 07 31 2 file 2014.08.01 18042
93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한 작가의 배움과 수련] 출간기념 이벤트 file jerry 2014.11.06 16996
92 오늘날 왜 혁명은 불가능한가? _ 한병철 1 jerry 2014.10.17 16992
91 [공지] 출판기념회에 초대합니다 jerry 2014.11.03 16849
90 규문 가을 프로그램 file 신자 2014.08.25 15025
89 규문 여름강좌 file jerry 2014.07.08 14930
88 [펌 기사] 핵발전소 없는 여름 - 한국의 미래, 독일 vs 프랑스 채운 2013.08.05 12330
87 홈페이지 이용방법(크롬 프레임 설치하세요!) file jerry 2013.07.18 11536
86 댓글 삭제 오류 jerry 2014.08.16 11309
85 여름 핀란드 통신3_2013 7 28 1 file 2013.07.29 9546
84 이주의 침술 3 2014.05.25 9281
83 여름 핀란드 통신4_2013 8 19 3 file 2013.08.20 8572
82 규문 공간 소개! 1 file 태람 2013.07.17 8208
81 여름 핀란드 통신2_2013 7 28 1 file 2013.07.29 8015
80 여름 핀란드 통신1_2013 7 28 2 file 2013.07.29 7609
79 규문 첫 수업 2 file jerry 2013.08.22 7492
78 가을 대구 & 문경통신 첫번째 22 file 효정 2013.09.23 7062
» [경향신문 기사] 규문연구원 채운쌤이 소개하는 올 여름의 책, 늙음 3종 세트! 효정스키 2013.07.20 687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