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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강에서는 스피노자가 말하는 자유에 대한 강의였어요.  자유란 수동적 조건에서 벗어나 능동성을 얻는 것, 다르게 말하면 '자신의 본성의 필연성에 의해서 실존하고 자기 자신에 의해서만 행위하도록 규정되었음'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네. 스피노자의 자유는 기존에 우리가 아는 자유와는 좀 다릅니다. 기존의 자유에 대한 개념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죠. 스피노자는 두 가지 가상적 자유에 대해 비판합니다.  하나는 자연적 규정, 즉' 필연성을 벗어나는 것이 자유'라는 오해입니다. 이건 인간이 욕구를 가지고, 욕구를 의식하는데서 오는 착각입니다. 인간이 욕구를 의식하기는 하지만 욕구의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수동성과 욕망에 대한 예속을 낳습니다. 두번째는 '의지의 결단이 곧 자유'라는 오해입니다. 이 오해는 우리가 정서나 욕망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비롯됩니다. 앞에서 나왔듯이 스피노자에게 정신과 신체는 분리되는 게 아닙니다. 정신이든 신체든, 하나의 코나투스에 의해서건 인간의 욕망의 표현에 의해서건 모두 하나의 동일한 실재에 의한 것이었죠. (신체의 능동과 수동의 질서는 정신의 능동과 수동의 질서와 하나! (평행론))
자유에 대한 두 가지 가상은 모두 인간의 수동성을 강화시킨다는 점에서 자유의 장애라고 합니다. 수동성은 저번 시간에 했듯이 외부 사물등에 의해 혼란스럽고 부적합한 관념을 지니는 것을 의미합니다. 외부 사물과 내 신체가 만났을 때, 신체의 변용에 의해서만 물체를 지각할 때가 수동적인 거죠. 예를 들어 눈이 왔을 때 손이 시렵고 눈이 환해지는 감각에 의해 눈을 파악하는 것도  수동적인 거죠.  사실  우리는 눈에 대해 즉각적으로 알 길이 없어요. 반드시 우리 신체의 변용을 통해서만 인식할 수 있어요..이게 한계이자 우리 인식의 조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어진 신체적 변용은 다른 신체의 변용의 힘이 없이는 계속 유지되기 때문에(정신의 자동성) 더 많은 신체의 변용이 우리에게 필요한 거죠.  이것이 단편적이고 혼란스러운 부적합한 관념에서 적합한 인식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됩니다.


인식의 종류를 통해 말해보자면 우리는 가장 먼저 감각을 통해 대상을 단편적이고 혼동된 방식으로 인식합니다. 또는 기호나 언어와 같이 우리 생활 세계 저변에 깔린 상상계의 수단들로 인식하기도 하죠. (1종 인식 -> 보편 통념) 이 1종 인식이 우리의 원인이 되는 신, 자연의 필연성을 이해하는데 걸림돌이 된다고 합니다 거짓 원인을 자꾸 산출시키는 거죠....
그러나 인간에게는 1종 인식만 있는게 아니라 2종 인식(공통 통념)도 있죠. 이건 적합한 인식입니다.  자연의 질서의 필연성을 더 잘 이해하는 인식입니다. 2종 인식을 이해하는 게 좀 까다롭더라구요. 다음 구절 때문에요. "공통 통념은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인 관념들 또는 통념들이 존재하는데, 왜냐하면 모든 물체는 어떤 점에서 일치하며 이는 우리에게 적합하게, 곧 명석하게 판명하게 지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음, 우리 신체와 물체 사이에는 반드시 만나는 접점이 있기 때문에, 변용이 가능하다는 말 같아요.(정확히 이해는 안됐습니다..) 만나는 접점이 없다면 신체의 변용 자체도 없이 그건 그냥 없는 거나 다름없는 것이 되겠죠. 그런데 이 공통 통념은 획득하고 구성해 나가야 할 인식이라는 겁니다.(공통 통념 중 두번째 것) 

 왜 일까요...예를 들어 어떤 독사과가 있는데, 그걸 먹으면 팔이 마비된다고 합시다. 그럴 때, 이러한 마주침을 통해 하나의 공통 통념을 우리가 적극적으로 형성할 수 있다는 거죠. 또 이러한 것을 기반으로 우리 자신이 원인이 되어서 외부 사물들 간의 새로운 관계를 구성할 수도 있고요.  이렇게 내가 원인이 되어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되면 능동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 여기서 중요한 건, 필연적 인과의 연쇄관계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라, 필연적 인과연쇄와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가 중요합니다. 즉 자연 안에서 자연의 질서의 필연성을 이해하고 그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지, 필연적 인과연쇄를 벗어나는 게 아니라는 거.
이제 거짓 원인과 부적합한 관념만 낳는 1종 인식과 단절하고 2종 인식의 능동성으로 이행 하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그러기 위해서 이해해야 하는 게 정념, 즉 수동 정서입니다. 이 정서는 결국 신체의 변용이에요. 그런데 수동 정서이기 때문에 내가 왜 기쁜지 왜 슬픈지 모르는, 그냥 외부 사물에 대한 반응적 정서이죠.

여기서 벗어나려면 명석 판명한 관념을 지녀야 합니다. 그러니까 나에게 슬프고 기쁜 반응적 정서를 불러오는 외부 대상을 자연적 필연성의 질서 속에서 생각해야 하는 거죠.  예를 들어 우리를 고착시키고 특정 정서로 국지화시키는 개별적인 대상이 있잖아요. 한정판 가방이나, 사랑하는 대상 같은.  그 대상을 통해 얻게 된 정서를 다른 사물들과의 관계 속에서 고찰하게 되면, 그 대상이 주었던 특정한 정서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거죠.  그 가방을 미치도록 갖고 싶다는 수동적 정서에서 벗어나게 되고, 그 사람이 아니면 죽을 것 같다는 지옥같은 정서도 파괴할 수 있대요.. 

이렇게 된다고 우리 욕망이나 충동이 없어지고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능력이 사라지는 건 아니고, 오히려 새로운 정서, 우리의 존재 역량이나 보존과 증대에 도움이 되는 정서가 생겨난다고 합니다. 공부를 하는 것도 그런 것 중 하나가 아닐지...
이런 식으로 대상에 의해 국지화된 신체의 변용을 점차 다양한 방식으로 늘려주는 게 중요합니다.  대상의 다양화, 즉 여러가지 마주침이 중요한 거죠.(물론 다양한 경험이 신체의 다양한 변용을 보장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대상에  사로잡혀  반응적으로 갖게 되는 정서로부터 벗어나, 대상과  신체 사이의 필연적 인과를 통해 나의 정서를 이해하고 인식하게 될 떄, 나는 능동적이 됩니다. 조금 더 자유로워지는거죠. (이 부분은 개체와 개체성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길어질 것 같아 그만둡니다.)
이렇게 수동성에서 능동성으로의 이행에는 질적인 차이가 있어요. 수동적인 것은 정념적인 반면, 능동적인 것은 이성적이라는 차이. 수동 정서를 그 원인이 되는 대상과 분리하고 나아가 새로운 상상적 관계를 구성해야 하는데요. 우리는 어차피 외부 대상에 의해 신체의 변용을 겪고 그런 방식으로 능동성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한 정서를 산출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체의 다양한 변용을 위한 대상이 필요합니다. 그 대상이 만일에 가방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신이라면? 신은 모든 자연의 질서이며 무한한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사랑과 신을 향한 사랑은 다를 수 밖에 없죠.

(강의들을 때는 사랑이 '기쁨+외부 원인'이라고 했을 때, 잘 이해가 안됐었어요.  나 자신이 자기 원인이 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사랑은 외부 원인이 있는데, 그럼 수동적인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는데. 완벽한 능동과 완벽한 수동은 없으며, 이것들은 경향에 의해 가늠된다고 했었죠. 수동성과 예속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고, 국지적이고 고착적인 정서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인 거죠...특정한 관계들로부터 벗어나기, 이게 바로 자유.. 그러니까 대상과 우연적으로 만나서 무작정 놀라고 기뻐하고 슬퍼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계를 구성해야 하는 거죠...)

정념적 사랑과 신에 대한 사랑을 비교해보자면 정념적 사랑이 대상에 대해 공유불가능하다면, 신을 향한 사랑은 누구나 공유하고 그럴수록 증대가 되고, 정념적 사랑이 상호성을 바란다면 신에 대한 사랑은 상호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정념적 사랑이 쉽게 미움으로 바뀌지만 신을 향한 사랑은 안 그렇죠... 

그런데 우리가 능동성을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윤리적이고 실천적인 노력이 아직 끝난게 아니랍니다....

 신을 향한 사랑이 우리 존재 역량을 증대하고 자유롭게 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존재의 지속 차원에 머물러 있으니까요. 지속을 넘어 영원의 차원에서의 신의 지적 사랑이 있다고 합니다.  와....정말.....이럴려면  완벽하고 영원한 필연성을 이해해야 할 것 같아요. 그게 또한 완벽한 만족과 지복의 차원이겠죠.. 이렇게 생각하다보니 스피노자의 작업이 얼마나 원대한 것인지 느껴져요. 또 지복의 차원을 스피노자가 열망했기에 이런 텍스트가 나왔을 것 같아요. 수동적 인식과 단절하고 능동성을 구성해가면서 완벽한 필연성을 이해하는 신의 지적 사랑까지의 과정을 겪지 않고 단순히 관념적으로 이 글을 썼을리가 없을 것 같고요... 고귀하고 드문 사람은 바로 스피노자 본인이었다는 사실..

매 시간 조금씩 더 이해가 되기도 하고 아직 잘 안풀리는데도 있고 그렇네요. 3강이 남았는데 남은 강의도 모두들 완주해요~

  • 2014.03.01 20:13

    저는 언니 후기를 읽다보니 강의 때 몰랐던 게 이해가 되네요ㅎㅎ

    빠르고 길고 알찬, 고귀하고 드문 후기 고마워요~

  • 윤차장 2014.03.05 08:07

    진짜, 길고 알차고 고귀하도다~~~^^

  • 동하 2014.03.05 21:32

    모든 자연의 질서, 무한한 속성을 지닌 신에 대한 사랑으로 향하기.. 존재의 지속을 넘어 영원의 차원으로, 스피노자 정말 원대하군요.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 많았는데 새로이 알게 되는데요!.

    혜선샘, 후기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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