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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세미나 일곱 번째 후기/ 『소설의 이론』/ 2013. 11. 08

『소설의 이론』, 종합의 시도로서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이번 주의 공통과제 키워드는 반어, 운명, 서사시로의 초월 이었습니다. 하지만 '반어'라는 키워드는 여전히 아리송 합니다.

『소설의 이론』에서 루카치는 주관성의 자기 인식 및 자기 지양을 최초의 소설 이론가들인 초기 낭만주의 미학자들이 '반어'라고 불렀다고 말합니다.(p.85에 '반어'에 대한 설명)

우선 이 '반어' 라는 키워드를 이해하려면 개념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합의를 보아야 서로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루카치의 '반어' 를 글자 그대로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렵습니다. 그리고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에서 읽히는 그 '반어' 란...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에서는 주인공을 통해서도 그 외 다른 인물들을 통해서도 그 '반어' 가 계속됩니다. 무언가 앎에 이르게 되면 그것이 또 아니고 또 다시 앎에 이르는 것 같으면 또 그것이 아니게 됩니다. 수경 쌤 말대로 끝없이 배우고 끝없이 미끄러지고, 영은 쌤 말대로 인물들은 활발히 움직이지만 독자의 눈에는 그들이 닫혀져 있는 세계에 있는 것만 같습니다. 그 닫혀져 있는 세계에 어떤 앎을 위해서 인물들이 계속 투여된다는. 하지만 그 뒤이어 나타나는 인물들도 사실은 원래부터 짜여져 있던 인물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읽는 내내 오글거리게 한 마이스터가 그 수료증을 받는 장면과 영은 쌤 말대로 그 막장 같은 줄거리는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에서의 주요 배경인 그 '연극' 과도 같은 일련의 '극' 적인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마치 '인생 수업' 을 한편의 연극에 빗대어 그것을 연극처럼 묘사한 소설 같았습니다. 괴테가 그 연극을 소설의 형식으로 옮겨 놓으려고 노력한 것이었다면 극적인 상황에서 오는 그 인상적인 여러 장면들, 그리고 소설의 전체 플롯에서 느껴지는 '닫힌 세계' 그리고 '막장' 같은 줄거리도 모두 이해가 됩니다.

다만, 루카치는 '아주 위대한 소설들이 서사시로 초월해 나아가려는 모종의 경향' 에서 괴테가 실패 했다고 말하는데 아마도 이는 이 연극적인 요소가 소설에서 형식화 될 때 긍정적이면서도 부정적인 이중적인 면을 보여서가 아닌가 합니다. 주인공 '마이스터' 는 '탑의 결사' -각 인물들의 '교육행로'- 라는 운명 공동체를 통해 개별 인물들이 내적으로 긴밀히 연결되고 공통의 목표를 지향하면서, 환멸소설에서 내면성이 모두 좌절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서 탈피하는 데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환상적이고 경이로운 요소가 전체 어조의 통일성을 불협화음적으로 분열시키고 맙니다. 그래서 괴테가 썼던 환상적인 요소들, 즉 서사시의 형상화 수단들을 괴테는 나중에 가볍게 반어적으로 다룸으로써 재차 평가절하하여 서사시적 성격을 탈각시키려 합니다. 하지만 괴테의 서사시의 형상화 수단들을 반어적으로 다루는 것은, 소설 형식의 요소들로 바꾸려 하긴 했지만 경이로운 요소를 가치절하 할 수 있을 뿐 실패하고 맙니다. 이는 루카치의 말입니다.

하지만 인생 행로를 통해 깨달아 가는 앎, 또는 어떤 성찰의 주제를 가진 연극 한편을 연극의 형식과 연극의 요소를 빌려 쓴 소설이라면 제 2권의 환상적인 장치들은 좀 맥빠지게도 만들지만 그것은 연극적인 요소 자체로서 소설의 형식상 실패했다 성공했다 단정지어 말하기는 조금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논의에서도 나온 이야기지만 주인공의 귀족과의 결혼을 통해서 주인공이 안정감을 갖는 결말은 『고리오 영감』처럼 결론은 상류사회에 진입해서 안정감을 찾는 것과 같지 않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다른 시각에서 괴테가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를 집필할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문학에서의 괴테의 도정을 연관하여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 2권의 작품해설을 참고 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해설의 p.432의 마지막 단락에서는 오히려 당시 독일 신분사회의 장벽을 뛰어 넘는 결혼, 즉 일종의 상징적 사건으로도 이해할 수도 있을 거라고 말합니다. 해설자는 <병든 왕자> 그림의 상징적 예를 들면서 프랑스 대혁명 이후 여전히 상존하는 계급 갈등의 해소 방안을 상징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시대소설로도 읽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는 끝까지 아이러니 투성이였습니다. 마지막에 귀족 여인 테레제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는 것도 그렇고 비극적인 죽음들도 그렇고... 그래도 곰곰히 생각할 수록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소설인것 같습니다. 내용 뿐만 아니라 그 연극적 구성에서 조차도... (그리고 이번에 저는 스스로도 너무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했던 걸 알게 되었어요..자기 생각에 끼워 맞추지 않기..그래서 문학에서 읽을 수 있는 다양성과 풍성함을 놓치지 않기. 문학은 역사철학적 순간에서 나오고 그것으로 시대상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역시 사람은 대화가 필요해요. ㅋㅋ;;)

<공지>

다음 주는 '4. 톨스토이, 그리고 삶의 사회적 형식들을 넘어서기' 에서 부터 '부록 1, 2' 끝까지 입니다. 『소설의 이론』만 합니다. 그리고 이번주부터 조금씩 '죄와 벌' 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다음주 간식 준비는 세경이, 바로 제가 합니다.

  • 수경 2013.11.10 14:01

    서사시로의 초월에 대한 설명 부분... 너 너무 무성의한 거 아니냐.. / 암튼 앞으로 빠지지 말고 많은 대화 하자! 넌 대화가 필요해ㅋㅋ 간식 맛난 걸로 부탁해. 

  • 세경 2013.11.10 14:05

    네.. 서사시로의 초월.. 모르겠거등요 ㅠㅠ

  • 세경 2013.11.10 15:46

    위에서는 "...서사시로 초월해 나아가려는 모종의 경향' 에서의 실패." 그냥 이렇게 썼는데요. 제가 모르겠는 건 이거예요.

    루카치에 따르면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는 '위대한 소설들이 서사시로 초월해 나아가려는 모종의 경향' 이 있다 →so 괴테는 서사시로의 초월 요소들 (탑의 결사와 같은 신비적이고 경이로운 요소들)을 형상화→but 그러한 경이적인 요소들을 가볍게 반어적으로 다룸으로써 서사시적 성격을 탈각 →하여서 소설 형식의 요소들로 바꾸려 했지만 실패.

    '서사시로의 초월' 이라는 것도 그냥 신비롭거나 경이로운 것으로 두루뭉술 하게 알고 있고 구체적으로 무얼 말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왜 위대한 소설들이 서사시로 초월해 나아가려는 경향이 있는지도...

    아니면 첨부터 맥락을 잘 못 짚고 있는 건지.. ..

  • 수경 2013.11.11 10:57
    우리가 다음 시간에 읽을 부분 보니까 톨스토이에 대해 루카치가 또 다시 서사시로의 초월을 논하고 있더라고. 그때 다시 이야기해봐야 할 것 같아. 나도 잘못 읽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괴테에게서 루카치가 본 문제는 서서시로 초월했다 혹은 하려고 했다, 뭐 이런 게 아니었던 것. 난해하도다, 우리의 루카치 님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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