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09 23:28

4강 후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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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정신은 신체의 관념이다.” 

  이게 이번 강의와 에티카 2부의 핵심 문장 중 하나인 거 같습니다만... 썩 감이 안 옵니다.^^ 스피노자의 비판 대상인 동시에 그가 논지를 펼쳐나갈 수 있는 풍부한 토대였던 데카르트는 인간을 비물질적인 실체인 정신과 물질적인 실체인 신체의 연합체로 보았다고 합니다. 신체와 정신은 어떤 교집합도 없다는 이원론. 그렇다면 이렇게 완전 구분되는 둘이 어떻게 해서 한 몸을 이룰 수 있는가? 이에 대해 데카르트는, 스피노자가 ‘은밀한 가설’이라 비꼬는 설명을 내놓는데요, 이는 뇌에 송과선이란 게 있어서 이를 통해 신체와 정신이 연결되어 상호작용을 한다는 겁니다. 

  음 근데 신체와 정신.. 이런 문제를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저로선.. 데카르트의 설명을 듣고 그런가보다... 했을 거 같기도 해요. 지금 타자를 치는 내 손과, 머리를 굴리고 있는 이 능력이 어떤 관계인 건지.. 사실 잘 모르겠거든요.

  그렇다면 데카르트의 견해를 강하게 거부한 스피노자는 인간의 정신과 신체를 어떻게 이해했던 걸까? 송과선 같은 것 없이도 어떻게 둘의 통일성을 설명했을까요? 먼저 가물가물한 스피노자의 존재론을 다시 떠올려봅니다. 스피노자는 하나의 실체(=신=자연)가 무한하게 많은 방식으로 무한한 존재자들(유한양태)을 생산한다고 보았습니다. 인간 역시 이 양태들 중의 하나. 수많은 개체가 이 실체의 부분들을 이루는데, 하나의 개체는 또 여러 부분(개체)들의 합성체입니다. 실체를 이루는 개체들, 개체 안의 개체들, 그 개체 안의 개체들... 그러니 물질의 최소단위인 ‘원자’나 원자가 이동할 진공 같은 건 스피노자의 세계에선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스피노자에 따르면 인간 신체 역시 개체들의 합성으로 이루어져 있고, 외부 물체들에 의해 계속해서 변용(다른 개체와 만나 개체 자신을 이루는 일부가 다른 개체의 일부와 교체)됩니다. (하나의 개체가 생겨나 죽기까지)신체의 개체성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많은 물체들이 필요하고, 이것들이 인간 신체를 계속 재생시킨다고 합니다. 그 어떤 것과의 접촉도 없이 자기를 닫고 보호함으로써가 아니라, 다른 개체와 만나 변용되고 변용함으로써, 개체가 자기를 보존하고 개체성을 유지한다는 사실. 존재 혹은 행위의 역량 역시 이를 통해 생겨난다는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재밌고도 아리송한 건 바로 이러한 인간신체에 대한 관념이 바로 인간의 정신이라는 스피노자의 말입니다. 스피노자에 의하면 인간의 정신은 신체에 대한 관념이고, 신체는 정신이라는 관념의 대상입니다. 정신 따로 몸 따로가 아니라 신체 차원에서 벌어지는 변용에 대한 관념들이 인간의 정신을 구성한다니. 음.. 잘 모르겠지만 송과선보다는 설득력 있는 듯^^ 여기서의 관념은 어떤 대상을 지칭하는 표상(대상)적 존재인 동시에 대상과 관계 맺지 않고도 실재하는 형상적 존재이며, 단순한 표상이 아니라 역동적인 작용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인간 정신은 여러 관념들이 담겨진 상자 비슷한 기체(基體)가 아니라 신체를 매개로 하는 적극적인 작용이라고 해요.  스피노자가 데카르트와는 다르게, 정신과 신체의 통일성을 설명하는 키는, 코나투스입니다. 코나투스는 유한한 존재자들의 본질로 자기를 보존하려는 역량이라고 합니다. 정신과 신체가 동일한 본질, 코나투스를 표현하는 서로 다른 측면이라는 거지요.


일단 여기까지...

어렵지만 매 강의 때마다 재밌다!!!고 확 깨는 순간이 있어요. 그걸 생명줄 삼아 담주에도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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