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11 09:05

이주의 침술

조회 수 6697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제가 배우는 곳에서 침, 뜸 치료를 받기 전 진단을 할 때, 진단하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등을 힘주어 두드려서 어느 장부와 관련된 곳이 특히 아픈지를 보는 것, 꾹꾹 눌러봤을 때 아파하는 부분이 속해있는 경락이 어딘지, 그리고 지난 시간에 썼던 것처럼 목을 좌우전후로 움직여서 어떤 자세일 때, 어디가 땡기는지 불편한지를 봐요. 보통 병원 가서 엑스레이나 씨티로 몸속을 훤히 들여다본다거나 어느 부위를 떼어 조직검사를 하는 방식과는 매우 다르죠. 아니 어떻게 등을 두드리는데 폐가 안 좋다는 걸 알아내는 거지? 다리를 눌러보고는 간과 관련된 문제라는 걸까? 그런 생각도 들지만.. 침을 맞고 뜸을 뜨면 몸도 마음도 편안해지면서 의문은 후와왕.. 잊혀집니다ㅋㅋ


 이 둘이 몸에 생긴 병을 진단하는 방법이 다른 건, 동서양의학의 몸을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 계속 반복반복이죵. 동양에선 인간의 몸을 기 덩어리로 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 기氣는 음과 양, 두 기운이 서로 갈마드는 에너지이죠. 동양에서 말하는 몸의 정상 상태, 건강한 상태라는 건 길항작용을 하는 음양, 두 기운이 잘 조화된 상태를 말합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잡히지 않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병이란 이 둘 중 하나는 세지고 나머지 하나는 약해져버리면서 균형이 깨진 상태고요. 목을 움직이는 건 단순히 내부엔 장기가 들어있고 그걸 뼈, 근육이 감싸고 있는 신체가 구체관절인형처럼 목을 까닥거리는 게 아니라 기가 운동 중인 것. 그러니 목을 뒤로 젖혔을 때(이때 몸 전면부가 이완) 어디가 불편한가를 봐서 몸의 전면부를 흐르는 음의 기운인 태음과 양의 기운인 양명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가, 아닌가를 알 수 있는 거지요.

 침과 뜸을 통해서 목표로 하는 건 음과 양의 두 힘이 서로 길항작용을 할 때, 예를 들어서 몸이 심하게 더워지거나 혹은 심하게 차가워질 때 그걸 몸 스스로 균형을 되찾을 수 있는 상태가 되도록 하는 것. 원기, 정기를 늘리는 일이라고 합니다. 원기가 풍부하면 (계절이나 시간 등에 따라서)한쪽 기운이 많아지면 다른 쪽 기운도 함께 많아지지만, 내 몸에 원기가 부족하면 조정할 힘이 없으니 한쪽의 기운이 많아지면 다른 쪽 기운은 약해진다고 해요.


 몸의 전면부는 태음, 양명기운이 흐르고, 후면부는 소음, 태양기운이 흐르고, 측면부는 궐음, 소양기운이 흘러요. 목을 뒤로 젖히면 전면부는 가슴이 쫙 펴지면서 이완되고, 후면부는 수축됩니다. 앞과 뒤는 한쪽이 이완하면 다른 쪽은 수축, 한쪽이 수축하면 다른 쪽은 이완하는 관계. 그러니 전면부의 양의 기운인 양명기운과 후면부의 음의 기운인 소음 기운이 서로 표리관계고, 전면부의 음의 기운인 태음기운은 후면부의 양의 기운인 태양기운과 표리관계에 있습니다. 또 측면부의 경우~~ 목을 왼쪽으로 하면 음의 기운인 궐음기운은 수축하고 오른쪽, 그러니까 양의 기운인 소양 기운은 이완해서 이 둘이 표리관계에 있어요.


 이번 주에는 육기六氣를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우리 몸은 이 6가지 종류의 기운으로 이루어져있다고 합니다.

 음의 기운 중에서도 궐음은 음이 시작하는 기운이고, 소음은 음이 가장 왕성할 때, 그리고 음의 기운이 쇠할 때가 태음기운입니다. 소나기에 비유를 들어서 궐음은 소나기가 오기 전 부는 돌풍 같은 것으로 風(풍)의 성질이 있다고 하고, 소음은 비가 내리기 전 온도가 올라가는 것, 찜통더위 상태로 暑(서)라고 표현하고, 태음은 마침내 소나기가 내려 습한 상태濕(습)를 말합니다.

 양의 시작은 소양기운, 가장 셀 때는 양명, 기운이 사그라질 때가 태양입니다. 양의 시작은 확 타오르는 불꽃같으며 기세가 맹렬합니다. 소양 기운은 더운 것과는 다르게 속이 답답하게 타들어가는 느낌이고, 소양 기운이 많으면 출혈을 한다고 해요. 양의 기운이 가장 승할 때인 양명은 무덥다기보다는 뜨거우면서도 건조한 느낌입니다. 양명기운의 경우에는 뒤에 열(熱)을 붙여 양명열이라 많이 부른대요. 광증..미치는 건 이 기운이 많아서 생기는 거라고 해요. 또 양명은 몸 전체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기운으로 이게 부족하면 입맛도 없고, 소화도 못한다고 합니다. 인간의 기가 쇠할 때는 여자는 서른다섯, 남자는 마흔부터인데 이때 양명 기운부터 쇠하기 시작한다고 하니 양명이란 우리 몸의 핵심적인 에너지원인 듯합니다.

그리고 이 불이 꺼져 식어가는, 그러나 여전히 온기를 품고 있는 재와 같은 것이 태양입니다. 앞에 떡하니 태太자를 써놓고도 이게 양 중에서 가장 차가운 기운인 건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현직왕은 따로 있고, 뒤로 물러난 태상왕太上王처럼 태太라는 글자가 늙을 노老자와 통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양의 끝(태양)은 음의 시작(궐음)과 연결되고 음의 끝(태음)은 또한 양의 시작(소양)으로 연결됩니다. 우리 몸엔 이 여섯 가지 기운들이 좌충우돌하고 있습니다.


 동양의 의사는 환자를 볼 때 이 여섯 가지 기운 전체의 관계를 살펴야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가 문제!라고 진단 나온 경락보다는 간접적으로, 다른 경락에 침을 놓아서 관계를 조절해주는 방법을 택하라고 배웠습니다.

무엇보다 일단은 직접 침 맞아보고, 놓아보는 게 우선일 듯해요.


이번 주는 여기까지. 담주에 또 뵈어요~!

  • 윤차장 2014.05.12 10:13

    너 언제 침 좀 놓게 되는 거? 실습 하고 있는 건감? 나 요즘 허리가 좀 아픈데...물론 그냥 운동부족인 거 같지만...ㅠㅠ

  • 2014.05.12 21:31
    전 아직 멀었지용ㅎ 제 몸에 놔보고 있는데 아직 벌벌 떨면서 놔요.. 잘못 놔서 멍도 들고요..ㅋㅋ 계속 앉아있으니 아플 수밖에요ㅜㅜ 목욜에 침 말고 할 수 있는 거 뭐 있나 여쭤볼게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6 화이부동(和而不同)은... 규문 2013.07.08 6162
95 홈페이지 이용방법(크롬 프레임 설치하세요!) file jerry 2013.07.18 11536
94 혜화동 청소 사진 구경해요~ 5 file 포토밥 2015.06.23 1718
93 핀란드 통신9_2014 01 31 3 file 2014.01.31 2606
92 핀란드 통신8_2013 12 31 5 file 2013.12.31 2806
91 핀란드 통신15_2014 07 31 2 file 2014.08.01 18042
90 핀란드 통신14_2014 06 30 4 file 2014.06.30 4982
89 핀란드 통신13_2014 05 31 1 file 2014.05.31 4123
88 핀란드 통신12_2014 04 30 3 file 2014.04.30 1907
87 핀란드 통신11_2014 03 31 2 file 2014.03.31 465
86 핀란드 통신10_2014 02 28 2 file 2014.03.01 1183
85 페인트칠 했습니다! 2 file 수영 2015.06.13 1352
84 페인트칠 사진 (2) 4 file 수영 2015.06.14 1456
83 페인트칠 사진 (1) file 수영 2015.06.14 1312
82 출판기념회 풍경 2 file jerry 2014.11.11 18331
81 추&태의 특급산행! 3 file 태람 2014.06.07 4754
80 체육부장 윤차장의 규문 학인 몸만들기 프로젝트!! 바로 시작합니다! 롸잇나우!! 2 체육부장 2013.10.24 4845
79 인문서당강원 gogo (대체 언제갔다온 것이냐!!) 1 file 수영 2015.05.24 1063
» 이주의 침술 2 2014.05.11 6697
77 이주의 침술 3 2014.05.25 928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