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22 03:01

미술 1강 후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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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하고 기대하던^^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헐레벌떡 효진과 지각생 공쌤이 일찍 도착해서 오~~ 그랬는데!! 시간을 잘못 아셨답니다.^^;; 다음 주도 시간을 꼭 잘못 아셔야 합니다. ㅋㅋ 처음 뵙는 분들도 많았는데, 다들 빠지지 마시고 6주 개근하시길 바랍니다.

 20140718_214415.jpg


<1강> 찰나를 포착하는 두 개의 눈 : 모네 vs 드가


  1강은 모네와 드가였습니다. 이 둘은 인상주의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인상주의자들은 그 당시 고전주의와 완전히 다른 길을 간 사람들이었죠. 고전주의는 미켈란젤로로 대표되는 형태중심의 회화와 맥을 같이합니다. 사실 회화가 중요하게 대두된 르네상스 이후로, 회화는 형태와 색채의 대립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켈란젤로로 대표되는 형태 중심의 회화와 베네치아의 티치아노 같은 색채 중심의 회화가 대립적으로 19세기까지 이어지는 것이죠. 저희가 1강에서 배운 모네와 드가는 그 중 색채 중심 회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상주의자들에게 특히 중요했던 건 순간을 인식하여 표현하는 빠른 눈과 손이었습니다. 인상주의자들은 자신의 망막에 비치는 순간을 표현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순간에서 중요한 건 대상이 아니라 빛입니다. 빛을 그리고자하는 무모한 도전인 셈이죠. 그러므로 그들에게 중요한 빠른 눈과 손은 그저 멍하고 자동적인 것이 아니라 발레리의 표현대로 의지의 문제가 됩니다. 물론 대상을 그린다는 것 자체가 이미 우리의 의지가 살찌우는 어떤 명령을 눈에 시달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눈은 방황하려 하손은 움츠러들어 슬그머니 도망가 버리려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전과 완전히 다른 주제(역사화가 아닌 풍경화)와 다른 표현력을 보여준 인상주의자들은 더욱 의지적이고 각성된 상태에서 끊임없이 도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모네와 드가는 인상주의자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공통점이 없어 보입니다. 모네가 야외의 햇빛 속에서 자연을 그렸다면, 드가는 인공조명 하에서 움직이는 인물을 그렸습니다. 주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이 둘은 삶도 아주 상이했습니다. 모네가 아주 가족적이고 온화했다면, 드가는 금욕적이고 고독했던 괴팍한 독고노인이었죠.^^ 그러나 이 둘은 일정한 주제에 대해 침착했다는 점과 둘 다 말년에는 시력을 잃었다는 점에서는 같죠. 게다가 자신이 시력을 잃었을 때 다른 방식으로 뚫고 나가려했다는 점에서 대가의 면모를 보입니다.


순간을 영원으로


모네 1.jpg

 보들레르에게 현대성은 순간의 포착입니다. 그런데 사라져버리는 순간을 어떻게 붙들 수 있을까요? 그건 그 당시의 불확정성의 법칙의 발견과 큰 관련성이 있습니다. 모든 물질은 입자와 파동이라는 이중성을 갖습니다. 파동은 관찰자에 의해 입자의 형태로 포착될 뿐입니다. 입자가 실체고 파동이 그 실체의 허구적 궤적 같은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고로 이제 회화에서 중요한 건 대상의 본질을 파악하여 표현하는 재현이 아니라, 불들 수 없는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 됩니다. 모네는 이런 순간을 포착하려고 연작을 선보입니다. 그는 같은 건초더미의 다른 순간들을 포착함으로써만 건초더미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에게 건초더미를 그린다는 것은 건초더미의 각 순간들의 동시적 공존을 보여주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이런 생각과 유사한 것이 베르그손입니다. 그는 이 세계를 이미지의 전체라고 말합니다. 이 이미지는 실체의 그림자가 아니라 다른 것과의 관계를 통해 운동하는 운동-이미지입니다. , 이 이미지는 작용, 반작용을 통해 끊임없이 흐르는 파동입니다. 그리고 모네가 그린 그 건초더미의 순간은 그 파동의 분절이고, 그 순간의 모든 것이 결합한 하나의 결정이 됩니다. 그러므로 순간은 어떤 것도 특별하지 않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어떤 순간도 특별하지 않은 순간이 없습니다. 순간은 그 자체로 모두 전체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네의 연작들은 각 순간이 그 안에 영원을 내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순간들이 함께 공존하는 것이 바로 그 대상 자체가 되는 것이죠.

어느 날 클로드 모네는 성당이 참으로 공기와 같은 것-그 실체에 있어서 공기와 같은 것, 그 돌의 핵심 자체에 있어서 공기와 같은 것-이기를 바랐다. 그래서 성당은 푸르스름한 안개로부터, 그 안개 자체가 푸른 하늘에서 빼앗아 온 푸르른 물질을 그대로 빼앗아 온 것처럼 보였다. 모네의 그림 전체가 그러한 푸르름의 이동, 푸르름의 연금술 속에서 활기를 띠고 있다.”(바슐라르 <꿈꿀 권리>)


몸짓,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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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가 한 결정체로서의 영원한 순간을 보여줬다면 드가는 일상생활의 한 순간을 포착하여 그 시대의 영원성을 보여줬습니다. 그 중에서도 춤을 통해 중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인간의 몸을 보여줍니다. 그의 특이점은 사실 주제라기 보단 공간에 대한 탁월한 배치에 있습니다. 그건 사진과 우키요에의 영향을 보여주는데 잘린 화면과 원근의 두드러진 크기 차이를 통해 공간을 확장시키면서 순간성이 강조됩니다. 시선 역시 독특한데 무희들을 바라보고 있는 관객의 위치 혹은 서커스 단원을 밑에서 바라보는 시점에서 표현하여 역동성을 강조합니다. 또 하나는 드가의 그림 속의 인물들은 바라보는 우리와 정서적 교류를 전혀 하지 않는 열쇠구멍시점을 통해 그 장면의 순간성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드가가 보여주는 몸짓과 춤에 대한 것은 니체를 통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니체에게 몸은 다양한 충동들과 미처 알려지지 않은 요소들로 부단히 재구성되며, 그 동기와 목적은 결코 의식에 온전히 알려질 수 없는 복합적 작용의 총체입니다. , 몸은 의도나 목적이 없는 삶 그 자체라는 것입니다. 이런 몸이 표현하는 춤은 춤추다라는 동사에서 볼 수 있듯, 목적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창조행위가 됩니다. “목적지향적인 신은 무거움의 정령, ‘나의 발을 아래로, 심연으로 끌어내리는숙적이다. 춤은 이 무거움의 정령의 극복이다. ‘이제 나는 가볍고 ... 이제 어떤 신이 나를 통해 춤춘다.’ 니체는 이렇게 춤을 철학적으로 정당화했다. 어떤 무거움에도 무거워지지 않는 힘에 대한 긍정.”

 

 베케트가 말했듯, 세상을 느끼는 것은 이쪽도 저쪽도 아닌 중간, 파티션에 위치한 자입니다. 그리고 그런 존재가 바로 모네와 드가 같은 화가일 것입니다. 그 둘은 순간을 그리는 불가능한 행위를 도전했던 사람들입니다. 이 역설적인 일을 끊임없이 시도한 둘. 그런데 어찌 보면 우리로 하여금 무언가를 하게 하는 건 그 할 수 없음일지도 모릅니다.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고도를 기다린다는 것 말고는 모든 것이 불투명한 것처럼, 그들도 계속 기다립니다. 물론 이 기다림은 끊임없이 그 주제에 대해 그리고 또 그리면서 이동하는 것입니다. 오로지 한 획, 이 한 순간이 그들에겐 문제인 것이죠. 결국 모네와 드가가 결별한 것은 무엇보다도 초월적 영원성, 특권적 순간, 사라짐에 대한 허무가 아닐까요.


p.s

아름다운 꽃과 맛있는 과자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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