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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없이 욕망한다는 것"
강학원 고전학교 수요반 4기 정경미
졸업 에세이 입니다.

* 졸업 후기

고전학교 1기 방계 세미나였던 ‘불교지성사 세미나’가 인연이 되어 2기부터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선진유학의 주요 경전인 대학, 중용, 장자, 맹자를 읽었고 주희, 이탁오, 연암, 다산, 당견, 황종희, 대진, 박제가, 홍대용을 읽었습니다. 큰 스승들의 말씀을 모두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한두 마디 와닿는 말들이 나의 삶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무엇이 달라졌는가. 2기 때는 졸업에세이를 못 썼습니다. 다산에게 어떤 젊은이가 찾아와서 모든 것을 정리하고 글쓰기에 전념하겠다고 하자 다산이 젊은이의 두 손을 꼭 붙잡고 “얼릉 집으로 돌아가 늙으신 부모님 봉양에 정성을 다하게나”라고 했던 일화가 생각납니다. 일 열심히 하고 밥 제때 챙겨 먹는 것이 그때 나의 가장 중요한 공부였습니다. 3기에는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공부하는 시간을 늘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금 늦긴 했지만 졸업 에세이도 썼습니다. 여건이 되어서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공부를 하다 보면 여건이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때 “친구가 없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뼈아픈 가난이다.” 이탁오의 이런 말을 들었어요. 그 뼈아픈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경야독 열심히 공부한 결과 마침내! 4기에는 졸업 에세이를 제때 발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급하게 써서 발표하고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던 글을 화요토론회에서 발표할 기회가 있어서 몇 번 다시 고치느라 낑낑거리면서 근사록에서 읽었던 구절 “마음이 멀리 가 있지 않으면 이불 밑에 근심이 소복하다”는 말의 뜻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읽고 쓰는 동안 힘들었지만 다른 자잘한 걱정들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공부를 하는 동안만은 다른 걱정을 잊을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공부의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했던 同學들께 감사드립니다. 더 좋은 인연들을 만들어 나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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