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25 10:41

이주의 침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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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는 수업이 한 주 쉬었습니다. 계절이 이제 완전히 여름인데 잘 지내고 계신가요? 요즘은 혈자리를 배우고 침을 맞아보고 놓아보고 있어요. 자리를 잡는 것도 어렵고 침을 살로 푹... 넣기가 무서워요^^


 이번 주에는 12경락에 대한 또 하나의 이론인 리裏(속) · 중中(가운데)· 표表(겉) 이론을 배웠습니다. 이 이론은 조선시대, 사암(舍巖)이라는 침으로 유명했던 도인이 쓴 <사암도인 침구요결>에도 나와 있습니다. 포인트 두 가지는 1. 몸의 병은 바깥의 좋지 않은 기운이 겉에서부터 들어와 속까지 상하게 하기도 하고, 속의 기운이 허해져서 그게 바깥까지 영향을 미치는 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는 것. 2. 또 리중표에 따라 어떤 경락들은 깊은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지요.


 먼저 우리 몸은 기氣라는 에너지로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가 움직이는 것은 서로 대립하면서도 의존하는 음陰과 양陽 두 기운의 운동. 음의 기운을 자세히 살펴보자면 우세한 양의 기운 사이에서 음의 기운이 자라나기 시작하는 궐음, 음의 기운이 가장 센 소음, 그리고 음의 기운이 쇠하는 태음 셋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양의 기운은 마찬가지로 소양, 양명, 태양으로 나누어집니다. 이 여섯 가지 기운은 각각 해당하는 장부가 다르고요. (궐음은 간과 심포, 소음은 심장과 신장, 태음은 폐와 비장, 소양은 삼초와 담, 양명은 대장과 위, 태양은 소장과 방광)

 우리 몸에서 이 기가 흐르는 통로인 경락도 크게는 음 경락과 양 경락으로 나누어지고, 이 6개의 다른 기운(六氣)에 따라서, 그리고 그 경락이 팔을 타고 흐르는지 다리를 타고 흐르는지에 따라서 또 나누어집니다.

지난번에는 몸의 전면부, 후면부, 측면부를 흐르는 음양 기운에 따라서 경락을 살펴보았습니다. 전면부에는 태음과 양명기운이, 후면부에는 소음과 태양기운이 측면에는 궐음과 소양 기운이 서로 길항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12개의 경락을 다시 복습해보자면 수태음폐경, 족태음비장경, 수양명대장경, 족양명위경, 수궐음심포경, 족궐음간경, 수소양삼초경, 족소양담경, 수소음심장경, 족소음신장경, 수태양소장경, 족태양방광경입니다. (아직은 외계어 같아요..) 이때 수태음폐경과 족태음비장경과 같이 기운이 같은 경락을 동기同氣관계에 있다고 말합니다.


 이 아이들을 이번에는 리중표 이론에 따라서 살펴봅시다. 외부의 사기는 먼저 표면으로 들어와서 가운데를 거쳐 속으로 들어갑니다. 이때 몸에 정기(원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병이 양의 기운을 상하게 했을 때의 증상만 나타납니다. 음의 영역까지 퍼지지 않아요. 그렇지만 원체 기운이 모지라는 사람이라면, 음의 속까지 병이 쫙쫙.. 퍼져나가게 되지요.

 리중표 이론에 따르면 양의 기운 중에서도 표면에 해당하는 것은 태양, 중간에 해당하는 것은 소양, 속에 해당하는 것은 양명입니다. 그리고 음의 기운에서 표면은 태음, 중간은 소음, 속은 궐음입니다.

 누구나 일 년에 한번쯤은 걸리는 감기를 예로 들어주셨어요. 찬 기운이 몸으로 침입합니다. 우선은 양의 표면인 태양기운부터 어택당합니다. 그런데 태양은 우리 몸의 후면부, 등짝 있는 데를 흐르는 기운이었죠. 찬 바닥에서 자지 말라는 흔한 충고나 뒷목에 찬바람을 맞으면 감기 걸리기 십상이라는 말도 바로 이 이유에서예요. 여기서 병이 들어가 소양 기운을 상하게 되면 우리가 흔히 그러듯 몸살감기를 앓게 됩니다. 더 진행되면 양명 기운이 상해서 열이 나고 인후염을 앓게 된다고 합니다. 음의 영역까지 침투하게 되면 먼저 음의 표면인 태음 기운이 상하면 기침과 콧물, 설사와 복통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더 가서 소음이 상하게 되면 열이 높기는 한데 물을 마시려 하지 않는 고열, 이빨을 딱딱거리며 덜덜 떨 정도의 고한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음의 가장 안쪽인 궐음 기운까지 상하게 되면 몸의 위는 뜨겁고 아래는 차가운 상열하한이 계속 되고 경기까지 일으킵니다. (전 경기는 일으킨 적이 없는데 감기로 이렇게까지 되다니...)

 이런 식으로 감기가 걸려도 증상이 어떤지에 따라 어떤 기운까지 병이 도달한 건지 세세하게 구분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이에 따라서 치료도 달라지고요. 그리고 감기가 어떤 증상으로 끝났는지도 중요하다고 해요. 예를 들어 몸살이 났다가 나중에는 감기끝물에는 기침만 났다고 한다면 소양과 태음 기운 둘 다 좋지 않은 걸로 고려해서 치료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음.. 아직 잘은 모르겠어요..


 그렇다면 증상에 따라서 어떻게 치료해야할까? 리중표 이론의 독창적인 점은 치료를 할 때, 문제가 있는 경락에 바로 침 치료를 하는 게 아니라 리중표 이론상 그 경락과 상호관계가 있는 다른 경락에, 그리고 통증이 있는 부위에 직접 놓는 게 아니라 그 부위가 위치한 경락에서도 아픈 곳에서 먼 혈자리부터 침을 놓는다는 점입니다. 그게 훨씬 효과가 빠르기 때문이래요.

 그렇다면 리중표 이론에서 경락들의 상호관계가 어떻게 되나?

양의 겉, 리에 해당하는 양명 기운이 팔을 타고 흐르는 수양명대장경은 음의 겉, 리에 해당하는 궐음 기운이 다리를 타고 흐르는 족궐음간경과 상호관계에 있어요. 족양명위장경은 수궐음심포경과, 수소양삼초경은 족소음신장경과 족소양담경은 수소음심장경과, 수태양소장경은 족태음비장경과, 족태양방광경은 수태음폐경과 상호관계에 있습니다. (이건 외워야..)

 예를 들어 수양명대장경 중 어디를 눌렀는데 환자가 아파한다. 그렇다면 대장이 불균형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때, 수양명대장경락에 바로 침을 놓지 않습니다. 이렇게 대장을 둘러싼 관계의 균형이 깨지게 된 데는 간의 불균형이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보고, 족궐음간경에 치료를 합니다. 이런 식의 치료가 더 빨리 효과가 나타난대요.

 그리고 실습 때. 저는 턱 뼈 각진 곳 쑥 들어가는 천용이라는 자리가 눌렀을 때 아프고, 왼쪽이 쑥 들어가지 않고 무슨 막 같은 걸로 가로막힌 느낌이었습니다. 이 자리는 소장경락에 해당됩니다. 그런데 치료를 받을 때는 수태양소장경과 상관관계에 있는 족태양비장경의 삼음교라는 자리에 침을 맞았어요. 효과는.. 대박! 침을 맞고 다시 만져보니 덜 아프고, 막 같은 것도 사라지더라고요. 신기했어요.


 그리고 은영언니~ 허리 아픈 건 자세 때문일 수도 있는데 안쪽까지 우리하게 아픈 느낌이 들면 몸의 기운을 저장해두는 신장이 좋지 않아서.. 그니까 기운이 떨어서 그럴 수도 있대요. 계속 아프면 자세히 알려주시와요


그리고 제가 5.29~6.5까지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자원활동을 하게 되어 이주의 침술을 앞으로 2주 쉴 것 같아요. 혹시라도 이주의 침술을 기다리는 분이 계시다면 양해를 구하고요..ㅎ 그리고 여성영화제는 이대 정문 옆 신촌기차역 있는 신촌 메가박스에서 합니다. 여유 되시는 분들, 날씨도 따뜻하니.. 영화보러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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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차장 2014.05.27 15:56

    ㅠㅠ 영화제는 정확하게 절탁 에세이 주간과 겹치는구려... 그리고 나 신장 안 좋은 거 맞어. 근데 왠지 복합적인 거 같다. 앉을 때 자꾸 자세가 앞으로 기울거든. 기운은...것도 문제인 듯. ^^;; 

  • 2014.05.28 23:19
    지난 번에 얼굴이 까맣던데 언니.. 그리고 아침에 바쁘겠지만.. 일어나서 거의 건데기 없는 흰쌀죽(거의 물처럼요)을 해먹으면 기 보하는 데 좋대요(제리언니가 아마 잘 알거예요ㅎㅎ) 건강 조심하세요 모두들~
  • jerry 2014.05.29 00:26
    잘 알지..근데 언니는 미음 먹어 해결될 문제가 아닌 듯..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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