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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The Rhetoric of Immediacy》, Bernard Faure/ Ch.1 The Differential Tradition 중 p.21/ 수영

 

(…) 선사들은 신망과 명예를 얻는 것을 피하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때문에 정작 달을 저버는 일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이러한 노력 가운데서 그들은 때때로 기인으로 취급됐다. 과거에는 일종의 ‘자연주의적인 이단’으로 규탄받았던 “난폭한 선”이라는 관념은 이제 현재 정통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선의 전통파에 의해 어느 정도까지는 부가적인 적법성을 획득한다. 하지만 그 먼 옛날의 존재는 구조적으로 요청된 것이었다. 승찬과 같이, 그들 중 일부는 일종의 알리바이로 선택되었고, 그들이 설했을 것이라 추정되는 가르침은 전통에 역설적인 기반을 제공했다. 이렇게 선택받지 못했던 이들은 운이 없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운이 좋다고 해야 하는 걸까. 물론 문헌학적인 토포스가 있을 수 있다. 위와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선사들은 여전히 스승으로서 여겨졌고, 제자들을 받기도 했다. 물론 그들은 누군가가 어떤 종파에 소속되는 엘에는 신경쓰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학파의 공식적 교사가 되는 것을 거부했고, 어떤 것을 대표하는 것도 거부했다. 어떤 달변의 스승 앞에서도 우리는 ‘침묵’과 매우 말수가 적은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혜가의 동문이었던 도육이 바로 그런 사례이다. 초기 선에서 중요한 또 다른 인물로 원이라는 선사가 있다. 그는 보리달마와 혜가에 의해 가려졌으며 몇 가지 파편화된 언설들을 제외하면 알려진 것이 없다. 북종선에서는 명찬과 같은 이를 찾을 수 있다. 물론 소위 “고전적” 선에서도 임제의 숨은 대화자 보화와 같은 이가 있다. 이제 우리는 선의 정통자들에 대해 간단히 세 부류로 유형화할 수 있겠다. 돈의 옹호자들, 점진주의의 옹호자들, 그리고 유마힐의 침묵에 필적할만한 그 침묵의 수행자들(어쩌면 이들이 진정으로 돈을 가르치고 있는 것일까?). 이른바 달마론이라고 하는 문건에서 선승은 그의 제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너에게 어떤 법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확실히 이 질문은 굉장히 수사적이다. 임제를 비롯한 선승들은 가르칠 것도 얻을 것도 없음을 끊임없이 설한다. 그들은 다만 절대라고하는 빈 장소를 가리킬 뿐이다. 빈두로 존자의 텅 빈 의자에 의해 승인되었던 선의 예식처럼 말이다. 이런 움직임은 부르디외가 분석한 겸손의 전략을 상기시킨다. 이 전략에 따르면 주인은 조직 내에서 조직을 거부할 수 있는 지위를 충분히 보장받는다. 그럼으로써 그는 조직과 그 상징체계를 거부함으로써 생기는 이익을 획득한다.(참고: 부르디외 1884:497) 자신들의 그 과격하고 우상파괴적인 수사학에도 불구하고 마조나 황벽, 임제와 같은 선사들은 보수적인 전통의 고전이 되었다. 그들은 돈적인 가면 아래 초기 선의 가장 점진적인 요소를 위한 알리바이를 제공했다. 한국 선(지눌, 조계종 등)과 일본 선(달마종, 영서, 도겐 등)의 다양한 흐름들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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