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죠부 예비세미나에서는 <야전과 영원> 서문을 읽습니다~
이번 주 함께 읽은 부분 올립니다.
야전과 영원-푸코·라캉·르장드르
갑자기 확장되는 허공. 천정. 다시 저녁이다. 밤이 아니라면 저녁이겠지. 불사의 태양이 다시 죽어가고 있다. 한편에는 타다 남은 불. 다른 한편에는 재. 이기고 지는 끝이 없는 승부. 누구도 알 수 없다. -사뮤엘 베케트
서문
서문은 대개 최후에 쓰인다. 기묘한 일이다. 최후의 결론이 나고서도 또 그 뒤에 오는 것이 최초에 읽힌다니. 지금 이와 같이 말이다. 그러나 이것은 큰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 아닐까. 이것을 읽는 독자에게 있어서도, 이것을 쓰는 필자에게 있어서도.
책을 쓴다는 것은, 책을 쓰는 그 시간의 정처 없음을 견디는 것이다. 게다가 이것저것 잡다하게 모은 것이 아닌, 일관된 책을 쓴다는 것이라면 말이다. 그렇다, 알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방법으로 쓴다면, 그것은 쓴다는 것이 아니다.
물론 대강의 플랜은 있으며, 다년간 써 모은 노트도 있고, 자료도 충분히 모았을 것이다. 하지만 쓴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우연성에 몸을 내던지는 것이다. 알지 못하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것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여 망연하게 되는 것이다. 깊이 자실自失하는 것이다. 얕은 고동을 치는 나날을 혼탁하게 하는 건망증과 편집증적인 기억에 괴로워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