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4 00:26

스피노자 6강 후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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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가 얼마나 지났다고 가물가물하네요^^;;



스피노자는 “적합한 관념”을 말할 때 관념과 대상 사이의 합치라는 해석을 배제하기 위해 내재적이라는 말을 쓴다. 우리가 적합한 관념이라고 할 때 그 적합성은 관념 자체의 본성에 기인한다는 것. 하지만 인간은 실재를 지각할 때마다 곧장 적합한 관념을 갖지 못하고 “혼란스럽고 단편적인 인식만을 가진다.” 스피노자에 따르면 정신은 신체의 변용이며 우리가 지각하는 것은 그런 변용의 질서에 따른 지각이지 적합한 인식은 아니라는 것. 이런 부적합한 관념은 두 가지 혼란스러운 통념을 형성하게 된다. 첫 번째는 너무 많은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어 미처 분류하지 못한 채 “존재자” 라든가 “어떤 것” 이라 뭉뚱그려서 표현하게 되는 초월적 용어들이 그것이다. 두 번째는 개개의 이미지들의 차이를 제대로 지각하지 못한 무능력에서 유래하여 사람마다 각각 상이한 통념을 형성하게 되는 보편통념이다. 이와 같은 단편적이고 차이와 합치, 대립을 이해하지 못한 부적합한 관념. 스피노자가 말하는 세 가지 중 1종의 인식을 이루는 관념이다. 외부와의 우발적인 마주침으로 인해 형성되는 인식. 스피노자는 여기서 2·3종의 인식, 적합한 인식으로 이행할 것을 말한다. 2종의 인식은 공통 통념들에 기초를 두고 있다. 공통통념은 보편적이며 윤리적인 통념을 말한다. 1종 인식에서 이미 내적으로 규정된 인식의 차이를 2종에서는 이제 상상적 인식이 아닌 지성의 방향으로 나아가 자신의 성립 조건을 발견하는 것이다.

적합한 관념과 함께 이번 시간에 중요했던 것은 코나투스와 정서. 스피노자는 코나투스라는 자기보존욕구를 인간의 본질로 규정한다. 스피노자에게 욕구나 욕망은 억제해야 하는 것이나 부정적인 것도 아닌 인간의 본질 자체이다. 자기보존. 관성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것과 같이 일종의 수동성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러나 스피노자가 말하는 관성은 “어떤 실재도 외부 원인에 의해서가 아니라면 파괴될 수 없다”라고 말하며 수동성 보다는 실정적인 내적 본질을 표현하는 개념이 된다. 인간은 외부에 간섭받기 이전에 스스로 고유하게 노력하고 있다는 것.

그렇다고 스피노자가 인간은 능동적인 존재라고 추켜 세워주는 건 아닌 거 같다. 애초에 스피노자에게 우리가 막연히 부정적/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수동성/능동성의 대립은 없는듯. 스피노자는 정서를 말할 때 수동/능동을 언급하는데, 이때의 정서는 역량의 표현이다. 정서는 역량을 증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변용들이자 변용들의 관념들이다. 슬픔을 “좀 더 작은 완전성으로 이행하게 되는 수동/정념”이라고 할 때는 역량의 감소를 가리키고 슬픔을 “좀 더 커다란 완전성으로 이행”이라고 하는 것은 역량의 감소를 가리킨다. 스피노자는 여기서 어떻게 기쁨을 증대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능동성을 어떻게 증대할 것인가?

스피노자가 말하는 ‘기쁨’이란 인생의 행복 이런 건 아닌듯. 능동성이란 스피노자에게 “우리의 본성만으로 명석판명하게 인식될 수 있는 것이 따라 나올 때”이기 때문이다. 우리자신이 온전한 원인으로 결과를 산출해 낼 수 있느냐 없느냐. 능동과 수동의 차이는 여기서 나온다. 수동적이라는 것은 단지 무기력한 상태가 아니라 명석한 인식, 적합한 인식을 하지 못하고 이런저런 정서로 끊임없이 동요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수동성은 무기력이 아니라 정서의 잘못된 분출, 그에 따른 폭력적인 결과를 야기할 수 있는 상태라는 것.

스피노자는 인간이 수동적이게 되는 이유가 모든 것을 필연적인 것으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모든 것을 우연이라고 파악하면 정서들에 의해 압도당하게 된다는 것. 그 대상이 자유롭다고 생각할수록 인간은 수동적이게 된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필연성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우연으로 파악하는가? 그 이유는 인간이 놀라기 때문이다. “놀람이란 어떤 실재에 대한 상상으로, 정신은 여기서 고착된다.” 놀람은 역량의 증대나 감소를 표현하지 않으므로 상상이다. 하지만 인간은 그 단편적인 정서에 압도되어 집착하고 수동적인 상태에 머물게 된다.



강의안을 다시 보니까 조금씩 그날의 강의가 떠오르는 거 같기도 하네요. 세미나 하면서 능동/수동이 대체 뭔지 혼란스러웠는데 조금 알거 같기도~ 아직 모르는 거 같기도~ ~_~

인간이 집착하는 근거로 자유와 놀람이라는 상상을 제시한 게 재밌었어요~ㅇㅁ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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