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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는게 피곤하다, 힘들다 오 노우~ 이런 생각 자체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강의,

오늘은 무슨 이야기가 나올까 늘 설레게 만드는 강의인데 벌써 5강이네요..

5강 제목은 <디케와 히브리스에 대한 단상>으로 뽑으셨어요. 디케 라는 용어는 많이 들어봤지요. ‘정의’ ‘정의의 여신’으로 대한민국 법원의 로고가 디케인데요 보시면 한손에는 저울을, 다른 손에는 칼을 들고, 두건으로 두 눈을 가리고 있는 모습이예요. 히브리스는 제게 익숙하지 않는 단어인데요 hybris 오만이나 탐욕 등 부정적인 뜻이라고 해요. 디케와 히브리스를 말하기 전에 헤시오도스가 인류 종족 신화를 어떻게 이야기했는지 <일과 날> 106행부터 201행까지 낭랑한 목소리로 읽어 주셨어요.

금의 종족과 은의 종족/ 청동의 종족와 영웅/ 철의 종족 이렇게 3종족으로 분류해 볼 수 있는데요 인도 유럽신화 공통점이라고 해요.

금의 종족 왠지 명칭부터 멋들어지는데요 전쟁, 노동과 늙음을 모르고 죽어도 착한 정령이 되어 안개를 입고 온 지상을 돌아다니며 정의를 수호한대요.. 은의 종족 이름부터 금보다 한단계 아래인데요 역시 늙음은 없으나 젊음 또한 성숙하지 못하고 유치해요(아이는 백 년 동안이나 자상한 어머니의 보살핌을 받고 자라며 집에서 어리광이나 피우지요) 죽으면 비록 지하지만 역시 정령이 된다고 해요... 금과 은 종족이 상징하는 건 숭배 대상으로서 인간, 가장 태고적 인간이란 뜻 뿐 아니라 지상최고의 정의구현 상태를 말한다고 합니다.

청동의 종족과 영웅은 인류가 가지고 있는 가장 극단적 측면을 상징한다고 해요. 청동의 종족은 물푸레나무에서 태어난, 무섭고 사나운 종족으로 전쟁과 폭행에 몰두하고, 심지어 빵을 먹지 않아 그 어떤 생산적인 것과도 상관없고 스스로 자신의 팔에 제압되어 죽음속으로 이름도 없이 침몰해 버리는데요 인간현실에 내재되어 있는 근원적 폭력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영웅 종족은 청동보다는 정의롭고 용감하여 디케에 복종하는 정의로운 전사 이미지인데요 그러나 죽어서는 인간세계와 단절되어(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다 생명과 거처를 주시며 대지의 끝에 살게 하셨소) 숭배의 대상이 되지 못한대요.. 여기에서 호메로스 영웅은 인간에 큰 영향을 미쳤으나 헤시오도스 영웅들은 격하되어 또다른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철의 종족은 밤, 낮으로 노고와 곤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 우리가 알고 있는 개미와 베짱이의 이야기가 맞는가? 노동은 노예의 징표라고 했어요.. 고귀한 일은 기억하는 일이라고 하면서.. ‘엄마 철학할래요’ 하면 ‘아 그래 네가 드디어 고귀해지려는구나’ 하면서 격려할 일이지 얼어죽을 철학이냐! 하면 안된다고) 불화와 반목이 판치는 사회, 디케로 대체되는 인간과 히브리스만을 좇은 인간 군상이 뒤섞인 시대, 그래서 영원한 정의가 존재하지 않아 정의를 추구하려는 사회, 모호하고 이중적인 삶의 영역이 펼쳐지는 곳이 철의 종족이랍니다.  이중성의 상징으로 판도라 항아리가 나오는데요 선과 악이 뒤섞인 삶의 상징으로 인간이 풍요로움을 얻기 위해 노고를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으로 노동의 의무를 신학적으로 정당화 한 것이랍니다.  베르낭의 철의 종족에 대한 이야기에 따르면 노쇠하고 낡은 시간의 흐름에 퇴락해가는 존재의 시대인데 “우리가 히브리스에 굴복한다면 젊고 활기차고, 아름다운 모든 것들이 사라지면서 흰 관자놀이를 지닌 늙은이로 태어날 것이다. 젊음과 노쇠가 뒤섞여 있는 시대 뒤에 이제 모든 것이 늙어 있고 죽어 있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이 점이 또 동양과 다른 지점이래요. 공자님이 언제 늙음을 한탄하시더냐고, 붓다도 늙는다는 인식은 있었으나 부정적 대상은 아니었노라고. 서양은 피로, 노고, 늙음 즉 불안이 항상 내재되어 있어 종교적일 수 밖에 없노라고 하네요.

드디어 디케와 히브리스, 그리고 법에 대해서 열강을 하셨어요.., 히브리스는 내가 그것을 욕망하면 할수록 해를 끼치는 영역이며(지식은 히브리스의 영역이 아니다) 철학한다는 것은 히브리스에 빠지지 않는 절제를 연마하는 것이다. 푸코가 그리스 철학을 주목한 이유라고 했어요.. 우리가 왜 철학을 해야 하는 지, 철학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져주셨지요.

헤시오도스의 서사시를 지배하는 것은 디케와 히브리스 사이의 긴장이랍니다. 여기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것이 프로메테우스 신화라고 했고요. 프로메테우스의 불씨는 문명과 노동이라는 근원적 이중성을 부여하면서 철의 시대는 투쟁의 시대로 에리스(경쟁)을 선한 것으로 디케에 귀기울이고 히브리스가 판치지 않도록 하느냐 문제였다고 해요. 농부는 성실하게 노동하고 왕은 갈등을 중재하는데 헤시오도스에게 디케는 어디까지나 왕의 테미스(특권)일 수 밖에 없는데요 이 자의적인 특권이 폴리스를 이끄는 정치적 관념이 되기 어려웠답니다. 그래서 폴리스가 성립되면서 디케는 이제 법으로 태어났다고 합니다. 법하면 만민 평등, 강력한 정의사회 구현 이잖아요.. 드디어 법의 지배하에 규정되는 조화로운 우주가 탄생하여 이른바 그리스 ‘7현인’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요 이들의 존재를 통해 기원전 7세기 6세기 사이에 종교적, 도덕적 차원에서 헬라스의 가치체계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해요. 대표적으로 솔론(b.c. 640-560) 말씀이 많이 나왔는데요 “나는 정의가 각자에게 조화되도록 낮은 지위의 사람이나 높은 지위의 사람에게 똑같이 평등하게끔 법을 제정하였다” 솔론에게 정의는 바로 법이었던 거죠. 호메로스 시대의 정의는 실용적 정의 개념이 있을 수 없고 제우스가 주면 그냥 받을 뿐이었는데 폴리스 시대는 더 이상 신적인 차원의 정의로만 부족한 시대여서 구체적 힘들이 상충할 때 법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했어요.. 드디어 신화적 시대에서 이성의 시대로 넘어간거죠.그러면서 영웅의 시대는 계약이나 중재자가 필요 없었으나 이제는 계약이 필요하고 문자 보급으로 문자로써 말해야만 시대가 되었는데 그러나 법이 부정의와 탐욕을 억제할 수는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늘 제기되는 질문 - 정의가 법에 의해 보장될 수 있는가? 근본적으로 인간의 히브리스는 어떻게 통제될 수 있는가? 여기서 철학이 필요한 이유를 알 수 있는데요 법이 진정한 정의를 실현시키지 못함을 중국의 법가시대를 언급하면서 말했어요.

이제 뮈토스와 로고스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신화와 철학의 문제인데요, 한마디로 신화와 철학은 대립하는 사유가 아니었다. 기원전 6세기 밀레토스 학파, 탈레스, 아낙시만드로스 등의 탐구로부터 철학시대로 진입했는데 이들의 말한 자연의 근본요소인 물, 불, 흙, 공기가, 신화의 가이아, 오케아노스, 올림포스, 헬리오스 같은 신화적 상징의 자연물 버전이었다. 뮈토스적인 부분에 논증이 덧붙여지면서 신화적 사유와 다른 사유로 나간 것이지 신을 부정한 것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로고스적이라고 하면 이해가능하고 증명할 실증적 사고와 설명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이는 신화의 신비스러운 지혜가 공적 진리체계로 변형 되면서 필요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베르낭의 그리스 사유의 기원을 언급하자면 “탄생에서부터 철학 그 자체는 모호한 입장에 처해 있었다.... 철학은 예배의식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신비스러움과 정치적 활동을 특징짓는 공공의 논변 사이에 맴돌고 있다”  피타고라스 학파와 같은 신비주의 행태가 있는 반면 세속화의 길을 갔던 소피스트적 운동이 있었는데 철학이 두 극단으로 갈 수 밖에 없던 이유는 뮈토스와 로고스의 방식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또 중요한 말씀을 하셨는데요 서양의 철학은 세상의 근원적 질문을 했던 사람들이고 세상의 본질에 대해서 질문하는게 철학이라고 여겼었는데 그렇다면 공자님의 말씀이 철학으로 비춰질 것인가? 붓다도 또한 세상의 근원은 무쉰~ 네 고통이나 보라 고 하셨는데 이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 질문을 하셨어요..

그리고 중간에 서정시의 세계를 보여 주었는데요, 신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지금 현재가 중요하다는 새로운 태도가 등장했고(명예는 개뿔 살아 있을 때 즐겁기) 즉 인간의 마음이 변화무쌍함을 알고 노래한 것이 서정시이며, 인간의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체험을 예를 든 것이 시의 본질이라고 했습니다. 다음시간은 벌써 6강. 비극의 시대입니다. 암울한 조건을 피할 수 없는 인간들이 그 조건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인간의 위대한 양식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기대 되시죠?

이상 채운쌤의 생생한 목소리에 빙의되어 후다닥 쓴 후기였습니다.

영적인 훈련 없이는 어떤 앎에 도달할 수 없다고 하였는데 후기 쓰기도 영적 훈련에 포함된다고 말씀해 주세요.

  • 효정 2014.03.10 21:33

    우와 이렇게 신속한 세심한 후기라니요!

    정말 채운쌤의 생생한 목소리에 빙의되신 것 같았어요ㅋㅋ

    히브리스에 빠지지 않기위해 절제를 연마해야 한다... 참 어려운 것 같아요ㅠ

    고고씽을 듣는 것도 절제를 연마하는 것 중 하나가 되겠지요?

    후기쓰는 일도요^^ 

    (또 부탁드려도 될까요 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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